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중심 패러다임 전환…망개방 불가피
인터넷 진화로 포털이 기존 통신업계 경쟁자로 부상
모바일 활성화 위해 망-콘텐츠 간 새 관계설정 필요
지난 2009년, 미국 통신시장은 구글과 AT&T, 애플간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공방으로 뜨거운 공방을 벌였습니다. 애플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는 AT&T가 구글의 인터넷전화서비스, 구글보이스(Google voice)의 통화차단에 관여했는지를 놓고 이해 당사자인 3사간 공방이 아직도 한창입니다. 북미 아이폰 독점공급 사업자인 AT&T는 구글보이스를 보편적 서비스 개념으로 규정하고 여타 통신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구글은 애플이 구글보이스 애플리케이션의 등록을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급기야 규제당국인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까지 나서서 실제 AT&T가 구글보이스를 차단하기 위해 애플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구글과 애플, 구글과 AT&T간 공방은 모바일 시대, 새로운 모바일 네트워크 중립성 문제를 화두로 던지고 있습니다. 모바일 망을 가지고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중인 통신사와 이 망에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실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사업자간에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전통적인 개념에 비춰볼 때 통신사(ISP)는 가입자나 콘텐츠 사업자에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고, 콘텐츠 업체나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들은 이들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각각 자리매김해 왔던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ISP와 콘텐츠 제공업체는 각각의 비즈니스 기회를 촉진하는 보완적인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이들간의 관계는 인터넷 기술이 진화하고, 둘간의 비즈니스 관계가 상호 충돌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당장, 유선 인터넷의 경우에도 IPTV, P2P, VoD 등 상대적으로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비즈니스 영역은 계속 확대되는 반면, 망을 운영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가입자는 정체상태에 있으면서도 계속적으로 망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망을 운영하고 있는 KT, SK텔레콤 등은 가입자 둔화, 성장률 둔화로 시간이 갈수록 성장정체에 직면하고 있지만, 대형 포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망을 가진 통신사업자에서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가진 사업자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것입니다.
유선에서의 망 중립성 문제는 고스란히 모바일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10여년동안 인터넷사업에서 힘을 키운 글로벌 인터넷 포털이나 사업자들이 기존 이통사들의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갈등관계는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멀티미디어 기반의 모바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모바일 트래픽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이동전화가 가능한 모바일 인터넷전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콘텐츠업체들의 이통사들의 직접적인 위협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3G, 와이파이 등을 통해 무선 인터넷 접속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스카이프, 구글 등이 새로운 이통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구글과 AT&T의 관계, 구글과 애플의 관계는 통신사와 콘텐츠 업체간 이러한 역학관계, 갈등의 관계를 가장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사례입니다.
전통적인 통신사업자들은 구글, 스카이프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결과적으로 기존 통신사들의 망 투자의지를 떨어 뜨리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 낮은 수준의 통신서비스로 연결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망을 가진 자신들은 계속적으로 모바일 인프라를 투자해야 하는 반면, 구글이나 스카이프같은 mVoIP 사업자나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은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면서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시장에서의 뼈아픈 아픔을 경험했던 통신사들로서는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똑같은 실수를 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위해, 와이파이 등 무선인터넷에서의 접속은 허용하더라도, 이통서비스 영역인 3G에서 만큼은 여타 사업자들에 의한 mVoIP 서비스는 열어주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3G 개방은 이통사들에는 마지막 지켜야할 보루처럼 인식되어온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이런 바램과 기대와는 달리, 상황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국 FCC가 구글과 AT&T 안건과 관련해, `혁신적인 흐름을 막지않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이러한 규제정책의 흐름을 반영,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이 경쟁자로 분류하던 스카이프와 손잡고 3G 개방정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버라이존은 스마트폰에 스카이프의 솔루션을 탑재,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3G 통신망을 통해서 mVoIP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국내 이통사들도 같은 도전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세계 모바일 시장의 개방화 움직임과 맞물려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도 망 중립성 문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방통위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MWC 전시회에서 "망중립성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이제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고 전제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망 개방에 따른 모바일 산업의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측면 이외에 기존 통신사업자들의 투자의지가 반감되지 않도록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는 게 규제당국의 판단입니다.
