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불법복제율 조사 미 이익단체 의존 논란… 개선 시급

미 이익단체 통계자료 의존 논란… 정부주도 독자적 산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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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기준이 되는 불법복제율 통계가 미국 SW 업계의 이익단체 발표에만 의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08년 기준 43%인 불법복제율을 2012년까지 OECD 평균인 35%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이 수치는 미국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정부나 국내 기관이 조사한 것이 아니다. BSA는 미국 SW 업계 이익단체로 불법복제율 산출의 근거인 업체별 국가별 PC 판매량과 SW 수요량 등 기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올해 저작권위원회를 통해 조사해 온 국내 SW 불법복제율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오는 5월 발표되는 BSA의 2009년 SW 불법복제율 통계를 향후 1년간 공식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미국 SW 업계의 이익단체 자료가 우리나라와 미국간의 국제 협상이나 국내 SW 불법단속의 근거로 활용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SW 불법복제율에 대한 정부의 공인된 조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관련 통계를 내는 곳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유일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와 검찰이 기업의 SW 불법복제 단속한 결과로 산정해 실제보다 복제율이 높게 조사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해 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 계획을 수립했지만 예산과 권한의 문제로 실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일반 기업대상 조사는 신고나 진정, 민원 등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정부기관이 직접 실태를 조사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SW 불법복제율은 자유무역협정(FTA)뿐만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SW 불법복제관련 국제 조약체결 등에서도 중요한 기초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미국, EU, 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한 국제적인 지적재산권 협약인 위조및불법복제방지협약(Anti-Counterfeiting Trade Agreement, ACTA)을 추진하고 있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독자적인 조사자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덕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미 FTA는 양국 비준만 남겨둔 상태지만 조약이 체결된 후에도 SW 불법복제 관련해 통상 마찰의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자체 조사결과가 있다면 활용할 수 있는 우리만의 좋은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체 조사를 통해 정확한 SW 불법복제율을 알아야 이를 낮추기 위한 예산 확보나 정책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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