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플랫폼 춘추전국시대, 한국의 선택은

모바일 글로벌시장 경쟁력 플랫폼에 달렸다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모바일 플랫폼 춘추전국시대, 한국의 선택은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플랫폼(Platform)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휴대폰과 같은 휴대용 모바일 기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플랫폼 경쟁력이 하드웨어 경쟁력은 물론 콘텐츠와 서비스의 경쟁력까지 결정하는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플랫폼을 쓰느냐는 단순한 기호선택의 문제가 아닌, 콘텐츠→서비스→단말 등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생태계의 성공적 조성 여부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플랫폼은 모바일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어떤 플랫폼 쓰느냐가 모바일 생태계 조성 잣대
새 부가가치 창출 모바일 경쟁력 핵심 자리매김
삼성전자 '바다' 등 한국도 글로벌시장에 출사표


현재 상용화된 모바일 플랫폼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 노키아의 심비안, 애플의 OS(운영체제) X, 구글의 안드로이드, 리눅스 진영의 리모, 림의 블랙베리, 팜의 웹OS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복잡할 정도다. 각각의 플랫폼이 모두 특장점을 지녔으며, 메가 트렌드적 대세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가히 춘추 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플랫폼 분야에서는 `한국형'이란 폐쇄성을 고집해오면서 글로벌 트렌드에는 한 발 이상 뒤쳐진 게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경쟁의 관건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플랫폼)로 전환되면서 한국의 모바일 업계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최근의 아이폰(애플) VS. T옴니아(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전쟁이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모바일 플랫폼 무한경쟁 시대, 한국의 선택은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편집자주>


◇모바일 플랫폼이란〓플랫폼이란 휴대폰과 같은 이동단말에서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실행 환경을 말한다. PC의 운영체제(OS)와 같은 것으로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브레인 역할을 한다.

우리가 통상 이야기하는 모바일 플랫폼은 크게 단말 플랫폼과 서버 플랫폼으로 나뉜다. 단말 플랫폼은 운영체제ㆍ미들웨어ㆍ브라우저와 같이 단말기에 탑재되는 것을 말하고, 서버 플랫폼은 인증 및 과금, 게이트웨이,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와 같은 서버단에 탑재되는 플랫폼을 이야기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말기에 탑재되는 단말 플랫폼이 곧 모바일 플랫폼인 셈이다.

초창기 플랫폼은 단순히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기능에 충실했다. 따라서 특별히 UI(사용자환경)라고 불릴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플랫폼의 매력을 느낄 수는 없었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중간자'의 역할만을 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의 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실행해주는 브레인 역할을 하고 독자적인 UI까지 갖추는 등 PC의 운영체제 수준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왜 모바일 플랫폼인가〓모바일 플랫폼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부터 논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음성에서 데이터로 트래픽 전환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네트워크와 단말기의 진화가 자리하고 있다.

우선 네트워크는 3세대(G), 와이파이, 와이브로 등 점차 첨단화, 복합화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사용의 접근권을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휴대폰과 같은 이동단말기기는 손안의 PC로 불릴만큼 고사양화되고 있다. 이런 네트워크와 단말의 진화는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의 예견처럼, 앞으로 소비자들은 유선 인터넷환경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모바일에서도 이용하길 원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시장 조사업체인 ABI리서치가 오는 2014년 전세계 모바일 데이터의 월 평균 사용량이 약 1.6엑사바이트(16억 기가바이트)로, 지난 2008년도 전체의 모바일 트래픽과 맞먹을 정도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손안에 쥐어진 이동단말기의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진화는 불가피하며, 특히 소프트웨어적 진화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의 역할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모바일 플랫폼을 쓰느냐는 고객이 어떤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하느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플랫폼이냐〓모바일 플랫폼의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스마트폰 경쟁이다. 스마트폰은 독자적인 플랫폼을 탑재하고 이에 기반한 콘텐츠와 서비스와 개발ㆍ판매ㆍ이익배분 하는 온라인 장터, 여기에 연계된 이통사와 소비자들로 구성된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해가고 있다.

특히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느냐는 소비자가 어떤 콘텐츠와 서비스를 사용하고, 어떤 모바일 생태계에 속하게되느냐를 결정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의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독자적인 OS X란 플랫폼과 앱스토어란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 개발자들이 OS X에 기반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개발, 공급, 판매, 이익을 배분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꾸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이폰뿐만이 아니라,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 노키아의 오비닷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마켓 등도 마찬가지다.

현재 상용화된 플랫폼가운데 메가트렌드적 대세로 불릴만한 것은 없다. 애플 아이폰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는 있지만, 조만간 등장할 안드로이드와 재기를 노리는 윈도모바일의 역공 등은 만만치 않은 변수로 보인다.

이런 플랫폼의 특징은 개방이냐 폐쇄냐를 두고 구분을 한다. 애플과 윈도모바일 등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이며,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리눅스 진영의 리모는 개방형을 고수하고 있다.

개방과 폐쇄 가운데 `어느 것이 좋은가'의 문제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폐쇄는 다른 계통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허용하지는 않지만, 항상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최적화면에서는 우수하다. 물론 폐쇄성 때문에 독자적인 기술표준으로 고립되는 이른바 `갈라파고스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반면 개방형은 `카피 레프트'의 정신에 따라 누구든지 소스를 받아 자유롭게 수정, 배포, 판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너무나 많은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 혼란과 불편함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세계는 지금 개방이든 폐쇄든 독자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가면서 모바일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취약한 한국의 현실은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크게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위피(WIPI)라는 한국형 무선인터넷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시장 확대란 쾌거를 이루기는 했지만, 한국형이란 고립성 때문에 한계를 맞았다.

지난 4월 위피 의무화 해제로 위피는 새로운 진로 모색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트렌드인 개방성과 범용 OS란 트렌드를 받아들이기 위한 행보를 하고 있지만,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한국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2위(삼성전자)와 3위(LG전자)인 휴대폰 업체를 거느리고 있으며, 한국 이통사의 네트워크 경쟁력 역시 일류급이다.

하지만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력은 이제 변화를 맞고 있다. 한마디로 소프트웨어적(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이 없이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우며, 모바일 생태계 조성도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애플의 수익률이 30%대를 오가는 것은 바로 아이폰의 하드웨어 경쟁력이 아닌 플랫폼 경쟁력에서 나온다는 것은 우리 이통사와 단말업체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최근 바다(bada)란 독자 플랫폼 개발과 상용화에 나선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다. 삼성은 이르면 이번주에 영국에서 바다 플랫폼 론칭 행사를 갖고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시험대에 오른다.

그러나 신생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아직은 안갯 속이다. 모바일이란 생태계에서 바다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지 여부는 이통사들의 채택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바다가 쟁쟁한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을 제치고 주목받은 또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는 한국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향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모바일 시대의 경쟁력, 그 답은 플랫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응열ㆍ조성훈기자 uykim@ㆍhoon21@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