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석 대통령IT특보 특별 인터뷰

"SW강국 도약, 인재양성ㆍ산업 생태계 개선"
R&D 체계 성과 위주 재조정…상호 윈윈 산학협력 이끌 것
3ㆍ4월 중 IT수출지원단 발족…정부가 앞장서 해외시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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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IT 분야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가 오해석 대통령IT특별보좌관이다.

지난해 9월 IT특보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100여차례 토론회를 통해 1000명 이상의 IT 분야 종사자들을 만나 얘기를 듣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챙겼다.

특보로 임명된 지 6개월 동안 그는 무엇을 느꼈을까?

이명박 대통령 취임 두 돌을 갓 넘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지난달 말 청와대 인근 IT특보 사무실에서 우리나라 IT, 특히 소프트웨어(SW) 현실에 대한 그의 솔직한 진단과 대안, 그리고 계획을 들었다.

대담=장윤옥 IT정보화부장

-그동안 여러 정부에서 IT와 SW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정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SW 분야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SW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 시장(B2B)과 일반 소비자 시장(B2C)은 거의 없고, 정부 공공시장(B2G)뿐이었다. 공공시장에서는 주로 대기업이 뛰고, 중소기업은 하청밖에 못했다. 또 대기업(그룹사)은 모두 시스템통합(SI) 사업을 해 외부에 물량이 나오지 않았다. 은행도 그렇다.

공공시장도 문제가 있는데, 매번 일회성 프로젝트밖에 안됐다. 팔 수 있는 상품을 만들지 않았다. 한 대기업에 해외수출 얘기를 했더니 팔 상품이 없다고 하더라.

대형 SI기업들이 SI라는 말 대신 IT서비스라고 부르면서 SW와 분리해달라고 한다. 사실 서비스를 제일 잘하는 곳이 호텔이다. 그런데 호텔이 친절하기만 하면 뭐하겠는가. 음식 등 콘텐츠가 좋아야 한다. IT서비스도 내용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SW이다. 양질의 SW 없이 서비스만 한다고 하면, 양질의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

자동차기업과 SI기업을 비교하면 닮은 점이 많다. 자동차와 SI 모두 설계가 중요한데, 모두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하고, 나머지를 하청업체들이 하는 것은 같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자동차 기업은 엔진을 만들지만, SI기업은 엔진이 없다. 조립만 한다."

- 지난달 발표한 SW강국 도약전략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무엇인가.

"인력양성이다. 인력문제에 대해 수요자와 공급자의 말이 다르다. 서울대는 전기과와 컴퓨터공학과가 같은 학부에 있는데, 과거에는 90%가 컴퓨터공학과를 지망했지만, 지금은 30%만 지망한다. 교수들은 그 탓을 산업계로 돌린다. 일 많이 시키고 봉급은 제대로 안 준다는 것이다. 반면, 산업계는 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쳤냐고 말한다. 결론은 인재양성이다. SW강국 도약전략은 인재양성, 특히 좀 더 전문화된 고급인재에 맞춰져 있다.

두 번째가 생태계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다. 지금 SW기업 중 3000개 정도는 정부 공공 프로젝트만 바라보고 있다.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 그래서 공공부문은 중소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지금은 절대 편법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시장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할 것이다. 모든 공공기관을 총동원한다. 3월이나 4월에 범정부 IT수출지원단을 발족시킬 것이다. 국내에서 잘 운영되는 서비스 품목을 해외에 상품화할 것이다. 정부가 SW분야에 투자하는 1조원은 국제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데 쓸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SW강국 도약전략을 보고 받고 "빌 게이츠나 스티븐 잡스 같은 성공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빌 게이츠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잘 됐을까'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미국과 우리의 벤처기업 생태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대학을 중퇴했다. 우리도 대학 나오지 않아도 되는 생태계인지 의문이다.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스스로 클 수 있도록 인재양성 방법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우선 교육이 중요하다. 또 인재를 사업가로 키워주기 위해서는 그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법으로 얽매면 안 된다. 최근 대통령이 "너무 법제도에 얽매이면 양질의 SW를 만들 수 없다.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13조5000억원 정도 된다. 지난 10년간 엄청난 규모의 R&D 예산이 투입됐지만, 연구 효율은 누구도 칭찬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 대학들이 많은 예산을 받았는데, 뭘 했는지 봐야 한다. 미국 MIT 미디어랩이나 스탠퍼드 연구소는 엄청난 결과를 낸다. 기업의 중요한 상품이 모두 거기에서 만들어진다.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R&D 체계를 재조정해야 한다. 기업들도 다 연구소가 있지만, 삼성이나 LG 등 몇 곳을 빼면 제 기능을 못한다. 대학과 기업의 연구소를 엮어줄 필요가 있다. 대학은 프로토타입까지 만들고 기업은 상품화를 맡도록 해 성과가 나올 수 있게 할 생각이다. 형식적이 아니라 실질적인 산학협력 체계로 가자는 것이다."

