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완전개방 '아이폰 신화' 일등공신
개발자에 수익 70% 환원 '선순환구조' 시장 활성화
프로그램 등록ㆍ개발ㆍ심사 거쳐 누구나 앱 공개 가능
지난해 11월 28일 우리나라에 들어온 아이폰이 출시 100일 만에 가입자 4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출시를 전후해 각종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폰의 성공 여부를 놓고 수많은 관측과 억측이 오갔지만 결국 아이폰은 국내에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키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행여 올해의 제품상이라는 게 있다면 단연 대상 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은 단일 제품으로 무려 4000만대가 팔렸나갔습니다.
아이폰의 인기 속에 그동안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였던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에 대한 혼동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애플, 어플, 앱 등이 혼용되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과 이를 줄인 `앱'이 맞는 표기입니다. 공교롭게도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과도 이름이 비슷해 애플은 이름 덕도 톡톡히 보고 있지요.
어쩌면 아이폰은 수많은 휴대폰 중의 하나이자 평범한 가전제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 같이 아이폰에 열광하고 아이폰이 가져온 스마트폰 세상에 박수를 아끼지 않습니다. 수많은 단점에도 아이폰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단연 앱스토어(AppStore)를 아이폰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습니다. 오늘은 아이폰 신화의 일등공신인 앱스토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는 모두 환자(?)〓1973년 8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 강도가 들이닥칩니다. 강도는 여러 명을 인질로 잡고 6일 동안 경찰과 대치했지만 결국 체포되고 인질들도 풀려났습니다. 사건은 일단락이 되는 듯했지만 수사는 돌연 미궁에 빠지고 맙니다. 인질로 잡혔던 한 여성이 강도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여성은 은행에 잡혀 있던 6일 동안 강도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동조하는 현상,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상식적이지 않은 여성의 태도에 당황했지만 오늘날은 심리학의 발전으로 스톡홀름 신드롬이 범죄 현장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38년 전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바로 아이폰 사용자들에게서 스톡홀름 신드롬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스톡홀름 신드롬은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배터리가 일체형이어서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인데 아이폰 사용자들은 "영업사원이 아닌 이상 여분의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이 얼마나 될까"라며 아이폰 구입을 합리화합니다. 라디오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인터넷에 접속해서 직접 들으면 된다는 식입니다. 국내 사용자 역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지상파 DMB 기능을 앱스토어에 올라온 '아프리카'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들으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앱스토어의 성공 비결은 '선순환 구조'〓앱스토어에는 현재 10만여건의 응용 프로그램, 즉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거래되는 제품이 직접 만질 수가 없는 애플리케이션일 뿐 우리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원리는 같습니다. 다만 앱스토어에는 무료 애플리케이션도 상당수가 있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아이폰의 성공, 다시 말해 앱스토어의 성공은 독특한 수익구조에 있습니다. 100원 짜리 유료 애플리케이션 하나가 팔리면 애플이 30원을 갖고 나머지 70원은 해당 개발자에게 돌아갑니다. 개발자들이 더 재밌고 더 우수하고 더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올라오면 올수록 이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아이폰의 판매량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이른바 `선순환 구조'입니다. 애플은 가만히 앉아서 30%를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버 등 네트워크 운용비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심의에 들어가는 인력을 빼면 사실상 남는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대신 아이폰, 아이팟 터치 등의 판매수익만 챙기겠다는 전략입니다. 수익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무대만 제공하겠다는 애플의 전략이 더 큰 성공을 일군 원동력입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달리 구글은 다소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용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은 이동통신사가 30%, 개발자가 70%를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안드로이드폰 출시에 혈안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앱스토어 등록절차〓앱스토어에는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습니다. 크게 개발자 등록, 애플리케이션 개발, 앱스토어 등록이라는 3가지의 단계를 거치면 됩니다.
앱스토어에 자신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려면 우선 아이폰용 개발자 프로그램(developer.apple.com/iphone/program)에 가입해야 합니다. 개인 기준으로 1년 등록비는 99달러이며 1년 동안 등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개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면 애플의 맥 운영체제가 설치된 PC나 아이폰, 아이팟 터치 등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다 애플의 프로그램 개발도구인 '아이폰 소트프웨어 개발 키트'(SDK, Software Development Kit), 개발도구의 일종인 '엑스코드(Xcode)', 그리고 아이폰 시뮬레이터(simulator)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는 애플의 개발자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개발이 완료된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하려면 아이폰 개발자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개발용 기기등록과 인증서 발급 등의 몇 가지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이후 해당 홈페이지에서 아이튠 커넥트 메뉴에 들어가 자신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의 아이콘과 간단한 설명, 가격, 판매지역, 결제정보 등을 입력하면 등록 신청이 완료됩니다.
등록이 완료되면 애플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통상 애플의 심사 기간은 1주일에서 2주일이 걸리는데 애플리케이션의 종류와 크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심사에서 거절을 당하면 다시 등록을 한 뒤에 심사를 요청해야 합니다. 애플로부터 심사 승인이 완료됐다는 이메일을 받으면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폭발적인 보급에 힘입어 앱스토어의 국내 카테고리에도 속속 국내 개발자들의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인기 애플리케이션 순위가 바뀌는 등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수위를 다툴 정도입니다. 과거 열악한 처우와 환경 속에서 묵묵히 `IT 코리아'에 헌신했던 국내 모바일 개발자 업계도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국내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날도 머지 않아 보입니다.
