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과학 연구 핵심장치 세계 1만7000여대
입자 종류에 따라 양성자ㆍ중이온ㆍ전자가속기 분류
스위스 LHCㆍ독일 FAIRㆍ일본 SPring-8 등 대표적
가속기(Accelerator, Particle Accelerator)는 원자로부터 떼어낸 양성자, 전자, 이온 등의 전기를 띈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을 사용해 빛의 속도(30만㎞/초)에 가깝게 속도를 높여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원자핵이나 그보다 작은 소립자 등을 연구해 미시세계의 물리법칙을 규명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연구시설로, 구동 자체만으로도 매우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거대과학의 가장 대표적인 장치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과학 선진국들은 이미 1910년대 가속기를 개발해 핵물리학, 입자물리학 연구에 사용해 왔으며 현재는 생명과학, 의학, 핵공학, 나노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설치돼 있는 크고 작은 가속기는 약 1만7000여대에 이릅니다.
각각의 가속기는 입자를 가속시킨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가속입자의 종류에 따라 전자(방사광) 가속기, 중이온가속기, 양성자가속기로 나눠지며, 가속시키는 방법에 따라 원형가속기와 선형가속기로 다시 분류됩니다.
◇양성자가속기, 물질구조 분석ㆍ변형 가능=양성자가속기는 원자핵을 쪼갤 때 나오는 양성자를 +와 -극을 띠고 있는 가속관 속을 통과시켜 그때 생기는 전기력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를 낸 후 다른 핵에 충돌시키는 장치입니다. 많은 양성자를 가속시켜 동시 다발 혹은 연속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양성자가속기는 물질의 핵을 깨트려 그 특성과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물질을 변형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질구조에 대한 이해와 기초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물질구조 변경을 통한 신소재 개발과 암 치료 등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양성자가속기로 가장 유명한 것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LHC(Large Hardron Collider)입니다. 이 장치의 에너지는 최소 7TeV(텔레전자볼트)로, 거대강입자충돌기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소규모 블랙홀 형성 논란과 기능 문제로 연구에 쓰이지 못하다가 최근 구동에 들어감과 동시에 양성자 가속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주로 입자물리, 핵물리 등 물리 연구에 쓰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완공 예정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경주양성자가속기(PEFP)가 있습니다.
◇중이온가속기, 펨토세계 탐구 가능=중이온가속기는 헬륨(He), 리튬(Li), 탄소(C), 질소(N), 산소(O), 우라늄(U) 등 주기율표에 있는 다양한 원자를 이온화시켜 가속시키는 장치로, 원자핵보다 작은 미시세계(펨토(1000조분의 1)미터) 탐구를 위해 고안됐습니다.
원소 생성원리를 실험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우주창조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표적인 중이온가속기로 미 미시간주립대의 FRIB,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RIBF, 독일 GSI의 FAIR 등이 있습니다. 가속된 중이온을 암세포에 충돌시켜 암치료에 이용하거나 중이온을 빛의 속도로 가속시킨 후 금속판에 충돌시켜 단수명 동위원소를 생성해 핵구조 연구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세종시 대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도시에 세워질 KoRIA(Korea Rare Isotope Accelerator)는 기존 중이온가속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첫 번째 가속으로 만들어진 초단수명 동위원소 빔을 다시 가속해 매우 희귀한 동위원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기존 중이온가속기보다 새로운 원자핵을 합성해낼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자가속기, 물질 원자수준 구조 파악 가능=전자(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키고 이를 전자석을 이용해 회전시킬 때 발생하는 자외선, X선 등 넓은 영역의 고휘도 빛을 얻을 수 있는 장치입니다. 양성자가속기, 중이온가속기가 핵을 충돌시키는 등의 인위적인 변형을 담당한다면, 전자가속기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강력한 빛을 물질에 비춰 원자, 분자 수준의 근원적 구조를 살펴보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전자가속기를 `가속기(Accelerator)'가 아닌 `광원(Light Sourc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전자가속기로는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SPring-8(the Super Photon ring-8 GeV)을 들 수 있는데, 무려 8GeV(8기가전자볼트)라는 세계 최고 에너지를 자랑합니다. 가속기 둘레만 해도 1436m이며, 물질과학과 생명과학, 화학, 환경과학 연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완공된 포항방사광가속기(PLS)가 있습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스위스 LHCㆍ독일 FAIRㆍ일본 SPring-8 등 대표적
가속기(Accelerator, Particle Accelerator)는 원자로부터 떼어낸 양성자, 전자, 이온 등의 전기를 띈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을 사용해 빛의 속도(30만㎞/초)에 가깝게 속도를 높여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원자핵이나 그보다 작은 소립자 등을 연구해 미시세계의 물리법칙을 규명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연구시설로, 구동 자체만으로도 매우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거대과학의 가장 대표적인 장치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과학 선진국들은 이미 1910년대 가속기를 개발해 핵물리학, 입자물리학 연구에 사용해 왔으며 현재는 생명과학, 의학, 핵공학, 나노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설치돼 있는 크고 작은 가속기는 약 1만7000여대에 이릅니다.
