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시간 줄여 진흥정책 추진 효율화
모든 사안 전체회의서 결정하는 '합의제' 단점 보완
'정무직-1급 공무원' 도입 직위ㆍ형태 놓고 여야 이견
모든 사안 전체회의서 결정하는 '합의제' 단점 보완
'정무직-1급 공무원' 도입 직위ㆍ형태 놓고 여야 이견
방송통신 융합기구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지 만 2년을 맞습니다. 방통위 상임위원의 임기가 3년인 점을 고려하면,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초대 상임위원들도 이제 임기 1년을 남겨둔 셈입니다.
방통위는 지난 2007년 말,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진행될 당시부터 그 편제와 역할, 기능을 놓고 많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추천한 5명의 상임위원들간 합의를 원칙으로 조직이 가동되다보니, 방송 등 정치적인 쟁점처리에 많은 진통이 예상됐던 게 사실입니다. 실제 과거 방송위원회의 경우, 정치적인 당파성이 너무 확연해 어려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방통위는 초기 걸음마 단계를 지나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방송법 등 정치적으로 입장이 갈리는 사안에 있어서도 다수결의 논리를 따르기보다는 대부분의 상임위원들이 끝가지 합의의 정신에 기초해 선택을 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그러나 시급을 요하는 산업진흥 정책의 경우나, 일반 실국장 또는 담당과에서 전결처리가 가능한 사안까지 모두 전체회의 안건으로 올려 결정을 하다보니, 의사결정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과거 독임제 정부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장차관 및 실국장의 숙고된 검토로 중요 정책들을 신속하게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방통위 내부적으로도 이같은 문제점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과거 독임제 정부부처의 경우, 실무진-실국장-장차관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 시스템이 확실한데 반해, 합의제인 방통위는 실무진에서 각각의 상임위원들에 사전 보고체계를 갖춰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되기까지 과거보다 2∼3배의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간을 요하는 중요 방송통신 정책법안은 물론이고 사업자들이나 소비자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부 규제조치들도 병목현상이 걸려, 전체적으로 행정처리가 늦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방통위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상임위원들간에 토론을 요하지 않는 일상적, 반복적 안건에 대해서는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단순 서면결의를 통해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방통위와 국회 일각에서는 독임제적 성격이 가미된 사무총장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입장입니다.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제 신설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속도를 높이고, 특히 산업진흥 등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방통위 내부적으로는 사무총장제 신설을 계기로, 협소한 조직편제에 숨통을 터보겠다는 의도도 담겨져 있습니다. 실제, 공정위 등을 비롯해 정부산하 위원회 등이 대부분 행정업무를 관장하는 사무총장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방통위내 사무총장제 신설과 관련해 2개의 관련법이 상정돼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008년 말,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과 류근찬 의원(자유선진당)이 각각 정무직(차관급) 및 1급의 사무총장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률안을 발의해 놓고 있는 것입니다.
문방위내 상임위원들은 사무총장제 도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수긍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사무총장을 차관급 이상의 정무직으로 할지, 아니면 1급의 고위공무원이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지 각론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우, 사무총장이 권한을 갖고 신속한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무직 이상의 사무총장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입장입니다. 사무총장이 산업진흥 등을 전담함으로써 합의제 기구의 비효율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야당의원들은 1급이 사무총장직을 수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통위가 행정의 효율성 등을 내세워 정무직 사무총장제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속마음은 차관급 자리하나를 더 만들어 조직을 확대해 보겠다는 포석이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과 여당, 또는 방통위원장이 정무직 사무총장을 선출할 경우, 정치적 합의에 의해 탄생한 3:2(여당:야당)의 역학구도가 4:2로 바뀌어 일방적으로 여당측에 유리하게 재편될 가능성도 크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정권출범 초기 작은정부를 지향해온 이명박 정부의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방통위는 사무총장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무직 사무총장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무직 사무총장에 외부 전문가 그룹인 전임제를 도입할 경우, 합의제의 단점인 신속한 정책결정, 독임제적 형태의 산업진흥 부문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야당이 제시하고 있는 1급 사무총장제는 현재의 법적 테두리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만큼, 야당의 주장처럼 굳이 법안개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국회 문방위내 법안소위에 상정된 이들 사무총장제 도입안은 빠르면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방통위와 여야 국회의원들간에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최종 법안처리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입니다.
