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중심 해외서 통할 '명품인재' 키워내야
대학,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용프로젝트에 중점을
산학협력 채널 통해 '원하는 인재' 절충해야 할 것
대학,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용프로젝트에 중점을
산학협력 채널 통해 '원하는 인재' 절충해야 할 것
■ IT인력양성 좌담회
지식경제부가 지난 8일 고용 불일치 현상 해소, 미래 수요 적극 대비, 사업 효율성 향상을 골자로 한 `IT인력양성 중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대학원 지원사업 비중 확대, 소프트웨어(SW) 창의연구과정 신설, 대학IT연구센터(ITRC) 축소, 산학협력 가점제 도입, IT멘토링 사업 확대, 명품인재양성 추진, IT융합 고급인력과정 신설, 현장평가 도입, 중간탈락률 상향 조정, 인센티브 지급 확대 등 IT인력양성 기조의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편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듣고 효과적인 양성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2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
김기철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무
김재석 연세대학교 교수
양병내 지식경제부 과장
양영규 경원대학교 교수
이미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아시아 이사
전성학 안철수연구소 실장 (이상 가나다순)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IT정보화부장(사회)
△사회=최근 발표한 IT인력양성 중기 개편안에 대해 소개해달라.
△양병내 과장=중장기적으로 학부 지원을 줄이는 대신 대학원 지원을 확대한다. IT 노동시장을 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학사는 1만8000여명이 남고, 석박사는 1200여명이 부족하다. 이같은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산학협력을 강화한다. 산학협력 가점제를 실시하고, IT멘토링 수혜자(멘티)를 3000명에서 9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IT 인재를 육성한다. MIT 미디어랩과 같이 파격적인 연구비를 지원하는 명품인재 양성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1곳, 내년에 1곳 등 2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 조선 등과 IT의 융합을 강화하기 위해 IT융합 고급인력과정을 신설한다.
마지막으로 IT인력사업의 관리를 효율화한다. 엄정하게 관리하겠다. 상대평가제를 도입하고, 중간탈락율을 최대 30%까지 조정할 것이다. 온정주의적인 평가를 하지 않겠다.
△사회=기업의 인력난과 대학의 취업난을 많이 얘기해왔다. 대학과 기업의 현황은 어떤가.
△김재석 교수=이번 개편안은 대체로 정확한 진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학부보다 대학원을 중심에 둔 것은 포인트를 잘 잡은 것이다. 학부는 대학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부분이다. 대학원은 다르다. 적절한 연구비가 있어야 좋은 인력을 배출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대학원에 맞춰져야 한다. 물론 학부를 소홀히 하자는 뜻은 아니다. 인턴제를 확대하는 것도 좋다. 미국에서는 대학 3, 4학년생이 인턴을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SW 아키텍트 육성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를 보면 제품의 핵심을 잡는 아키텍트가 가장 위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굉장히 적다.
△양영규 교수=전반적으로 진단과 처방을 잘했다. IT 분야는 기술발전이 매우 빨라 교과목을 계속 갱신해야 하는데 쫓아가기 어렵다. 가르치는 사람의 현장 실무경험도 부족하다. 이번 대책을 보면 인턴십 제도에 교수가 참여하는 부분 있어 이같은 부분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성학 실장=학부생과 석사과정 사이의 갭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학부생은 기업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다시 가르쳐야 하는데, 석사는 프로젝트를 경험해 1~2개월이면 적응한다. 워낙 차이가 있다보니 기업도 석사과정을 찾게 된다. 취업난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데,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인력수급이 불균형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없다.
△이미란 이사=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에서 인턴생을 뽑으려고 해도 기준을 맞추는 학생이 많지 않다. 우리가 원하는 의사소통 기술, 프로그래밍,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하다. 대학원생을 명품인재로 만들면 해외에서 우리 인재를 데려갈 수 있다. 인턴을 MS연구소에 보내면 MS에 취업하거나 다른 외국계 기업으로 가기도 한다. 외국에서 선호하도록 만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사회=개편안의 전체 맥락에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정부가 선언한다고 명품이 양성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기업이나 대학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전성학=개편안에 보면, 가점제와 엄정한 관리가 있는데 두 가지가 접목돼야 한다. 교수들과 프로젝트 하는데, 대학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차이 있다. 대학의 프로젝트가 세밀하지 못하고 기업에서 쓰기 어려운 것이 있다. 산학협력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 대학은 학문에 중점을 두는데 실용적인 기술에 대한 평가요소가 필요하다.
