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통신학부 교수
미국의 TV드라마는 수 십 년 간 범죄수사 장르가 인기이다. 그렇지만 극의 구성과 등장인물은 시대에 따라 확실하게 다르다. 70~80년대 작품들은 범죄가 발생한 후 누가 범인인지를 쫓는 형사들이 중심이었고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고 나면 끝이었다. 콜롬보와 수사반장의 절묘한 추리로 범인은 꼭 잡히고 만다는 교훈을 남기면서 쫓고 쫓기는 액션장면이 시청률을 좌우했다면, 권선징악의 단순한 틀은 30년을 버티지 못한 채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2000년 10월 혜성처럼 등장한 CSI는 과학수사극이라는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장르를 소개했다. 실험실에서 두꺼운 안경을 쓰고 벌레와 토양을 분석하는 과학자, 연구원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대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현란한 그래픽과 특수효과로 무장한 섬세한 묘사는 액션을 대신하기에 충분했고 시청자들은 화답하며 열광했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을 24부작으로 나누어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잭 바우어의 `24'가 등장했다. 24는 CSI 못지 않은 충격을 주었고, 이들 두 작품은 국내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미국 드라마로 지금까지 8~10년 간 장수하며 세계에 수많은 열혈팬의 추종을 받고 있다.
이같은 범죄수사 드라마의 업그레이드 변신은 시청자들의 변화를 깨달은 제작사의 적극적인 대응에서 시작되었다. 한 손에는 휴대폰, 다른 한 손에는 인터넷을 즐기는 새로운 고객은 전보다 까다로웠고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영화제작자들을 끌어들이며 뮤지컬 연출가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진행한 제작사들의 결단은 세계인들이 다시금 미국 드라마를 즐기게 만들었다. 미국의 군수산업보다 큰 규모라는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렇듯 개방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대응했고, 그 결과는 제2의 황금기로 돌아왔다.
전혀 다른 이야기인 듯 하지만 미드(미국드라마)의 변화는 우리 이동통신업계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저 음성통화만 잘 터지면 그만이던 시대, 전국 어디서나, 세계 어디에서도 연결되는 서비스는 이제 `기본'일 뿐이다. 전화 걸고 받고, 문자 보내고, 포토 메일 정도로 만족하던 사용자들의 요구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까다로워진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과 기호까지 맞춘, 진정으로 소비자를 고려한 섬세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나 애플의 아이폰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소비자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같은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소프트웨어 따라 모양새부터 주력기능까지 완전히 다른 휴대폰은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구현할 수 없다. 이동통신사가 사용자를 고려해서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는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드는 방법은 단 한가지! 소비자들을 개발자, 제작자로 변신시키는데서 시작한다.
우리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에서는 개방이 가져올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변곡점에 이르렀기에 관련업계는 서둘러 달라지고 있다. 이는 환영할만한 일임에 분명하지만 결과를 알 수 없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안정적인 개발환경에 개발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아이폰이 이끌어 나갈 것이다. 운영체제 자체를 조절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의 잠재력도 애플 못지 않게 크고, 지원펀드로 개발자를 후원하겠다니 기대도 된다. 마니아층을 형성한 블랙베리나 새 단장을 할 윈도우7 모바일폰도 빼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적극 지원해서 육성할 것인지 여부가 아니다. 정보와 통신을 태어날 때부터 즐기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취향에 맞추려는 진정한 노력을 얼마나, 어떻게 기울였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2010년 이동통신업계는 미드의 새판짜기처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폐쇄에서 개방으로 돌아선 이동통신업계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어느 순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길을 떠났을 뿐, 개방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당부를 전한다. 적응하지 못한다면 미드에 밀려 한류가 사라지는 결과가 이동통신업계에도 적용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10월 혜성처럼 등장한 CSI는 과학수사극이라는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장르를 소개했다. 실험실에서 두꺼운 안경을 쓰고 벌레와 토양을 분석하는 과학자, 연구원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대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현란한 그래픽과 특수효과로 무장한 섬세한 묘사는 액션을 대신하기에 충분했고 시청자들은 화답하며 열광했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을 24부작으로 나누어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잭 바우어의 `24'가 등장했다. 24는 CSI 못지 않은 충격을 주었고, 이들 두 작품은 국내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미국 드라마로 지금까지 8~10년 간 장수하며 세계에 수많은 열혈팬의 추종을 받고 있다.
이같은 범죄수사 드라마의 업그레이드 변신은 시청자들의 변화를 깨달은 제작사의 적극적인 대응에서 시작되었다. 한 손에는 휴대폰, 다른 한 손에는 인터넷을 즐기는 새로운 고객은 전보다 까다로웠고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영화제작자들을 끌어들이며 뮤지컬 연출가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진행한 제작사들의 결단은 세계인들이 다시금 미국 드라마를 즐기게 만들었다. 미국의 군수산업보다 큰 규모라는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렇듯 개방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대응했고, 그 결과는 제2의 황금기로 돌아왔다.
전혀 다른 이야기인 듯 하지만 미드(미국드라마)의 변화는 우리 이동통신업계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저 음성통화만 잘 터지면 그만이던 시대, 전국 어디서나, 세계 어디에서도 연결되는 서비스는 이제 `기본'일 뿐이다. 전화 걸고 받고, 문자 보내고, 포토 메일 정도로 만족하던 사용자들의 요구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까다로워진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과 기호까지 맞춘, 진정으로 소비자를 고려한 섬세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나 애플의 아이폰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소비자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같은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소프트웨어 따라 모양새부터 주력기능까지 완전히 다른 휴대폰은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구현할 수 없다. 이동통신사가 사용자를 고려해서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는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드는 방법은 단 한가지! 소비자들을 개발자, 제작자로 변신시키는데서 시작한다.
우리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에서는 개방이 가져올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변곡점에 이르렀기에 관련업계는 서둘러 달라지고 있다. 이는 환영할만한 일임에 분명하지만 결과를 알 수 없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안정적인 개발환경에 개발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아이폰이 이끌어 나갈 것이다. 운영체제 자체를 조절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의 잠재력도 애플 못지 않게 크고, 지원펀드로 개발자를 후원하겠다니 기대도 된다. 마니아층을 형성한 블랙베리나 새 단장을 할 윈도우7 모바일폰도 빼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적극 지원해서 육성할 것인지 여부가 아니다. 정보와 통신을 태어날 때부터 즐기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취향에 맞추려는 진정한 노력을 얼마나, 어떻게 기울였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2010년 이동통신업계는 미드의 새판짜기처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폐쇄에서 개방으로 돌아선 이동통신업계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어느 순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길을 떠났을 뿐, 개방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당부를 전한다. 적응하지 못한다면 미드에 밀려 한류가 사라지는 결과가 이동통신업계에도 적용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