이지성기자 Ezscape@
프로그램 등록ㆍ개발ㆍ심사 거쳐 누구나 앱 공개 가능
지난해 11월 28일 우리나라에 들어온 아이폰이 출시 100일 만에 가입자 4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출시를 전후해 각종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폰의 성공 여부를 놓고 수많은 관측과 억측이 오갔지만 결국 아이폰은 국내에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키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행여 올해의 제품상이라는 게 있다면 단연 대상 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은 단일 제품으로 무려 4000만대가 팔렸나갔습니다.
아이폰의 인기 속에 그동안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였던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에 대한 혼동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애플, 어플, 앱 등이 혼용되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과 이를 줄인 `앱'이 맞는 표기입니다. 공교롭게도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과도 이름이 비슷해 애플은 이름 덕도 톡톡히 보고 있지요.
어쩌면 아이폰은 수많은 휴대폰 중의 하나이자 평범한 가전제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 같이 아이폰에 열광하고 아이폰이 가져온 스마트폰 세상에 박수를 아끼지 않습니다. 수많은 단점에도 아이폰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단연 앱스토어(AppStore)를 아이폰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습니다. 오늘은 아이폰 신화의 일등공신인 앱스토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는 모두 환자(?)〓1973년 8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 강도가 들이닥칩니다. 강도는 여러 명을 인질로 잡고 6일 동안 경찰과 대치했지만 결국 체포되고 인질들도 풀려났습니다. 사건은 일단락이 되는 듯했지만 수사는 돌연 미궁에 빠지고 맙니다. 인질로 잡혔던 한 여성이 강도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여성은 은행에 잡혀 있던 6일 동안 강도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동조하는 현상,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상식적이지 않은 여성의 태도에 당황했지만 오늘날은 심리학의 발전으로 스톡홀름 신드롬이 범죄 현장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38년 전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바로 아이폰 사용자들에게서 스톡홀름 신드롬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스톡홀름 신드롬은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배터리가 일체형이어서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인데 아이폰 사용자들은 "영업사원이 아닌 이상 여분의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이 얼마나 될까"라며 아이폰 구입을 합리화합니다. 라디오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인터넷에 접속해서 직접 들으면 된다는 식입니다. 국내 사용자 역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지상파 DMB 기능을 앱스토어에 올라온 '아프리카'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들으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앱스토어의 성공 비결은 '선순환 구조'〓앱스토어에는 현재 10만여건의 응용 프로그램, 즉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거래되는 제품이 직접 만질 수가 없는 애플리케이션일 뿐 우리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원리는 같습니다. 다만 앱스토어에는 무료 애플리케이션도 상당수가 있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아이폰의 성공, 다시 말해 앱스토어의 성공은 독특한 수익구조에 있습니다. 100원 짜리 유료 애플리케이션 하나가 팔리면 애플이 30원을 갖고 나머지 70원은 해당 개발자에게 돌아갑니다. 개발자들이 더 재밌고 더 우수하고 더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올라오면 올수록 이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아이폰의 판매량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이른바 `선순환 구조'입니다. 애플은 가만히 앉아서 30%를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버 등 네트워크 운용비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심의에 들어가는 인력을 빼면 사실상 남는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대신 아이폰, 아이팟 터치 등의 판매수익만 챙기겠다는 전략입니다. 수익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무대만 제공하겠다는 애플의 전략이 더 큰 성공을 일군 원동력입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달리 구글은 다소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용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은 이동통신사가 30%, 개발자가 70%를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안드로이드폰 출시에 혈안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앱스토어 등록절차〓앱스토어에는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습니다. 크게 개발자 등록, 애플리케이션 개발, 앱스토어 등록이라는 3가지의 단계를 거치면 됩니다.
앱스토어에 자신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려면 우선 아이폰용 개발자 프로그램(developer.apple.com/iphone/program)에 가입해야 합니다. 개인 기준으로 1년 등록비는 99달러이며 1년 동안 등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개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면 애플의 맥 운영체제가 설치된 PC나 아이폰, 아이팟 터치 등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다 애플의 프로그램 개발도구인 '아이폰 소트프웨어 개발 키트'(SDK, Software Development Kit), 개발도구의 일종인 '엑스코드(Xcode)', 그리고 아이폰 시뮬레이터(simulator)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는 애플의 개발자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개발이 완료된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하려면 아이폰 개발자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개발용 기기등록과 인증서 발급 등의 몇 가지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이후 해당 홈페이지에서 아이튠 커넥트 메뉴에 들어가 자신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의 아이콘과 간단한 설명, 가격, 판매지역, 결제정보 등을 입력하면 등록 신청이 완료됩니다.
등록이 완료되면 애플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통상 애플의 심사 기간은 1주일에서 2주일이 걸리는데 애플리케이션의 종류와 크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심사에서 거절을 당하면 다시 등록을 한 뒤에 심사를 요청해야 합니다. 애플로부터 심사 승인이 완료됐다는 이메일을 받으면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폭발적인 보급에 힘입어 앱스토어의 국내 카테고리에도 속속 국내 개발자들의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인기 애플리케이션 순위가 바뀌는 등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수위를 다툴 정도입니다. 과거 열악한 처우와 환경 속에서 묵묵히 `IT 코리아'에 헌신했던 국내 모바일 개발자 업계도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국내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날도 머지 않아 보입니다.
이지성기자 Ezscap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