△양병내=이 대목이 헷갈린다. 대학은 원래 창의성을 키우는 곳이다.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당장 쓰기는 좋지만, 5~10년 지나면 기본 베이스가 없지 않겠나.
△전성학=기초지식과 기본적인 것은 학부에서 기르더라도 석박사는 좀 더 디테일 한 것 해야 한다고 본다.
△양영규=산업계는 당장 6개월 내 상품화할 수 있는 것 원한다. 교수 입장에서는 비전을 갖고 좀 더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바란다. 이를 잘 절충해서 기업이 장기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을 대학에서 맡으면 좋다고 본다.
△이미란=기업에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김재석 교수께서 말한 것처럼 기업에 인턴생을 보냈더니 커피 심부름만 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식은 문제가 이다. MS연구소의 경우 인턴십 생활이 끝나고 인턴생이 계속 연구소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어 분명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인턴생을 뽑게 되면 신입 연구원처럼 연구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직원이 접근할 수 있는 리소스는 인턴생도 접근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야 한다.
△김기철 상무=기업과 대학의 미스 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산학협력 채널을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사실 기업에서 뭘 요구하는지 제대로 전달된 적이 없다. 기업에서도 멘토링 제도를 경험해보니 대학에 가이드라인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프로젝트는 교육용 프로젝트와 실용적 프로젝트로 나눌 수 있다. 실용적 프로젝트는 고급인력(대학원생)이 붙어야 한다. 이번에 중기 개편안에 따라 멘토링 제도에 대학원이 참여하게 돼 실용적 프로젝트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 한가지 덧붙이면, 제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대학, 기업, 정부 등 3대 주체가 헌신적으로 협조해야 성과가 나올 것이다.
△김재석=학부 졸업생과 석박사 졸업생의 차이를 기업이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미국 대학의 교과과정을 조사해본 적이 있는데 10년 전과 비교해 교과과정이 바뀌지 않았다. 기본적인 것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업은 이것을 인정한다. 처음부터 학부생은 기본적인 것을 배운다고 생각하고 뽑아서 가르친다. 학부는 기초과정에 중점을 두고, 대학원은 산학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인력양성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사회=이번 개편안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기업과 대학의 연계인 것 같다.
△양병내=산학협력 가점제를 전면 도입하는데, 교수의 산학협력 활동을 우대하는 대학에는 사업자 선정시 최대 6점까지 가점을 준다. ITRC를 선정할 때 여성 참여 가점, 지방대학 가점 등 가점제도가 적용됐는데, 여성 참여의 경우 4점을 더 줬다. 이렇게 되면 80% 이상이 선정된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 적용하려는 가점는 6점이다. 90% 이상 된다고 봐야 한다. 지금은 SCI 논문 발표를 하면 몇백점 주는데 기술이전을 하면 고작 몇점밖에 안준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김기철=사실 중하위 대학은 산학협력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이음 멘토링 제도를 시작해 5년이 넘었다. 현재 멘토가 1900명이 넘었고, 멘티가 1만5000명(누적)이며, 프로젝트가 5000건(누적)을 넘었다. 멘토링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인턴제도도 정확히 알고 가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
△장윤옥=IT멘토링 수혜자를 3000명에서 9000명으로 늘리는데, 문제는 없겠는가.
△김기철=대학은 금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은 멘토링과 인턴십을 위해 많은 준비와 투자가 필요하다. 기업의 참여가 좀 부족하다. 수혜자를 9000명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멘토가 2000명 됐는데, 사실 이들을 임명할 때부터 신경을 많이 쓴다. 사실 9000명이 되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아직 모르는 기업이 많고 뛰어난 엔지니어도 많다. 좀 더 노력해서 홍보하고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양영규=기업이 여유가 없다. 지금 산학협력을 잘하는 대학에 가점을 주는데, 기업도 산학협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 다음해 국가 R&D 사업 신청 시 가점을 주는 등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성학=멘토 역할을 해본 경험에 비춰보면 수혜자를 9000명으로 확대하면 멘토 수급에 어려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쉽게 될지 궁금하다.
△양병내=수도권 대학과 지방 우수대는 취업에 문제가 없다. 지방 중하위권 대학이 문제인데, 학생들은 여전히 수도권 기업에 가고 싶어하고 취업이 잘 안 된다. 지방 대학과 지방 중소기업간에 수급 연계가 잘 안 된다. 지방 기업에 그 지역 학교 졸업생이 갈 수 있게 하면 9000명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미란=멘토를 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봐야 한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인재양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해야 한다. 당장의 손익만 따지지 말고, 사회적 기업으로서 책무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정부도 기업을 대상으로 더 홍보하고 부탁해야 한다.
