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스마트폰ㆍ랩톱 중간 이머징 디바이스
애플이 내놓은 또 하나의 혁신작 `아이패드`(iPad)를 바라보는 통신업계의 시각은 복잡하다. 스마트폰에 이어 비 휴대폰 계열의 이른바 이머징 디바이스(Emerging Device)의 등장과 확산이 이통사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복잡한 시각의 출발점이다.
휴대폰을 비롯한 정보 단말기는 한때 이통사의 `간택`만을 기다리던 존재였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에 이어 통신(와이파이, 3G 등)과 결합하며 등장한 다양한 이머징 디바이스들은 이통사와는 또 다른 차원의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고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해가고 있다. 이는 이통사들의 위치를 간택하는 입장에서 간택 받는 입장으로 바꿔가고 있다.
◇이머징디바이스 선제적 대응 현안=이통사들도 개방이란 이름으로 뒤늦게 이런 분위기를 수용해가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넥서스원이 모바일 시장에 불러온 파장을 고려할 때, 이런 수용은 주도적이라기 보다는 자의반 타의반의 성격이 짙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패드가 성공할지 여부를 속단할 수 없지만, 또 한번 이통사들의 위기의식을 고취시키고 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들의 이머징 디바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업계가 아이패드에 주목하는 점은 세가지다. 우선 아이패드가 모바일 무선인터넷 빅뱅 시기에 맞물려 스마트폰과 랩톱의 중간에 포지셔닝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는 "아이패드는 어떤 면에선 스마트폰보다, 또 다른 면에선 랩톱보다 좋은 기기"라는 화두를 던졌다. 모바일 빅뱅 시대에 데이터 트래픽을 좌우할 모바일 핵심 기기로 아이패드를 세우겠다는 의도다.
아이폰의 등장에 이어 다양한 개방형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뒤늦게 스마트폰 리더십을 외치고 있는 이통사 입장에서 아이패드는 또 하나의 경쟁자이자 동시에 수용의 대상으로 부상하는 셈이다.
◇망 운용ㆍ모바일생태계 위기와 기회=또 하나는 통신기능의 확대다. 와이파이와 3G망을 모두 지원하는 아이패드는 아이폰에 이어 이통사들의 네트워크 운용전략을 또 한번 시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은 일반 피처폰 및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10~20배 가량의 데이터 트래픽을 일으키며 이통사의 네트워크사업 부문을 긴장시켰다.
스마트폰과 랩톱의 중간에 위치하는 아이패드는 업무용은 물론 게임, 음악, 비디오를 비롯해 신문, 잡지, 방송 등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를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패드 타입의 이머징 디바이스 확산은 이통사의 주력망 운용에 대한 고민을 배가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돈도 안 되는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한때 이통사들이 냉대했던 와이파이가 최근 들어 `무료 필수기능`(Free Must-have Feature)으로 자리잡으면서 이통사들은 통신과 결합된 이머징 디바이스의 보다 적극적인 수용을 소비자들로부터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 불가피한 이통사=다음은 이통사와의 세력권 밖에 있는 모바일 생태계 확산의 가속화다. 이통사들은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이 이통사가 배제된 모바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플레이스(OMP)로 인해 폐쇄된 모바일시장(Walled Garden)의 빗장을 열었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아이패드는 전자책을 포함한 미디어 시장에서 다시 한번 앱스토어와 같은 행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패드가 기존 전자책 서비스의 패턴과 관련 콘텐츠 시장에 파급을 미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은 한국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의 유망 시장으로 여겨지는 전자책 분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애플은 아이패드 발표와 함께 하퍼콜린스, 펭귄, 사이먼 앤 슈스터 등 5개 주요 출판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온라인 전자책 장터 `아이북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아이패드는 기존 흑백모드 e잉크 기반의 전자책 단말기와는 달리 컬러가 기본이며, 특히 리치 콘텐츠(동영상, 음성 등 멀티미디어 파일)를 단말기에서 그대로 재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독서 패턴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자책뿐만 아니라 잡지와 신문 방송콘텐츠 등 올드 미디어 영역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애플은 이미 형성된 태블릿PC 시장에서 아이패드란 이름으로 다시 한번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행보에 돌입했다. 아이패드가 언제 누구에 의해 한국시장에 도입될지, 아이폰과 같은 글로벌 돌풍을 다시 일으킬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제2, 제3의 아아패드와 같은 이머징 디바이스의 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시도들은 모바일 시대 이통사들의 네트워크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통사들의 변화를 더욱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김응열기자 uykim@
휴대폰을 비롯한 정보 단말기는 한때 이통사의 `간택`만을 기다리던 존재였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에 이어 통신(와이파이, 3G 등)과 결합하며 등장한 다양한 이머징 디바이스들은 이통사와는 또 다른 차원의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고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해가고 있다. 이는 이통사들의 위치를 간택하는 입장에서 간택 받는 입장으로 바꿔가고 있다.
