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보유출 사건 실적쌓기 급급

지방청들 범인검거 앞다퉈 발표…사건중복ㆍ피해자 보호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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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맡은 지방경찰청들이 실적 쌓기에만 몰두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대전지방경찰청은 650만개 개인정보유출 사건 범인을 검거했다고 밝혔으며 지난 11일에는 인천지방경찰청이 25개 업체 2000만개 개인정보유출 사건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다시 16일에는 서울지방경찰청이 44개 업체 3100만건의 개인정보를 판매하려 한 일당을 검거한 사실을 공개했다.

잇따른 이들 경찰청의 사건 발표로 국민들의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을 하나의 큰 사건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몰의 경우 650만건과 2000만건 사건에 각각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2000만건 25개 업체에 포함된 업체와 16일 발표된 정보유출 사실이 알려진 업체도 겹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중국 해커가 해킹으로 확보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여러 국내 업자들에게 판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3개 사건에서 해당업체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고 3개 사건이 연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모든 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종합해야 이번 사건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명확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에서는 3개 사건을 큰 틀에서 보고 있지만 지방경찰청들은 각 사안별로 자극적인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공적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650만건 사건이후 11일 2000만건 유출 사건을 알린 인천지방경찰청은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자신들이 적발했다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6일 개인정보 3100만건을 판매하려한 일당과 고객정보 유출 업체 대표를 자신들이 최초로 입건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방경찰청들이 개별적으로 사건을 수사하다가 한 곳에서 먼저 수사 내용을 발표하자 다른 곳에서도 서둘러 발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의 공적을 알리기에는 이렇게 열심이지만 사건을 인지하고도 지방경찰청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정부 기관에는 해당 내용을 알리지 않아 정부 관계자들이 뉴스를 보고 경찰에 전화를 해 사실을 확인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각 지방별로 적발된 사건이어서 개별 지방청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으며 최소한 국민들에게 수사 결과를 알리는 창구만이라도 단일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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