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개방 `거버먼트2.0` 어떻게 볼것인가

"정보활용 빅뱅 시대 열어… 보완책도 마련해야"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참여와 개방 `거버먼트2.0` 어떻게 볼것인가
각종 공공 데이터 민간차원서 재활용 가치창출
정부 신뢰성 높은 정보 제공 등 인식전환도 필요


# 애플 아이폰에 수도권 지역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서울버스'. 한 고등학생이 공익목적으로 만든 이 프로그램을 경기도는 지난달 중순 "개발자가 협의도 없이 정보를 도용했다"면서 전격 차단했다. 그러자 이를 사용해온 수십만 네티즌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나서 사과와 함께 무조건 허용을 지시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 한 개인개발자는 철도출발 도착시간을 제공하는 `아이코레일'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무료배포해 왔으나 철도공사가 지난달 중순부터 정보제공을 차단해 먹통이 됐다. 2008년 아이팟터치용으로 제작됐던 이 프로그램은 앱스토어 여행분야 인기앱 중 하나였다. 철도공사 측은 "공사 소유 정보를 협의 없이 무단 이용했고 오류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차단하게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단된 정보는 웹사이트에 이미 공개된 것들이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국내 대거 진입하고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이 늘어나면서 정보활용에 있어 신기원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공공정보를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려 하더라도 당사자인 정부나 공공기관측이 저작권을 문제삼거나 법적 조치를 언급하며 차단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국민의 혈세를 통해 만들어진 공공정보의 소유권은 궁극적으로 국민에 있으며 국민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 만큼, 개인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라 해도 공익을 위한 목적이라면 정보제공이 허용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장려돼야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이같은 일련의 공공 정보차단 사건과 관련 `거버먼트 2.0'이라는 개념이 새삼 주목을 받고있다. 개방과 공유를 뜻하는 웹2.0에 정부를 결합시킨 거버먼트 2.0은 민간에 가능한 공공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공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공영역의 업무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자는 개념이다.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공공정보의 활용이 국가시책으로 장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위의 두가지 사례처럼 공공정보의 활용에 대한 인식이 걸음마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에 의해 촉발된 정보활용의 빅뱅으로 말미암아, 국내 공공정보의 활용 역시 과거 일방향적 전자정부의 패러다임에서 공유와 소통, 참여가 근간이 되는 거버먼트2.0의 개념으로 급속히 전이될 것으로 보고있다. 그만큼 거버먼트2.0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한국적 현실에서 그 방식이나 형태, 범위 등 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주최로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거버먼트2.0 토론회를 통해 스마트폰에 의해 촉발된 `모바일 웹2.0시대'의 공공정보 개방과 활성화 방안을 짚어본다.<편집자주>

◇거버먼트2.0이 뭐길래?=거버먼트 2.0은 참여와 개방, 공유를 표방하는 새로운 웹 운동 즉 웹2.0에서 파생한 개념이다. 각종 공공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공공정보 및 시스템을 플랫폼화해서 민간차원에서 정보를 재활용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창출하자는 개념도 내포한다.

과거 정부의 공공정보 서비스는 정부가 행정행위를 통해 축적한 대규모 DB를 전산화하고 이를 부처간 연계한 시스템에서 정보공개 민원시 마다 일정 부분을 풀어놓는 형태였다. 거버먼트 2.0의 개념에서는 정부의 역할은 정보의 플랫폼으로 제한된다. 다만 정보접근이 가능한 채널 즉 `API'를 공개해 필요한 곳에 언제든 제공하고 민간에서 이를 자체 정보와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 골자다.

실제 이같은 개념의 공공서비스는 확대추세다. 영국의 한 지차제가 운영하는 `픽스마이스트리트(FIX MY STREET)' 서비스는 보도블럭이 깨지거나 신호등이 고장나면 이를 시민이 사이트에 표시된 지도상에 제보하고 공무원이 이를 확인해 업무뒤 처리결과를 보고하는 민관합동 체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의 경우 통계청과 연방정부 차원에서 데이터를 공개하는 데서 나아가 민간의 적극적 활용을 주문하며, 민간정보와 결합한 매시업(Mesh-up) 서비스 경영대회까지 개최하고 있다.

무엇보다 거버먼트 2.0개념에 물꼬를 튼 것은 오바마 행정부다. 오바마행정부는 출범이후 정부혁신을 위해 과거 클린턴 행정부시절 전자정부를 키워드로 제시한 것처럼 거버먼트 2.0을 제안했다. 국정기조로 열린 정부를 지향하며 국가정보사이트(data.gov)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저작권법 전문가인 윤종수 대전지법 논산지원장은 "거버먼트 2.0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법적 정책적 근거가 없거나 현장실무자인 공무원들에 대한 실적창출의 압박, 권한의 축소나 각종 폐해 발생시 책임소재 등 맞물려 법체계 등과 가치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정보차단 사건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결국 공공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정책적 차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열린정부 구현을 위한 범정부 실행지침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온라인을 통한 정부의 정보공개 원칙이나 △정부정보의 품질개선 △개방적 문화와 제도화 △국내외 선진사례를 포함한 정책적 프레임워크 수립 △ 부처나 기관별 추진전략 등 세부적 실행지침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있다.

호주역시 거버먼트2.0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때는 모두 공개하고 공개하지 않을 입증책임 역시 정부가 지도록 했다. 영국역시 유사한 정책을 시행중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국가정보화기본법을 통해 선언적으로나마 이같은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윤 지원장은 "국내 법체계에 거버먼트 2.0의 기본개념은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만큼 구체화되지 못했다"면서 "근본적으로 정부가 적게 통제하고 스스로 플랫폼화해 민간과 소통하려는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공개하느냐가 문제=인식전환과 함께 또 다른 문제는 공개의 방법론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해외와 같은 거버먼트2.0 개념이 구현되기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일단 정부가 공개하는 정보에 있어 사생활침해나 정보의 부정확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송정희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은 "서울시내 도처 CCTV의 줌기능을 활용한 `윈도투 서울'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시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되어 줌기능을 제한했다"면서 "공적인 측면의 정보와 민간이 원하는 정보는 기준과 시각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황종성 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은 나아가 "거버먼트 2.0은 미국식 사고의 산물이며 우리의 동양식 정부관을 감안하고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식 사고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정보에 대해서는 상당한 신뢰성이나 의존성이 전제되는 만큼 정부에 대한 새로운 역할이나 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그동안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데에는 정보자체가 부정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적도(地籍圖)가 대표적인데 무작정 공개시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결국 정보공개이전에 신뢰성을 담보할 충분한 안전장치에 대한 고민도 선행되어야한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으로 정치적 측면에서 정부의 정보공개에 대한 의식전환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소위 웹2.0은 참여와 개방, 공유의 개념이 전제된 것이고 정부 역시 이를 언급했지만 실상 수요자인 국민보다는 공급자 측면의 의식만 투영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목받는 거버먼트2.0 역시 민주적 참여보다는 행정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차원에서 접근됨으로써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진정한 거버먼트2.0을 위해서는 정부나 정치권의 의식전환이 선행되어야한다"면서 "현정부 들어 네티즌의 의사표현이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거버먼트 2.0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다소 예민한 정보라도 정부가 과감하게 개방해야 하며 비판을 수용할 아량과 태도, 개방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플랫폼화 역시 단순한 정보의 공개차원이 아닌 정부 스스로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 민간의 정보를 적극 찾아 나서고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병행되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조성훈기자 hoon21@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