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인쇄전자기술

식각방식 대비 공정 '20분의 1' 간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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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인쇄전자기술
친환경적ㆍ대량생산 가능… 플라스틱ㆍ섬유ㆍ종이도 기판으로 사용 가능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발명한 이래, 인쇄는 인류 문명에서 지적 및 정신적 정보 전달의 중심이 되어 왔습니다. 문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쇄기술은 세기를 거듭하며 목판, 찰흙, 금속, 활자 등으로 끊임없이 진화되어 왔고, 디지털 전자 기술과 조우하며 오늘날의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기술의 탄생에 이르렀습니다. 인쇄전자기술은 반도체ㆍLCD 등 우리나라 주력 전자산업에서 전통적 양산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태양전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RFID, 입는 컴퓨터 등 인간 세상을 다시 한번 바꿔 놓을 미래 제품의 핵심 기술로 부각된 인쇄전자기술은 차세대 전자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쇄전자기술이란=최근 세계적으로 친환경 그린 테크놀로지가 화두로 떠오르며 인쇄 공정을 이용해 전자회로, 센서, 소자, 전자제품 등을 제조하는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산업에서 전자회로를 구성할 때 기판을 구리나 알루미늄으로 도금한 뒤 강산과 강염기 등 화학약품으로 회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방식 또는 원하는 구리배선을 부착시키는 방식으로 회로를 형성했습니다. 반면 인쇄전자기술은 신문을 인쇄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잉크나 전도성 페이스트 등을 사용해 원하는 모양의 패턴을 인쇄 방식으로 찍어내는 기술입니다.

기존 식각기술은 회로를 형성하는데 모두 20가지 이상 공정이 필요해 제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정이 긴 만큼 사용하는 재료가 많아 비용이 큰 것이 단점이었습니다. 또 인체에 해로운 화학약품 사용으로 제조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여 환경오염을 야기시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인쇄전자기술은 기존 식각기술 대비 공정을 20분의1로 간소화, 제조시간은 물론 생산 원가도 획기적으로 줄여주며, 구리나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입니다. 또 낮은 제조비용으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기존 유리나 실리콘 기판의 전자소자와는 달리 플라스틱, 섬유, 종이 등 다양한 소재를 기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인쇄전자 응용분야와 각국의 개발 현황=인쇄전자는 저가격, 친환경, 유연성, 대면적 대량생산, 저온 단순공정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무엇보다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이유로 산업 각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쇄전자 소자 시장은 RFID, 메모리,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조명, 센서, 유기 트랜지스터 등 새로운 제품군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국내외에서 헤드(Printing Plate), 시스템, 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관련 선도 기업들은 인쇄 전자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산ㆍ관ㆍ학 국책 연구프로젝트인 `퓨처비전' 사업을 통해 인쇄전자기술을 개발, 관련 기술과 특허의 해외 유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신에너지사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를 중심으로 샤프, 세이코엡손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 등에서 인쇄전자 제품과 생산 장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노솔라(Nano Solar), 리트렉스(Litrex), 다이마틱스(Dimatix) 등의 기업이 관련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인쇄기술이 발달한 유럽은 기존 인쇄사업을 이끌던 기관들과 반도체 공정기술 관련 기업이 전자인쇄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디스플레이 산업을 중심으로 고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식각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인쇄공정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주로 잉크젯, 그라비어 옵셋 기술을 이용한 전극개발이 대부분이었으며, 외산 재료와 외산장비를 사용한 연구가 주를 이뤘습니다. 수년 전만해도 대기업과 연구소에서만 관련 기술을 개발했지만 최근에는 부품소재 기업들이 앞다퉈 인쇄전자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LCD부품인 배향막을 잉크젯을 통한 인쇄전자 공정으로 양산하고 있고, 국내 에이디피엔지니어링과 아바코는 관련 공정 장비를 개발중입니다. ABC나노테크, 석경에이티, 이그잭스, 잉크테크 등은 전도성잉크 개발에 성공했고, 이그잭스는 인쇄공정을 적용한 프린팅 RFID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쇄회로기판(PCB), 전자태그(RFID) 안테나, LCD용 반사 필름 등은 인쇄전자 기술을 양산에 적용하고 있거나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 도달했고, 태양전지ㆍ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에 폭넓게 응용할 수 있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그린에너지와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태양전지와 RFID 태그, 전자종이 등 세계 인쇄전자 제품시장 규모는 올해 30억 달러에서 2013년 300억 달러, 2019년 57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승룡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