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선망 개방과 중립
스마트폰 확산 계기 무선망 새기로에
개방 트렌드 속 사업자들 고민 깊어져
미 FCC, 콘텐츠 자유접근 등 원칙 제시
국내서도 망 중립성 논의 점차 가열돼
2009년 10월17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제나코스키 의장은 `CTIA IT & 엔터테인먼트'행사에 참석, 무선망에서도 망 개방과 중립성의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FCC는 700MHz 주파수를 경매하면서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Open Device, Open Application)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의 핵심은 이통사가 직접 제공하지 않는 단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도 이통사망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그간 `월드 가든'(Walled Garden)으로 불리며 폐쇄적으로 운영된 이통사의 망을 개방과 중립으로 이끌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무선망의 개방은 소비자의 선택권 다양화와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란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이통사의 망투자 의지 저해와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이통사 영향력 감소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 당사자들간의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역시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확대로 무선인터넷 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면서 무선망의 개방과 중립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성장 정체를 돌파하는 방안으로 개방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고, 정부 역시 모바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무선망 개방의 법적근거를 전기통신사업법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국내도 무선망의 개방과 중립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 트렌드 무선으로 이동〓무선망 개방 논의의 출발점은 그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구축ㆍ운영했던 무선망의 폐쇄성에서 기인한다. 그 폐쇄성으로 인해 이통사가 직접 개발ㆍ제공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면서 관련산업의 확대와 발전이 더뎠고, 이를 개선해야한다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무선망 개방의 목적은 폐쇄의 빗장을 풀어 이통사 이외의 다양한 모바일 세력들이 다양한 단말,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해 모바일 생태계 전체를 보다 활기 있게 만들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소비자, 이통사, CP 등 다른 모바일 기업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 의견과 논란도 많다. 무선망 개방은 장기적으로 모두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장에 기득권을 지닌 이통사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무선망 개방의 수위와 정도에 따라 망을 구축하고 운영하던 자신들은 망만 빌려주는 이른바 `빨랫줄 장사'(Dumb Piper)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투자 감소를 가져와 결국은 소비자 후생측면에서도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무선망 개방을 사업자에게 강제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선망 개방의 실익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앱스토어같은 개방형 오픈마켓플레이스(OMP) 확산에서 보듯이 무선 분야의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편익 증진, 나아가 이통사, 소비자, CP(콘텐츠제공업체) 등 모바일 생태계 구성원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무선망 개방의 원칙과 모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FCC의 무선망 개방 철학〓미국, 유럽, 일본 등도 유선분야에서 촉발된 망 개방 및 중립의 논의가 무선망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법과 제도적으로 이를 명확히 규정하는 나라는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FCC가 700MHz 주파수를 경매하면서 조건으로 내건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은 구글이 제안한 4가지 무선망 중립의 원칙가운데 FCC가 받아들인 2가지로, 이통사의 영향력이 배제된 단말기 공급과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스카이프와 같은 인터넷전화 업체가 제공하는 모바일 MVoIP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이통사의 3G망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 등이 그 예다.
이는 이통사가 전권을 휘둘러온 모바일 생태계(단말, 솔루션, 애플리케이션)에서 이통사의 영향력 밖에 있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전형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미 FCC가 주파수 경매에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이런 조건을 부여한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FCC가 기존 유선망에서의 망 개방과 중립 원칙을 무선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여기에 오픈 디바이스와 오픈 애플리케이션 원칙까지 포함해 새로운 무선망 개방과 중립의 원칙을 정립할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관련해 FCC는 유선망 개방과 중립의 원칙으로 △합법적인 인터넷 콘텐츠에 자유롭게 접근할 권리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선택ㆍ사용할 권리 △네트워크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합법적인 단말로 인터넷에 접속할 권리 △네트워크 제공업체,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제공업체, 콘텐츠 제공업체들 간의 경쟁을 보장받을 권리를 내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FCC가 여기에 △이통사의 특정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차별 금지 △네트워크 관리 운영방침의 투명성 등을 무선망 개방 및 중립의 새로운 원칙으로 포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원칙의 핵심은 `개방과 경쟁 보장'으로, 이것이 결국 소비자들의 이용후생 증대와 산업발전의 틀이 된다는 FCC의 인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망개방의 영향은〓망 개방은 그 수위와 정도에 따라 여러단계로 나뉜다. 통상 단말기 개방→포털개방→플랫폼개방→IWF(Inter Working Fuction) 단계로 나뉜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이통사들은 현재 초기 단계인 단말기단의 개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점차 포털과 플랫폼 등으로 개방이 확산되는 추세다. 따라서 무선망 개방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올지는 그 수위와 정도에 따라 달라져 일률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긍극적으로 포털과 플랫폼 등으로 개방이 가속화된다는 전제하에 변화상을 짚어볼 수 있다.