△사회=대학과 기업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교수들이 피부에 와 닿는 것이 좀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데.
△김기철=멘토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교수에게 가점을 주는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양병내=교수 입장에서는 멘토링을 통해 학생들이 취업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미란=그렇게 되기까지는 긴 기간이 필요하다.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만큼 혜택이 필요하다. 교수와 대학이 평가를 받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 가점제도인지 평가해봐야 한다. 대학원생은 작은 규모의 아이디어는 제안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아이디어는 지도교수가 같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렵다. 지도교수가 멤버로 들어가서 제안하고 기업에서 받아들여져야 프로젝트가 제대로 될 것이다.
또 명품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채용하고 싶을 만큼 학생들이 자질을 갖춰야 한다. 교육이나 연수 통해 학생들을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 지도교수가 참여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양병내=명품인재는 그 학생이 어떤 분야를 하든지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다. 괜찮을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1년에 25억씩 주겠다는 것이다.
△사회=마지막으로 이번 개편안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김재석=이번 개편안을 보면, 총론은 좋은데, 총론과 세부항목이 안 맞는 게 있다. 총론은 대학원을 중요시하는 것인데, ITRC를 축소하겠다고 한다. IT융합 고급인력 얘기도 하는데, 그 같은 차원에서도 ITRC가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또 사업의 중간탈락비율이 상향조정됐는데, 중간에 탈락이 되면 프로그램 전체가 와해된다. 인센티브 등으로 차별을 두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탈락율은 10~15% 정도면 좋을 것이다. 30%는 너무 높다.
△이미란=실행이 중요하다. 개편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과 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양병내=대학원 지원사업 확대 기조와 ITRC 축소가 배치된다고 하지만, 대학원 지원사업이 49%에서 67%로 늘었다. 또 ITRC 대상분야가 왜 하드웨어에 한정됐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SW 인력양성은 지경부의 다른 사업을 통해 진행하게 된다.
중간탈락비율 30%는 최대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다 잘하는데 탈락시킬 필요 없을 것이다. 세부 실천 프로그램을 만들어 꾸준히 실행해 현장에서 착근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사회=명품인재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폭넓게 저변이 확대돼야 우리나라에도 스티브 잡스와 같은 우수한 인재가 나올 것이다. 이번 개편안이 현장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려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정리=강동식기자 dskang@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지식경제부가 지난 8일 고용 불일치 현상 해소, 미래 수요 적극 대비, 사업 효율성 향상을 골자로 한 `IT인력양성 중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대학원 지원사업 비중 확대, 소프트웨어(SW) 창의연구과정 신설, 대학IT연구센터(ITRC) 축소, 산학협력 가점제 도입, IT멘토링 사업 확대, 명품인재양성 추진, IT융합 고급인력과정 신설, 현장평가 도입, 중간탈락률 상향 조정, 인센티브 지급 확대 등 IT인력양성 기조의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편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듣고 효과적인 양성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2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
김기철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무
김재석 연세대학교 교수
양병내 지식경제부 과장
양영규 경원대학교 교수
이미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아시아 이사
전성학 안철수연구소 실장 (이상 가나다순)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IT정보화부장(사회)
△사회=최근 발표한 IT인력양성 중기 개편안에 대해 소개해달라.
△양병내 과장=중장기적으로 학부 지원을 줄이는 대신 대학원 지원을 확대한다. IT 노동시장을 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학사는 1만8000여명이 남고, 석박사는 1200여명이 부족하다. 이같은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산학협력을 강화한다. 산학협력 가점제를 실시하고, IT멘토링 수혜자(멘티)를 3000명에서 9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IT 인재를 육성한다. MIT 미디어랩과 같이 파격적인 연구비를 지원하는 명품인재 양성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1곳, 내년에 1곳 등 2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 조선 등과 IT의 융합을 강화하기 위해 IT융합 고급인력과정을 신설한다.
마지막으로 IT인력사업의 관리를 효율화한다. 엄정하게 관리하겠다. 상대평가제를 도입하고, 중간탈락율을 최대 30%까지 조정할 것이다. 온정주의적인 평가를 하지 않겠다.
△사회=기업의 인력난과 대학의 취업난을 많이 얘기해왔다. 대학과 기업의 현황은 어떤가.
