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을 지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중국의 한 백과사전'에서 동물을 분류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 책은 동물을 1- 황제에 속하는 동물 2- 향료로 사용하여 방부처리된 동물 3- 사육동물 4- 젖을 빠는 돼지 5- 인어 6- 전설에 나오는 동물 7- 주인 없는 개 등 14가지로 분류했다.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분류는 황당하다. 전혀 체계가 없고 `인어'와 같이 과학성이 없는 항목도 있다. 그러나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는 이런 터무니없는 항목에도 정확한 의미를 가지고 논증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황제의 분류법은 실재하는 동물과 상상의 동물을 세심히 구별하고, 혼합의 가능성은 제외한다. 그 중 우화가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
현대사회의 분류법은 얼마나 과학적인가? 생물에 관한 백과사전의 분류를 보자. 딱딱한 껍질을 가진 동물(갑각류), 젖을 빠는 동물(포유류), 흐물흐물한 동물(연체류), 물에도 살고 뭍에도 사는 동물(양서류) 등으로 구분한다. 이것은 정말 체계적인가? 과거의 생물학은 주로 형태에 몰두하거나, 인간 생활에 필요한 기준에 따라 인위적 분류법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진화의 경로를 추적하는 체계적인 자연 분류법을 채택한다. 그러나 지금도 유전학, 세포학, 통계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푸코는 인간의 언어, 질서, 체계는 결국 인간이 편하게 생각하는 경험적 질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보았다.
디지털 시대에서 지식과 정보의 분류법은 까다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19세기 이래 계속된 `듀이 십진분류법'은 도서관에서 책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구글'이 등장한 이후 세계의 존재를 분류하는 방법이 절대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졌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개방적 웹사이트에 대중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정보의 체계를 지속적으로 재구성한다. 지식세계를 분류하는 방법은 이제 하나의 독점적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전통적 도서분류법은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 오늘날 학문은 더욱 세분화되며, 학제적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융복합 분야가 등장한다. 대학에서는 문화, 젠더, 생태학, 정보체계 등 새로운 연구 분야가 등장하고 있다. 도서분류법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주제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인터넷 기술을 연구한 뉴욕대의 클레이 셔키 교수는 도서관에 10진 분류표가 구축되면 "분류체계가 생성된 기반에서 책을 검색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설계한다"고 지적했다. 전통적 도서관은 저자, 제목, 주제어와 같은 복합적 분류법으로 참조표시를 한 색인카드를 비치했다. 1990년대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도서관에도 디지털 색인과 주제어 검색방식이 도입되었다.
하지만 도서관의 진열대는 여전히 10진 분류표를 사용한다. 도서 진열대에 있는 책들은 구글에서 보이는 웹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르다. 강력한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구글은 무궁무진한 다양성의 세계이고, 질서와 체계가 미리 결정되지 않은 세계이며, 개인의 요구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역동적인 구조를 갖는다.
과연 미래의 도서관이 구글과 같이 변화할 수 있을까? 도서관 서고가 세계의 변화하는 정보의 순서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언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아직도 분명하지 않다. 보르헤스가 `바벨의 도서관'에서 말한 대로 "도서관은 끝이 없다"는 지적이 맞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지식에 대한 무한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한 지식의 분류법은 끝없이 진화할 것이다. 검색엔진이 중요한 사업이 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고 말한 보르헤스는 통찰력은 여전히 빛난다.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분류는 황당하다. 전혀 체계가 없고 `인어'와 같이 과학성이 없는 항목도 있다. 그러나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는 이런 터무니없는 항목에도 정확한 의미를 가지고 논증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황제의 분류법은 실재하는 동물과 상상의 동물을 세심히 구별하고, 혼합의 가능성은 제외한다. 그 중 우화가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
현대사회의 분류법은 얼마나 과학적인가? 생물에 관한 백과사전의 분류를 보자. 딱딱한 껍질을 가진 동물(갑각류), 젖을 빠는 동물(포유류), 흐물흐물한 동물(연체류), 물에도 살고 뭍에도 사는 동물(양서류) 등으로 구분한다. 이것은 정말 체계적인가? 과거의 생물학은 주로 형태에 몰두하거나, 인간 생활에 필요한 기준에 따라 인위적 분류법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진화의 경로를 추적하는 체계적인 자연 분류법을 채택한다. 그러나 지금도 유전학, 세포학, 통계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푸코는 인간의 언어, 질서, 체계는 결국 인간이 편하게 생각하는 경험적 질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보았다.
디지털 시대에서 지식과 정보의 분류법은 까다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19세기 이래 계속된 `듀이 십진분류법'은 도서관에서 책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구글'이 등장한 이후 세계의 존재를 분류하는 방법이 절대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졌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개방적 웹사이트에 대중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정보의 체계를 지속적으로 재구성한다. 지식세계를 분류하는 방법은 이제 하나의 독점적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전통적 도서분류법은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 오늘날 학문은 더욱 세분화되며, 학제적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융복합 분야가 등장한다. 대학에서는 문화, 젠더, 생태학, 정보체계 등 새로운 연구 분야가 등장하고 있다. 도서분류법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주제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인터넷 기술을 연구한 뉴욕대의 클레이 셔키 교수는 도서관에 10진 분류표가 구축되면 "분류체계가 생성된 기반에서 책을 검색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설계한다"고 지적했다. 전통적 도서관은 저자, 제목, 주제어와 같은 복합적 분류법으로 참조표시를 한 색인카드를 비치했다. 1990년대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도서관에도 디지털 색인과 주제어 검색방식이 도입되었다.
하지만 도서관의 진열대는 여전히 10진 분류표를 사용한다. 도서 진열대에 있는 책들은 구글에서 보이는 웹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르다. 강력한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구글은 무궁무진한 다양성의 세계이고, 질서와 체계가 미리 결정되지 않은 세계이며, 개인의 요구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역동적인 구조를 갖는다.
과연 미래의 도서관이 구글과 같이 변화할 수 있을까? 도서관 서고가 세계의 변화하는 정보의 순서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언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아직도 분명하지 않다. 보르헤스가 `바벨의 도서관'에서 말한 대로 "도서관은 끝이 없다"는 지적이 맞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지식에 대한 무한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한 지식의 분류법은 끝없이 진화할 것이다. 검색엔진이 중요한 사업이 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고 말한 보르헤스는 통찰력은 여전히 빛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