최경섭기자 kschoi@
모바일 활성화 위해 망-콘텐츠 간 새 관계설정 필요
지난 2009년, 미국 통신시장은 구글과 AT&T, 애플간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공방으로 뜨거운 공방을 벌였습니다. 애플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는 AT&T가 구글의 인터넷전화서비스, 구글보이스(Google voice)의 통화차단에 관여했는지를 놓고 이해 당사자인 3사간 공방이 아직도 한창입니다. 북미 아이폰 독점공급 사업자인 AT&T는 구글보이스를 보편적 서비스 개념으로 규정하고 여타 통신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구글은 애플이 구글보이스 애플리케이션의 등록을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급기야 규제당국인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까지 나서서 실제 AT&T가 구글보이스를 차단하기 위해 애플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구글과 애플, 구글과 AT&T간 공방은 모바일 시대, 새로운 모바일 네트워크 중립성 문제를 화두로 던지고 있습니다. 모바일 망을 가지고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중인 통신사와 이 망에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실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사업자간에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전통적인 개념에 비춰볼 때 통신사(ISP)는 가입자나 콘텐츠 사업자에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고, 콘텐츠 업체나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들은 이들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각각 자리매김해 왔던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ISP와 콘텐츠 제공업체는 각각의 비즈니스 기회를 촉진하는 보완적인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이들간의 관계는 인터넷 기술이 진화하고, 둘간의 비즈니스 관계가 상호 충돌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당장, 유선 인터넷의 경우에도 IPTV, P2P, VoD 등 상대적으로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비즈니스 영역은 계속 확대되는 반면, 망을 운영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가입자는 정체상태에 있으면서도 계속적으로 망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망을 운영하고 있는 KT, SK텔레콤 등은 가입자 둔화, 성장률 둔화로 시간이 갈수록 성장정체에 직면하고 있지만, 대형 포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망을 가진 통신사업자에서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가진 사업자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것입니다.
유선에서의 망 중립성 문제는 고스란히 모바일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10여년동안 인터넷사업에서 힘을 키운 글로벌 인터넷 포털이나 사업자들이 기존 이통사들의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갈등관계는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멀티미디어 기반의 모바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모바일 트래픽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이동전화가 가능한 모바일 인터넷전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콘텐츠업체들의 이통사들의 직접적인 위협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3G, 와이파이 등을 통해 무선 인터넷 접속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스카이프, 구글 등이 새로운 이통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구글과 AT&T의 관계, 구글과 애플의 관계는 통신사와 콘텐츠 업체간 이러한 역학관계, 갈등의 관계를 가장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사례입니다.
전통적인 통신사업자들은 구글, 스카이프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결과적으로 기존 통신사들의 망 투자의지를 떨어 뜨리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 낮은 수준의 통신서비스로 연결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망을 가진 자신들은 계속적으로 모바일 인프라를 투자해야 하는 반면, 구글이나 스카이프같은 mVoIP 사업자나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은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면서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시장에서의 뼈아픈 아픔을 경험했던 통신사들로서는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똑같은 실수를 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위해, 와이파이 등 무선인터넷에서의 접속은 허용하더라도, 이통서비스 영역인 3G에서 만큼은 여타 사업자들에 의한 mVoIP 서비스는 열어주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3G 개방은 이통사들에는 마지막 지켜야할 보루처럼 인식되어온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이런 바램과 기대와는 달리, 상황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국 FCC가 구글과 AT&T 안건과 관련해, `혁신적인 흐름을 막지않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이러한 규제정책의 흐름을 반영,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이 경쟁자로 분류하던 스카이프와 손잡고 3G 개방정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버라이존은 스마트폰에 스카이프의 솔루션을 탑재,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3G 통신망을 통해서 mVoIP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국내 이통사들도 같은 도전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세계 모바일 시장의 개방화 움직임과 맞물려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도 망 중립성 문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방통위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MWC 전시회에서 "망중립성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이제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고 전제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망 개방에 따른 모바일 산업의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측면 이외에 기존 통신사업자들의 투자의지가 반감되지 않도록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는 게 규제당국의 판단입니다.
최경섭기자 kscho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