최경섭기자 kschoi@
◆사진설명: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식 모습
방통위는 지난 2007년 말,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진행될 당시부터 그 편제와 역할, 기능을 놓고 많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추천한 5명의 상임위원들간 합의를 원칙으로 조직이 가동되다보니, 방송 등 정치적인 쟁점처리에 많은 진통이 예상됐던 게 사실입니다. 실제 과거 방송위원회의 경우, 정치적인 당파성이 너무 확연해 어려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방통위는 초기 걸음마 단계를 지나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방송법 등 정치적으로 입장이 갈리는 사안에 있어서도 다수결의 논리를 따르기보다는 대부분의 상임위원들이 끝가지 합의의 정신에 기초해 선택을 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그러나 시급을 요하는 산업진흥 정책의 경우나, 일반 실국장 또는 담당과에서 전결처리가 가능한 사안까지 모두 전체회의 안건으로 올려 결정을 하다보니, 의사결정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과거 독임제 정부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장차관 및 실국장의 숙고된 검토로 중요 정책들을 신속하게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방통위 내부적으로도 이같은 문제점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과거 독임제 정부부처의 경우, 실무진-실국장-장차관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 시스템이 확실한데 반해, 합의제인 방통위는 실무진에서 각각의 상임위원들에 사전 보고체계를 갖춰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되기까지 과거보다 2∼3배의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간을 요하는 중요 방송통신 정책법안은 물론이고 사업자들이나 소비자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부 규제조치들도 병목현상이 걸려, 전체적으로 행정처리가 늦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방통위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상임위원들간에 토론을 요하지 않는 일상적, 반복적 안건에 대해서는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단순 서면결의를 통해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방통위와 국회 일각에서는 독임제적 성격이 가미된 사무총장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입장입니다.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제 신설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속도를 높이고, 특히 산업진흥 등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방통위 내부적으로는 사무총장제 신설을 계기로, 협소한 조직편제에 숨통을 터보겠다는 의도도 담겨져 있습니다. 실제, 공정위 등을 비롯해 정부산하 위원회 등이 대부분 행정업무를 관장하는 사무총장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방통위내 사무총장제 신설과 관련해 2개의 관련법이 상정돼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008년 말,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과 류근찬 의원(자유선진당)이 각각 정무직(차관급) 및 1급의 사무총장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률안을 발의해 놓고 있는 것입니다.
문방위내 상임위원들은 사무총장제 도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수긍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사무총장을 차관급 이상의 정무직으로 할지, 아니면 1급의 고위공무원이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지 각론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우, 사무총장이 권한을 갖고 신속한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무직 이상의 사무총장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입장입니다. 사무총장이 산업진흥 등을 전담함으로써 합의제 기구의 비효율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야당의원들은 1급이 사무총장직을 수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통위가 행정의 효율성 등을 내세워 정무직 사무총장제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속마음은 차관급 자리하나를 더 만들어 조직을 확대해 보겠다는 포석이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과 여당, 또는 방통위원장이 정무직 사무총장을 선출할 경우, 정치적 합의에 의해 탄생한 3:2(여당:야당)의 역학구도가 4:2로 바뀌어 일방적으로 여당측에 유리하게 재편될 가능성도 크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정권출범 초기 작은정부를 지향해온 이명박 정부의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방통위는 사무총장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무직 사무총장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무직 사무총장에 외부 전문가 그룹인 전임제를 도입할 경우, 합의제의 단점인 신속한 정책결정, 독임제적 형태의 산업진흥 부문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야당이 제시하고 있는 1급 사무총장제는 현재의 법적 테두리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만큼, 야당의 주장처럼 굳이 법안개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국회 문방위내 법안소위에 상정된 이들 사무총장제 도입안은 빠르면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방통위와 여야 국회의원들간에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최종 법안처리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입니다.
최경섭기자 kschoi@
◆사진설명: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식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