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부담없이 공모펀드 판매회사 변경
기존 계좌정보확인서 발급받아 5영업일 내 변경신청
투자자 권리강화ㆍ서비스 질 향상…과당경쟁 우려도
최근 몇 년 사이에 펀드는 일반인들도 최소 1∼2개 정도는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으로 부각됐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은행ㆍ증권ㆍ보험사 등을 통해 펀드에 한 번 가입하면 판매사를 옮길 수가 없어 투자자들은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판매사 입장에서 보면 한 번의 자금 유치로 지속적인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부터 투자자가 이동하고자 하는 펀드는 환매 등의 별도 절차 없이 간편하게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사 간 서비스 차별화를 유도하고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자가 환매수수료 부담 없이 판매사를 변경할 수 있는 펀드판매회사 이동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것인데요. 오늘은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펀드판매사 이동제도의 적용 대상과 방법은=펀드 투자자가 환매 및 판매 수수료 등 별도 비용부담 없이 판매회사(은행ㆍ증권ㆍ보험)를 자유롭게 변경하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는 전체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시행되지만 판매사가 유일해 이동할 수 없는 단독 판매사 펀드와 여러 펀드가 하나로 묶이는 엄브렐러 펀드를 비롯, 역외펀드ㆍ머니마켓펀드(MMF)ㆍ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ㆍ장기비과세펀드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해외주식형펀드ㆍ세금우대펀드ㆍ이연판매보수제(CDSC) 펀드 등은 세금관련 시스템을 정비해 올 상반기 중 적용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판매사 이동제도가 적용되는 공모펀드는 2226개로 전체 5746개 펀드 중 38.7%에 달하고 설정액 기준으로는 전체 공모펀드 설정액 214조2000억원 중 54.2%인 116조2000억원이 해당됩니다.
펀드투자자가 판매사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입한 판매사(원 판매사)를 방문 또는 온라인을 통해 계좌정보확인서를 발급 받아 5영업일 내에 자신이 이동하고자 하는 펀드판매사를 내방해 계좌개설 변경신청을 하면 됩니다. 신청 다음날부터 추가 적립 및 환매 신청 등 투자행위가 가능해집니다. ▶그림 참조
아직까지 제도의 홍보 부족과 판매수수료 인하 등 이동을 위한 매력적인 요인이 없어 펀드판매사 이동제도가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9일 동안 총 2306건에 437억원 규모의 펀드가 판매사를 변경, 일일 평균 48억원(256건)이 이동해 이동이 가능한 전체 펀드 규모 116조2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비해서는 미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펀드판매사 이동제도가 펀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펀드 판매사 이동제도 시행으로 지금 펀드시장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치 휴대전화 번호이동을 통해 이동통신서비스업체를 변경하는 것처럼 펀드판매사 이동이 손쉬워지면서 서비스의 질에 따라 자금 이동이 가능해져 투자자들의 권리가 강화될 전망입니다. 또 이미 잡은 물고기에게 떡밥을 더 이상 줄 필요가 없었던 판매사들도 고객 유지를 위한 서비스 질 향상에 나서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시행이 판매사간 고객 유치 경쟁으로 인한 서비스 질 향상 및 판매수수료 인하를 통한 펀드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고객 유치를 위한 판매사간 과당 경쟁도 우려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과도한 이익 및 서비스 제공 행위와 판매사의 구체적인 마케팅 목표 설정 및 이를 위한 과도한 인센티브 제공 행위 등을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제하는 등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판매사간 출혈경쟁 등 부작용 방지에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또 이동 후 3개월 내에는 재변경을 제한하는 경과기간을 두기로 하는 등 빈번한 판매사 이동에 따른 혼란도 막는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러나 제도 시행 보름만에 각 금융업권간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금융당국의 당초 취지대로 펀드판매사의 판매비용 증가로 인한 출혈 경쟁을 제대로 방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간 펀드 고객 빼오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펀드이동제도를 둘러싸고 업권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이미 각 업계 펀드판매사들이 공동규약을 제정해 불건전행위를 차단하기로 상호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시장 혼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홍석기자 dt.co.kr