△김재석 교수=이번 개편안은 대체로 정확한 진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학부보다 대학원을 중심에 둔 것은 포인트를 잘 잡은 것이다. 학부는 대학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부분이다. 대학원은 다르다. 적절한 연구비가 있어야 좋은 인력을 배출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대학원에 맞춰져야 한다. 물론 학부를 소홀히 하자는 뜻은 아니다. 인턴제를 확대하는 것도 좋다. 미국에서는 대학 3, 4학년생이 인턴을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SW 아키텍트 육성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를 보면 제품의 핵심을 잡는 아키텍트가 가장 위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굉장히 적다.
△양영규 교수=전반적으로 진단과 처방을 잘했다. IT 분야는 기술발전이 매우 빨라 교과목을 계속 갱신해야 하는데 쫓아가기 어렵다. 가르치는 사람의 현장 실무경험도 부족하다. 이번 대책을 보면 인턴십 제도에 교수가 참여하는 부분 있어 이같은 부분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성학 실장=학부생과 석사과정 사이의 갭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학부생은 기업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다시 가르쳐야 하는데, 석사는 프로젝트를 경험해 1~2개월이면 적응한다. 워낙 차이가 있다보니 기업도 석사과정을 찾게 된다. 취업난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데,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인력수급이 불균형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없다.
△이미란 이사=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에서 인턴생을 뽑으려고 해도 기준을 맞추는 학생이 많지 않다. 우리가 원하는 의사소통 기술, 프로그래밍,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하다. 대학원생을 명품인재로 만들면 해외에서 우리 인재를 데려갈 수 있다. 인턴을 MS연구소에 보내면 MS에 취업하거나 다른 외국계 기업으로 가기도 한다. 외국에서 선호하도록 만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사회=개편안의 전체 맥락에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정부가 선언한다고 명품이 양성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기업이나 대학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전성학=개편안에 보면, 가점제와 엄정한 관리가 있는데 두 가지가 접목돼야 한다. 교수들과 프로젝트 하는데, 대학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차이 있다. 대학의 프로젝트가 세밀하지 못하고 기업에서 쓰기 어려운 것이 있다. 산학협력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 대학은 학문에 중점을 두는데 실용적인 기술에 대한 평가요소가 필요하다.
△양병내=이 대목이 헷갈린다. 대학은 원래 창의성을 키우는 곳이다.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당장 쓰기는 좋지만, 5~10년 지나면 기본 베이스가 없지 않겠나.
△전성학=기초지식과 기본적인 것은 학부에서 기르더라도 석박사는 좀 더 디테일 한 것 해야 한다고 본다.
△양영규=산업계는 당장 6개월 내 상품화할 수 있는 것 원한다. 교수 입장에서는 비전을 갖고 좀 더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바란다. 이를 잘 절충해서 기업이 장기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을 대학에서 맡으면 좋다고 본다.
△이미란=기업에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김재석 교수께서 말한 것처럼 기업에 인턴생을 보냈더니 커피 심부름만 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식은 문제가 이다. MS연구소의 경우 인턴십 생활이 끝나고 인턴생이 계속 연구소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어 분명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인턴생을 뽑게 되면 신입 연구원처럼 연구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직원이 접근할 수 있는 리소스는 인턴생도 접근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야 한다.
△김기철 상무=기업과 대학의 미스 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산학협력 채널을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사실 기업에서 뭘 요구하는지 제대로 전달된 적이 없다. 기업에서도 멘토링 제도를 경험해보니 대학에 가이드라인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프로젝트는 교육용 프로젝트와 실용적 프로젝트로 나눌 수 있다. 실용적 프로젝트는 고급인력(대학원생)이 붙어야 한다. 이번에 중기 개편안에 따라 멘토링 제도에 대학원이 참여하게 돼 실용적 프로젝트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 한가지 덧붙이면, 제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대학, 기업, 정부 등 3대 주체가 헌신적으로 협조해야 성과가 나올 것이다.
△김재석=학부 졸업생과 석박사 졸업생의 차이를 기업이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미국 대학의 교과과정을 조사해본 적이 있는데 10년 전과 비교해 교과과정이 바뀌지 않았다. 기본적인 것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업은 이것을 인정한다. 처음부터 학부생은 기본적인 것을 배운다고 생각하고 뽑아서 가르친다. 학부는 기초과정에 중점을 두고, 대학원은 산학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인력양성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사회=이번 개편안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기업과 대학의 연계인 것 같다.