우선은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다른 모바일업체(CP, 제조사 등)의 영향력 증대와 이통사 역할 축소 등 가치사슬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통사 이외에 단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주는 사업자의 등장이 많아진다. 이는 경쟁 활성화를 통해 단말,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의 양적ㆍ질적 증대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생태계의 양적ㆍ질적 확대는 생태계 자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이통사, 소비자, 모바일기업 등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망 개방의 최대 피해자인 것처럼 부각되는 이통사 역시 가입자 및 트래픽 증가로 장기적으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경쟁상대의 증가와 함께 기존 수익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통시장의 가치사슬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로 나뉜다. 통신사들은 대개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단말기 영역에까지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망이 개방되면 이런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쇄적으로 이통사의 데이터서비스 관련 수익 구조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자체 포털을 통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정보이용료, 상거래수수료, 광고료 등이 데이터 통화료와 함께 주 수익이었다. 망 개방이 활성화되면 결국 무선인터넷 관련 매출도 데이터통화료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망 개방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망 개방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유선에서와 같이 인터넷 이용이 쉬운 단말기와 완전정액제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 주도로 제도도입이 논의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완전 정액제'는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날수록 설비투자비용(CAPEX)이 증가해 정액제로는 이 비용을 커버할 수밖에 없는 이통산업의 특징상 사실상 출시가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진지한 무선망 개방 고민 이뤄져야〓국내 무선망 개방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논의되어왔으나, 아직은 단축번호와 WINC 도입에 의한 단말기 수준의 개방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이통사들이 무선 데이터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방화란 트렌드를 수용해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란 평가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무선인터넷 망개방의 근거법을 연내로 만들기로 하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사간 합병인가 조건이나 상호접속료 고시 등에서만 언급됐던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무선망 개방과 중립에 대한 논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논란이 예상되는 3세대(G) 이동통신망에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허용할지 여부와 같은 망 중립성에 대한 논의도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응열기자 uykim@
개방 트렌드 속 사업자들 고민 깊어져
미 FCC, 콘텐츠 자유접근 등 원칙 제시
국내서도 망 중립성 논의 점차 가열돼
2009년 10월17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제나코스키 의장은 `CTIA IT & 엔터테인먼트'행사에 참석, 무선망에서도 망 개방과 중립성의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FCC는 700MHz 주파수를 경매하면서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Open Device, Open Application)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의 핵심은 이통사가 직접 제공하지 않는 단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도 이통사망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그간 `월드 가든'(Walled Garden)으로 불리며 폐쇄적으로 운영된 이통사의 망을 개방과 중립으로 이끌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무선망의 개방은 소비자의 선택권 다양화와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란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이통사의 망투자 의지 저해와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이통사 영향력 감소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 당사자들간의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역시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확대로 무선인터넷 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면서 무선망의 개방과 중립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성장 정체를 돌파하는 방안으로 개방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고, 정부 역시 모바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무선망 개방의 법적근거를 전기통신사업법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국내도 무선망의 개방과 중립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 트렌드 무선으로 이동〓무선망 개방 논의의 출발점은 그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구축ㆍ운영했던 무선망의 폐쇄성에서 기인한다. 그 폐쇄성으로 인해 이통사가 직접 개발ㆍ제공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면서 관련산업의 확대와 발전이 더뎠고, 이를 개선해야한다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무선망 개방의 목적은 폐쇄의 빗장을 풀어 이통사 이외의 다양한 모바일 세력들이 다양한 단말,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해 모바일 생태계 전체를 보다 활기 있게 만들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소비자, 이통사, CP 등 다른 모바일 기업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 의견과 논란도 많다. 무선망 개방은 장기적으로 모두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장에 기득권을 지닌 이통사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무선망 개방의 수위와 정도에 따라 망을 구축하고 운영하던 자신들은 망만 빌려주는 이른바 `빨랫줄 장사'(Dumb Piper)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투자 감소를 가져와 결국은 소비자 후생측면에서도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무선망 개방을 사업자에게 강제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선망 개방의 실익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앱스토어같은 개방형 오픈마켓플레이스(OMP) 확산에서 보듯이 무선 분야의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편익 증진, 나아가 이통사, 소비자, CP(콘텐츠제공업체) 등 모바일 생태계 구성원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무선망 개방의 원칙과 모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FCC의 무선망 개방 철학〓미국, 유럽, 일본 등도 유선분야에서 촉발된 망 개방 및 중립의 논의가 무선망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법과 제도적으로 이를 명확히 규정하는 나라는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FCC가 700MHz 주파수를 경매하면서 조건으로 내건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은 구글이 제안한 4가지 무선망 중립의 원칙가운데 FCC가 받아들인 2가지로, 이통사의 영향력이 배제된 단말기 공급과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스카이프와 같은 인터넷전화 업체가 제공하는 모바일 MVoIP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이통사의 3G망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 등이 그 예다.