각각의 가속기는 입자를 가속시킨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가속입자의 종류에 따라 전자(방사광) 가속기, 중이온가속기, 양성자가속기로 나눠지며, 가속시키는 방법에 따라 원형가속기와 선형가속기로 다시 분류됩니다.
◇양성자가속기, 물질구조 분석ㆍ변형 가능=양성자가속기는 원자핵을 쪼갤 때 나오는 양성자를 +와 -극을 띠고 있는 가속관 속을 통과시켜 그때 생기는 전기력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를 낸 후 다른 핵에 충돌시키는 장치입니다. 많은 양성자를 가속시켜 동시 다발 혹은 연속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양성자가속기는 물질의 핵을 깨트려 그 특성과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물질을 변형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질구조에 대한 이해와 기초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물질구조 변경을 통한 신소재 개발과 암 치료 등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양성자가속기로 가장 유명한 것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LHC(Large Hardron Collider)입니다. 이 장치의 에너지는 최소 7TeV(텔레전자볼트)로, 거대강입자충돌기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소규모 블랙홀 형성 논란과 기능 문제로 연구에 쓰이지 못하다가 최근 구동에 들어감과 동시에 양성자 가속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주로 입자물리, 핵물리 등 물리 연구에 쓰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완공 예정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경주양성자가속기(PEFP)가 있습니다.
◇중이온가속기, 펨토세계 탐구 가능=중이온가속기는 헬륨(He), 리튬(Li), 탄소(C), 질소(N), 산소(O), 우라늄(U) 등 주기율표에 있는 다양한 원자를 이온화시켜 가속시키는 장치로, 원자핵보다 작은 미시세계(펨토(1000조분의 1)미터) 탐구를 위해 고안됐습니다.
원소 생성원리를 실험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우주창조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표적인 중이온가속기로 미 미시간주립대의 FRIB,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RIBF, 독일 GSI의 FAIR 등이 있습니다. 가속된 중이온을 암세포에 충돌시켜 암치료에 이용하거나 중이온을 빛의 속도로 가속시킨 후 금속판에 충돌시켜 단수명 동위원소를 생성해 핵구조 연구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세종시 대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도시에 세워질 KoRIA(Korea Rare Isotope Accelerator)는 기존 중이온가속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첫 번째 가속으로 만들어진 초단수명 동위원소 빔을 다시 가속해 매우 희귀한 동위원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기존 중이온가속기보다 새로운 원자핵을 합성해낼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자가속기, 물질 원자수준 구조 파악 가능=전자(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키고 이를 전자석을 이용해 회전시킬 때 발생하는 자외선, X선 등 넓은 영역의 고휘도 빛을 얻을 수 있는 장치입니다. 양성자가속기, 중이온가속기가 핵을 충돌시키는 등의 인위적인 변형을 담당한다면, 전자가속기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강력한 빛을 물질에 비춰 원자, 분자 수준의 근원적 구조를 살펴보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전자가속기를 `가속기(Accelerator)'가 아닌 `광원(Light Sourc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전자가속기로는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SPring-8(the Super Photon ring-8 GeV)을 들 수 있는데, 무려 8GeV(8기가전자볼트)라는 세계 최고 에너지를 자랑합니다. 가속기 둘레만 해도 1436m이며, 물질과학과 생명과학, 화학, 환경과학 연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완공된 포항방사광가속기(PLS)가 있습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