△양병내=산학협력 가점제를 전면 도입하는데, 교수의 산학협력 활동을 우대하는 대학에는 사업자 선정시 최대 6점까지 가점을 준다. ITRC를 선정할 때 여성 참여 가점, 지방대학 가점 등 가점제도가 적용됐는데, 여성 참여의 경우 4점을 더 줬다. 이렇게 되면 80% 이상이 선정된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 적용하려는 가점는 6점이다. 90% 이상 된다고 봐야 한다. 지금은 SCI 논문 발표를 하면 몇백점 주는데 기술이전을 하면 고작 몇점밖에 안준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김기철=사실 중하위 대학은 산학협력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이음 멘토링 제도를 시작해 5년이 넘었다. 현재 멘토가 1900명이 넘었고, 멘티가 1만5000명(누적)이며, 프로젝트가 5000건(누적)을 넘었다. 멘토링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인턴제도도 정확히 알고 가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
△장윤옥=IT멘토링 수혜자를 3000명에서 9000명으로 늘리는데, 문제는 없겠는가.
△김기철=대학은 금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은 멘토링과 인턴십을 위해 많은 준비와 투자가 필요하다. 기업의 참여가 좀 부족하다. 수혜자를 9000명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멘토가 2000명 됐는데, 사실 이들을 임명할 때부터 신경을 많이 쓴다. 사실 9000명이 되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아직 모르는 기업이 많고 뛰어난 엔지니어도 많다. 좀 더 노력해서 홍보하고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양영규=기업이 여유가 없다. 지금 산학협력을 잘하는 대학에 가점을 주는데, 기업도 산학협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 다음해 국가 R&D 사업 신청 시 가점을 주는 등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성학=멘토 역할을 해본 경험에 비춰보면 수혜자를 9000명으로 확대하면 멘토 수급에 어려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쉽게 될지 궁금하다.
△양병내=수도권 대학과 지방 우수대는 취업에 문제가 없다. 지방 중하위권 대학이 문제인데, 학생들은 여전히 수도권 기업에 가고 싶어하고 취업이 잘 안 된다. 지방 대학과 지방 중소기업간에 수급 연계가 잘 안 된다. 지방 기업에 그 지역 학교 졸업생이 갈 수 있게 하면 9000명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미란=멘토를 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봐야 한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인재양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해야 한다. 당장의 손익만 따지지 말고, 사회적 기업으로서 책무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정부도 기업을 대상으로 더 홍보하고 부탁해야 한다.
△사회=대학과 기업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교수들이 피부에 와 닿는 것이 좀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데.
△김기철=멘토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교수에게 가점을 주는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양병내=교수 입장에서는 멘토링을 통해 학생들이 취업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미란=그렇게 되기까지는 긴 기간이 필요하다.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만큼 혜택이 필요하다. 교수와 대학이 평가를 받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 가점제도인지 평가해봐야 한다. 대학원생은 작은 규모의 아이디어는 제안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아이디어는 지도교수가 같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렵다. 지도교수가 멤버로 들어가서 제안하고 기업에서 받아들여져야 프로젝트가 제대로 될 것이다.
또 명품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채용하고 싶을 만큼 학생들이 자질을 갖춰야 한다. 교육이나 연수 통해 학생들을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 지도교수가 참여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양병내=명품인재는 그 학생이 어떤 분야를 하든지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다. 괜찮을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1년에 25억씩 주겠다는 것이다.
△사회=마지막으로 이번 개편안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김재석=이번 개편안을 보면, 총론은 좋은데, 총론과 세부항목이 안 맞는 게 있다. 총론은 대학원을 중요시하는 것인데, ITRC를 축소하겠다고 한다. IT융합 고급인력 얘기도 하는데, 그 같은 차원에서도 ITRC가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또 사업의 중간탈락비율이 상향조정됐는데, 중간에 탈락이 되면 프로그램 전체가 와해된다. 인센티브 등으로 차별을 두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탈락율은 10~15% 정도면 좋을 것이다. 30%는 너무 높다.
△이미란=실행이 중요하다. 개편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과 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양병내=대학원 지원사업 확대 기조와 ITRC 축소가 배치된다고 하지만, 대학원 지원사업이 49%에서 67%로 늘었다. 또 ITRC 대상분야가 왜 하드웨어에 한정됐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SW 인력양성은 지경부의 다른 사업을 통해 진행하게 된다.
중간탈락비율 30%는 최대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다 잘하는데 탈락시킬 필요 없을 것이다. 세부 실천 프로그램을 만들어 꾸준히 실행해 현장에서 착근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사회=명품인재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폭넓게 저변이 확대돼야 우리나라에도 스티브 잡스와 같은 우수한 인재가 나올 것이다. 이번 개편안이 현장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려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정리=강동식기자 dskang@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