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ㆍ티맥스 신제품에 도입… KTㆍ삼성 등 대기업도 가세
새로운 서비스나 소프트웨어를 발표하면서 별도 개발한 전용 서체를 전면에 내세우는 `글꼴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최대 수억원대 비용이 들지만 디스플레이 제품 발전에 맞춰 가독성을 높이고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감성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가 최근 공개한 `한컴오피스 2010' 베타버전에는 새 글꼴 `함초롬체'가 기본 폰트로 설정돼 있다. 그동안 신명조, 윈도 바탕체 등을 사용해 온 한컴이 독자 개발한 폰트를 기본 글꼴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2년만에 완성된 함초롬체는 어떤 해상도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힌팅(hinting)' 기술을 적용해 가독성을 높였다. 민글자나 획이 많은 글자를 표현할 때 통일감을 주고 직사각형 형태의 장체로 변화를 주어 줄당 들어가는 글자수가 1.5자 정도 늘어났다. 특히 옛한글을 완벽하게 디지털로 표현하는 첫 글꼴로, 기술표준원의 옛한글 처리 표준에 따라 옛한글 수십자와 호환글자 1800여자, 사용자지정영역 5300여자 등을 추가 개발해 한글 고문서를 워드프로세서로 그대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지수 한글과컴퓨터 한컴오피스팀 부장은 "낡은 이미지를 개선하고 옛한글 지원으로 가장 아래한글다운 느낌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티맥스코어가 개발 중인 PC용 운영체제 `티맥스윈도'에도 독자 개발한 `티맥스고딕체'가 포함돼 있다. 기존 고딕보다 자간 공간을 확보해 가독성을 높였고 한국적 곡선의 특징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옛 목가구 등의 금속부분인 장석문양 형태를 접목한 `티맥스명조체'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KT는 지난 7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올레체'를 선보였고, 하나금융그룹도 전용글꼴 `하나체'를 개발해 공개했다. 삼성 역시 그룹 차원에서 전용서체 개발을 마치고 곧 배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용글꼴 개발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비용이 소요된다. MS가 윈도 기본 글꼴로 사용하고 있는 `맑은고딕체'는 2년간 1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3단계까지 진행된 서울시 '서울체' 개발 사업은 단계별로 1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됐다. 글꼴 개발업체 관계자는 "한글 글꼴 개발은 영문보다 10배 이상의 비용이 더 들어가고 `힌팅'같은 고급 작업이 추가되면 2~3배 이상 비용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전용글꼴 개발에 나서는 것은 제품 차별화와 일관된 기업 아이덴티티 때문이다. 과거에는 로고, 상표를 통일하고 대표색을 지정하는 정도였으나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별 통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글꼴까지 통일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대필 윤디자인연구소 상무는 "최근에는 간판, 인쇄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 외에 다양한 크기의 단말기와 웹사이트 등 노출해야 채널이 늘어 호환성이 있는 글꼴 개발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는 전용서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 기업들은 물론 기업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려는 금융사를 중심으로 자사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전용서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체'의 성공에 자극 받은 지자체들이 잇달아 시정 홍보의 일환으로 전용글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천대필 상무는 "과거 글꼴 1종 개발에 1년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개발 툴 등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4개월 정도로 줄었고 고급 옵션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통일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려는 기업을 중심으로 전용글꼴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사진설명 : 주요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면서 별도 개발한 전용 서체를 전면에 내세우는 '글꼴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서울 구의동 한글과컴퓨터 직원들이 새로 개발한 서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한글과컴퓨터가 최근 공개한 `한컴오피스 2010' 베타버전에는 새 글꼴 `함초롬체'가 기본 폰트로 설정돼 있다. 그동안 신명조, 윈도 바탕체 등을 사용해 온 한컴이 독자 개발한 폰트를 기본 글꼴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2년만에 완성된 함초롬체는 어떤 해상도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힌팅(hinting)' 기술을 적용해 가독성을 높였다. 민글자나 획이 많은 글자를 표현할 때 통일감을 주고 직사각형 형태의 장체로 변화를 주어 줄당 들어가는 글자수가 1.5자 정도 늘어났다. 특히 옛한글을 완벽하게 디지털로 표현하는 첫 글꼴로, 기술표준원의 옛한글 처리 표준에 따라 옛한글 수십자와 호환글자 1800여자, 사용자지정영역 5300여자 등을 추가 개발해 한글 고문서를 워드프로세서로 그대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지수 한글과컴퓨터 한컴오피스팀 부장은 "낡은 이미지를 개선하고 옛한글 지원으로 가장 아래한글다운 느낌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티맥스코어가 개발 중인 PC용 운영체제 `티맥스윈도'에도 독자 개발한 `티맥스고딕체'가 포함돼 있다. 기존 고딕보다 자간 공간을 확보해 가독성을 높였고 한국적 곡선의 특징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옛 목가구 등의 금속부분인 장석문양 형태를 접목한 `티맥스명조체'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KT는 지난 7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올레체'를 선보였고, 하나금융그룹도 전용글꼴 `하나체'를 개발해 공개했다. 삼성 역시 그룹 차원에서 전용서체 개발을 마치고 곧 배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용글꼴 개발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비용이 소요된다. MS가 윈도 기본 글꼴로 사용하고 있는 `맑은고딕체'는 2년간 1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3단계까지 진행된 서울시 '서울체' 개발 사업은 단계별로 1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됐다. 글꼴 개발업체 관계자는 "한글 글꼴 개발은 영문보다 10배 이상의 비용이 더 들어가고 `힌팅'같은 고급 작업이 추가되면 2~3배 이상 비용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전용글꼴 개발에 나서는 것은 제품 차별화와 일관된 기업 아이덴티티 때문이다. 과거에는 로고, 상표를 통일하고 대표색을 지정하는 정도였으나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별 통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글꼴까지 통일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대필 윤디자인연구소 상무는 "최근에는 간판, 인쇄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 외에 다양한 크기의 단말기와 웹사이트 등 노출해야 채널이 늘어 호환성이 있는 글꼴 개발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는 전용서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 기업들은 물론 기업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려는 금융사를 중심으로 자사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전용서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체'의 성공에 자극 받은 지자체들이 잇달아 시정 홍보의 일환으로 전용글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천대필 상무는 "과거 글꼴 1종 개발에 1년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개발 툴 등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4개월 정도로 줄었고 고급 옵션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통일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려는 기업을 중심으로 전용글꼴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사진설명 : 주요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면서 별도 개발한 전용 서체를 전면에 내세우는 '글꼴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서울 구의동 한글과컴퓨터 직원들이 새로 개발한 서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