투자자 권리강화ㆍ서비스 질 향상…과당경쟁 우려도
최근 몇 년 사이에 펀드는 일반인들도 최소 1∼2개 정도는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으로 부각됐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은행ㆍ증권ㆍ보험사 등을 통해 펀드에 한 번 가입하면 판매사를 옮길 수가 없어 투자자들은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판매사 입장에서 보면 한 번의 자금 유치로 지속적인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부터 투자자가 이동하고자 하는 펀드는 환매 등의 별도 절차 없이 간편하게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사 간 서비스 차별화를 유도하고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자가 환매수수료 부담 없이 판매사를 변경할 수 있는 펀드판매회사 이동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것인데요. 오늘은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펀드판매사 이동제도의 적용 대상과 방법은=펀드 투자자가 환매 및 판매 수수료 등 별도 비용부담 없이 판매회사(은행ㆍ증권ㆍ보험)를 자유롭게 변경하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는 전체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시행되지만 판매사가 유일해 이동할 수 없는 단독 판매사 펀드와 여러 펀드가 하나로 묶이는 엄브렐러 펀드를 비롯, 역외펀드ㆍ머니마켓펀드(MMF)ㆍ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ㆍ장기비과세펀드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해외주식형펀드ㆍ세금우대펀드ㆍ이연판매보수제(CDSC) 펀드 등은 세금관련 시스템을 정비해 올 상반기 중 적용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판매사 이동제도가 적용되는 공모펀드는 2226개로 전체 5746개 펀드 중 38.7%에 달하고 설정액 기준으로는 전체 공모펀드 설정액 214조2000억원 중 54.2%인 116조2000억원이 해당됩니다.
펀드투자자가 판매사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입한 판매사(원 판매사)를 방문 또는 온라인을 통해 계좌정보확인서를 발급 받아 5영업일 내에 자신이 이동하고자 하는 펀드판매사를 내방해 계좌개설 변경신청을 하면 됩니다. 신청 다음날부터 추가 적립 및 환매 신청 등 투자행위가 가능해집니다. ▶그림 참조
아직까지 제도의 홍보 부족과 판매수수료 인하 등 이동을 위한 매력적인 요인이 없어 펀드판매사 이동제도가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9일 동안 총 2306건에 437억원 규모의 펀드가 판매사를 변경, 일일 평균 48억원(256건)이 이동해 이동이 가능한 전체 펀드 규모 116조2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비해서는 미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펀드판매사 이동제도가 펀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펀드 판매사 이동제도 시행으로 지금 펀드시장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치 휴대전화 번호이동을 통해 이동통신서비스업체를 변경하는 것처럼 펀드판매사 이동이 손쉬워지면서 서비스의 질에 따라 자금 이동이 가능해져 투자자들의 권리가 강화될 전망입니다. 또 이미 잡은 물고기에게 떡밥을 더 이상 줄 필요가 없었던 판매사들도 고객 유지를 위한 서비스 질 향상에 나서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시행이 판매사간 고객 유치 경쟁으로 인한 서비스 질 향상 및 판매수수료 인하를 통한 펀드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고객 유치를 위한 판매사간 과당 경쟁도 우려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과도한 이익 및 서비스 제공 행위와 판매사의 구체적인 마케팅 목표 설정 및 이를 위한 과도한 인센티브 제공 행위 등을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제하는 등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판매사간 출혈경쟁 등 부작용 방지에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또 이동 후 3개월 내에는 재변경을 제한하는 경과기간을 두기로 하는 등 빈번한 판매사 이동에 따른 혼란도 막는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러나 제도 시행 보름만에 각 금융업권간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금융당국의 당초 취지대로 펀드판매사의 판매비용 증가로 인한 출혈 경쟁을 제대로 방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간 펀드 고객 빼오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펀드이동제도를 둘러싸고 업권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이미 각 업계 펀드판매사들이 공동규약을 제정해 불건전행위를 차단하기로 상호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시장 혼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홍석기자 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