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DT 시론] `가치` 중심 마케팅시대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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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절대 빈곤을 극복한 우리나라는 세계사에 남을 경제성장의 기적을 이루었다. 임금님만 드시던 석빙고의 얼음을 온 국민이 누리며 살고 있다. 기술발달과 경제성장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 그런데 우리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그 목적지가 어디인가?

제조업 위주의 산업화 시대는 기술의 발전과 대량생산에 의지한 생산성 향상을 가져 왔다. 전력산업과 전자산업의 기본 위에 정보화시대가 왔고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란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

IT시대가 끝나면 그 다음에 무슨 시대가 오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냥 IT시대가 오래 갈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IT시대가 계속 되기 바라는 희망을 그렇게 표현한 점도 있지만 무엇이 올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미래를 알려면, 세계적으로 어디에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환경, 바이오, 나노기술에 모든 나라가 경주하듯 투자하고 있고, IT는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성숙된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경제성장이 되면 살기 좋게 될 줄 알았는데, 미쳐 생각하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잘 살아 보자고 외치며 경제성장을 했건만 왜 자살률이 세계 1위가 되었을까? 여성이 자유를 찾았건만 이혼률이 세계 1위가 되어 가정 붕괴의 아픔이 더 커지고 있을까? 경제성장이 추구한 것과는 전혀 다른 부작용이 우리 사회를 찾아 왔다.

풍년 들면 떡많이 먹게되어 좋겠다던 농민들의 소박한 꿈은 수요공급의 법칙에 산산히 부서졌다.정보화의 시대가 되면 편리할 줄 알았는데 휴대폰은 고요한 시간조차 앗아가 버렸다. 손글씨 편지의 다정함도 사라졌고, 붓글씨의 여유로움도 사라졌다. 음란물이 만연하고 게임과 인터넷 중독으로 청소년이 신음하고 있다.


생명공학이 발달하면 무병장수 한다드니 고령화 사회란 공룡 같은 문제를 일으켰다.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하여 자동차시대의 풍요를 열더니 기후변화 문제란 엄청난 생존의 문제를 일으켰다.
산업의 분업화는 새로운 자유무역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수익성을 추구하는 선진국은 제조업을 거의 해외에 의존하고 투자은행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 그 투자은행들이 갑자기 무너졌다. 금융기관의 상호보험이 위험을 없애는 줄 알았더니, 위험의 총량이 한계를 넘으면 모두 한꺼번에 침몰한다는 교훈을 미국의 금융붕괴에서 깨닫게 되었다.

더 이상 기술 개발과 경제성장과 금융과 정부정책이 별개로 인식되면서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원이 한계에 왔고, 자유 금융시장이 한계에 왔으며, 에너지가 한계에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달려가는 우리의 경제성장의 끝은 어디인가? 치열한 생존 경쟁과 효율과 성장만을 생각하며 달려가는 인류의 미래는 행복하겠는가? 결코 그럴 것 같지 않다.

그 동안 성장의 목적은 인간의 필요를 채우는데 있었다. 그 덕분에 굶주림과 절대 빈곤을 극복된 것은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성장의 궁극적 목적은 그 이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탐욕 위주의 필요는 새로운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성장의 목적은 도덕적이어야만 지속 가능하다. 이 도덕성은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일맥상통하지만, 기업의 이윤을 높이기 위한 포장된 도덕성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수익성을 뛰어넘는 가치가 인정되는 시대가 열려야 한다. 인격적 삶이 소유보다 더 존중 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풍요의 결과를 쾌락에 사용하지 말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사용하는 사회적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한다. 과학적 경영기법을 넘어선 경영철학과 인생철학이 조화된 경영풍토와 생활풍토를 이루어야 한다.

쾌락에 빠진 나라는 반드시 망했던 인류역사를 기억한다. 건전성이 국민적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도덕성의 회복이 성장의 목적일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유일한 수단인 시대가 오고 있다. 건전성을 상실한 개인이나 조직이나 국가에게 기술도 풍요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