이는 이통사가 전권을 휘둘러온 모바일 생태계(단말, 솔루션, 애플리케이션)에서 이통사의 영향력 밖에 있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전형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미 FCC가 주파수 경매에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이런 조건을 부여한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FCC가 기존 유선망에서의 망 개방과 중립 원칙을 무선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여기에 오픈 디바이스와 오픈 애플리케이션 원칙까지 포함해 새로운 무선망 개방과 중립의 원칙을 정립할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관련해 FCC는 유선망 개방과 중립의 원칙으로 △합법적인 인터넷 콘텐츠에 자유롭게 접근할 권리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선택ㆍ사용할 권리 △네트워크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합법적인 단말로 인터넷에 접속할 권리 △네트워크 제공업체,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제공업체, 콘텐츠 제공업체들 간의 경쟁을 보장받을 권리를 내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FCC가 여기에 △이통사의 특정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차별 금지 △네트워크 관리 운영방침의 투명성 등을 무선망 개방 및 중립의 새로운 원칙으로 포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원칙의 핵심은 `개방과 경쟁 보장'으로, 이것이 결국 소비자들의 이용후생 증대와 산업발전의 틀이 된다는 FCC의 인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망개방의 영향은〓망 개방은 그 수위와 정도에 따라 여러단계로 나뉜다. 통상 단말기 개방→포털개방→플랫폼개방→IWF(Inter Working Fuction) 단계로 나뉜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이통사들은 현재 초기 단계인 단말기단의 개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점차 포털과 플랫폼 등으로 개방이 확산되는 추세다. 따라서 무선망 개방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올지는 그 수위와 정도에 따라 달라져 일률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긍극적으로 포털과 플랫폼 등으로 개방이 가속화된다는 전제하에 변화상을 짚어볼 수 있다.
우선은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다른 모바일업체(CP, 제조사 등)의 영향력 증대와 이통사 역할 축소 등 가치사슬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통사 이외에 단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주는 사업자의 등장이 많아진다. 이는 경쟁 활성화를 통해 단말,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의 양적ㆍ질적 증대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생태계의 양적ㆍ질적 확대는 생태계 자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이통사, 소비자, 모바일기업 등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망 개방의 최대 피해자인 것처럼 부각되는 이통사 역시 가입자 및 트래픽 증가로 장기적으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경쟁상대의 증가와 함께 기존 수익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통시장의 가치사슬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로 나뉜다. 통신사들은 대개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단말기 영역에까지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망이 개방되면 이런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쇄적으로 이통사의 데이터서비스 관련 수익 구조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자체 포털을 통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정보이용료, 상거래수수료, 광고료 등이 데이터 통화료와 함께 주 수익이었다. 망 개방이 활성화되면 결국 무선인터넷 관련 매출도 데이터통화료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망 개방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망 개방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유선에서와 같이 인터넷 이용이 쉬운 단말기와 완전정액제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 주도로 제도도입이 논의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완전 정액제'는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날수록 설비투자비용(CAPEX)이 증가해 정액제로는 이 비용을 커버할 수밖에 없는 이통산업의 특징상 사실상 출시가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진지한 무선망 개방 고민 이뤄져야〓국내 무선망 개방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논의되어왔으나, 아직은 단축번호와 WINC 도입에 의한 단말기 수준의 개방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이통사들이 무선 데이터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방화란 트렌드를 수용해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란 평가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무선인터넷 망개방의 근거법을 연내로 만들기로 하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사간 합병인가 조건이나 상호접속료 고시 등에서만 언급됐던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오픈 디바이스, 오픈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무선망 개방과 중립에 대한 논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논란이 예상되는 3세대(G) 이동통신망에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허용할지 여부와 같은 망 중립성에 대한 논의도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