- UAE에 원전 수출을 추진하면서 IT 수출과 관련된 양해각서도 교환했다. UAE IT 수출 추진계획은. 또 UAE 이외의 나라에 IT, 특히 SW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UAE가 요구한 것 중 하나가 경제문제, 특히 IT분야에서 협력해달라는 것이었다. 제가 직접 UAE에 가서 안을 만들었다. 국가 컨설팅을 하고, 국가 마스터플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범정부 추진단을 구성하고 있다. UAE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필요하면 한국에 불러서 교육할 것이다. 마스터플랜에 따라 단계별로 우리 IT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UAE를 교두보로 삼아 중동에 진출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추진하고 있다.

IT 수출을 위해 해외진출 대상지역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중동, CIS,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5개 그룹으로 나눴다. 범정부 IT수출지원단에서 정책결정권을 가진 고위공무원을 한국에 초청해 시찰과 교육을 진행하고, 필요하면 그 나라에 찾아가서 홍보와 전시회도 할 생각이다. 그동안에는 부처별로 이런 일을 했는데, 여러 부처가 모여 같이 하면 크게 할 수 있다. 해외 전시회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생각이다."

-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린다. IT 분야에서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G20 IT지원단의 공식기구화를 협의하고, 3월 중에 민간자문단을 만들 것이다. G20 정상회의가 열릴 때 회의장 숙소 주변에서 우리 IT 기술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할 것이다. 호텔 로비에 로봇을 설치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고, 이러닝, 전자정부, IT 기기 등 부처별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전시할 것이다. 또 3D TV 시험방송을 할 것이다."

- IT 특보로 활동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은 무엇인가. 또 이 기간에 느끼신 점은 무엇이고, 성과는 무엇인가.

"특보에게 주어진 미션이 법에 명시된 것은 없다. 할 일을 크게 3가지로 잡았다. 우선 소통이다. IT인들이 정부에 뭔가 불만이 있는데, 결국 소통의 문제이다. 많은 분들 얘기를 들었다. 지난해 말까지 간담회와 토론회를 100회 정도 했고, 만난 분이 1000명은 될 것이다. 만날 수 있는 분들은 모두 만났다.

두 번째가 코디네이터이다. IT 관련 기능이 여러 부처로 나뉘어져 있다. 그런데 u시티, 4대강, 3D 등 IT 관련 사업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범부처가 IT 관련 사업에 협력할 수 있도록, 콘트롤타워가 아니라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개 부처에서 감히 추진하지 못하는 것을 발굴해 도와준다. 예를 들어 국방의 첨단부분은 대부분 미국산이다. 이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4대강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보면서 IT강국인 한국이 이런 기회에 세계를 주도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삼성전자에 SW 엔지니어가 1만명 있는데, SW분야에서 세계 리드하는 제품이 없었다. 통신과 SW를 결부해 세계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일을 한국이 앞장서서 했으면 좋겠다. 스마트폰이 인터넷 다음으로 또 다른 사회의 그룹을 형성해 세상을 바꿔놓을 것 같다. 빨리 대처해야 한다.

특보를 하면서 IT분야 사람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불만이 많다는 것은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열정을 모아서 이번 정부에서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IT분야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좌할 것이다."

정리=강동식기자 dskang@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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