◇이머징디바이스 선제적 대응 현안=이통사들도 개방이란 이름으로 뒤늦게 이런 분위기를 수용해가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넥서스원이 모바일 시장에 불러온 파장을 고려할 때, 이런 수용은 주도적이라기 보다는 자의반 타의반의 성격이 짙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패드가 성공할지 여부를 속단할 수 없지만, 또 한번 이통사들의 위기의식을 고취시키고 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들의 이머징 디바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업계가 아이패드에 주목하는 점은 세가지다. 우선 아이패드가 모바일 무선인터넷 빅뱅 시기에 맞물려 스마트폰과 랩톱의 중간에 포지셔닝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는 "아이패드는 어떤 면에선 스마트폰보다, 또 다른 면에선 랩톱보다 좋은 기기"라는 화두를 던졌다. 모바일 빅뱅 시대에 데이터 트래픽을 좌우할 모바일 핵심 기기로 아이패드를 세우겠다는 의도다.
아이폰의 등장에 이어 다양한 개방형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뒤늦게 스마트폰 리더십을 외치고 있는 이통사 입장에서 아이패드는 또 하나의 경쟁자이자 동시에 수용의 대상으로 부상하는 셈이다.
◇망 운용ㆍ모바일생태계 위기와 기회=또 하나는 통신기능의 확대다. 와이파이와 3G망을 모두 지원하는 아이패드는 아이폰에 이어 이통사들의 네트워크 운용전략을 또 한번 시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은 일반 피처폰 및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10~20배 가량의 데이터 트래픽을 일으키며 이통사의 네트워크사업 부문을 긴장시켰다.
스마트폰과 랩톱의 중간에 위치하는 아이패드는 업무용은 물론 게임, 음악, 비디오를 비롯해 신문, 잡지, 방송 등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를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패드 타입의 이머징 디바이스 확산은 이통사의 주력망 운용에 대한 고민을 배가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돈도 안 되는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한때 이통사들이 냉대했던 와이파이가 최근 들어 `무료 필수기능`(Free Must-have Feature)으로 자리잡으면서 이통사들은 통신과 결합된 이머징 디바이스의 보다 적극적인 수용을 소비자들로부터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 불가피한 이통사=다음은 이통사와의 세력권 밖에 있는 모바일 생태계 확산의 가속화다. 이통사들은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이 이통사가 배제된 모바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플레이스(OMP)로 인해 폐쇄된 모바일시장(Walled Garden)의 빗장을 열었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아이패드는 전자책을 포함한 미디어 시장에서 다시 한번 앱스토어와 같은 행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패드가 기존 전자책 서비스의 패턴과 관련 콘텐츠 시장에 파급을 미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은 한국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의 유망 시장으로 여겨지는 전자책 분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애플은 아이패드 발표와 함께 하퍼콜린스, 펭귄, 사이먼 앤 슈스터 등 5개 주요 출판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온라인 전자책 장터 `아이북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아이패드는 기존 흑백모드 e잉크 기반의 전자책 단말기와는 달리 컬러가 기본이며, 특히 리치 콘텐츠(동영상, 음성 등 멀티미디어 파일)를 단말기에서 그대로 재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독서 패턴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자책뿐만 아니라 잡지와 신문 방송콘텐츠 등 올드 미디어 영역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애플은 이미 형성된 태블릿PC 시장에서 아이패드란 이름으로 다시 한번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행보에 돌입했다. 아이패드가 언제 누구에 의해 한국시장에 도입될지, 아이폰과 같은 글로벌 돌풍을 다시 일으킬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제2, 제3의 아아패드와 같은 이머징 디바이스의 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시도들은 모바일 시대 이통사들의 네트워크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통사들의 변화를 더욱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