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햇살과 물을 적절하게 공급받지 못하면 꽃은 죽는다. 사람에게 물과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은 `관심'이다. 따뜻한 관심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조직을 성장시킨다.
특히 의사결정권자의 `관심사'는 조직의 큰 방향을 결정함으로써 궁극적인 미래가 된다. 따라서 수장의 관심사는 합리적이고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한 순간 잘못된 관심사는 조직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과 통신의 양 날개를 단 규제와 진흥기구다. 또, 융합서비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산업 규모를 확장하는 임무도 맡는다. 그런데 발족한지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 방통위가 방송의 날개로만 날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사실 출범 이후 방통위가 내 놓은 정책들을 보면 미디어분야 편중현상이 심하다. 특정방송사 사장교체 관련 에너지 소모를 제외하더라도,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IPTV 활성화에 목청을 높였고 미디어법 통과를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젠 종합편성채널사업자 선정, 보도PP사업자 선정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직접 개입한 정책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1월 현재 가까스로 실시간 가입자 100만을 넘긴 IPTV는 사업자에겐 빛 좋은 개살구다. 사업자들은 ARPU 밝히기를 꺼릴 정도다. 정부가 연말까지 정책적으로 내 건 200만 가입자 달성을 위해 유료방송 IPTV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에 끼워주는 무료방송처럼 돼버렸다. 뉴미디어 등장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이 건강해지지 못하고 더 혼탁해졌다는 지적이다.
통신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정책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고민을 거듭했다며 내 놓은 와이브로 활성화정책은 특별한 게 없고, 신규시장 돌파구로 생각되던 무선인터넷도 `개방의 한계`에 부닥쳐 뚜렷한 변화가 안 보인다. 관심을 끌고 있는 800/900MHz 주파수 할당도 자칫 내년으로 넘어갈 태세다. 12월에 처리해야할 시급한 방송통신관련 법안과 예산안, 국회의 정치적 변수 등을 생각하면 주파수 할당 공고가 연내에 나올 것인지는 미지수다.
요즘 통신업계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위원회가 된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말을 자주 듣는다. 통신정책의 부재를 꼬집은 것인데, 이들은 "오히려 그래서 더 좋다"고까지 말한다. 긴장하지 않고, 신경을 좀 덜 써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해바라기식 위원장 관심사 쫓기 속에 방통위에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의 방송통신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적 손실이다. 방통위 조직 출범이후 정보통신부조직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절대인력도 문제지만, 남은 인력마저도 대부분 방송영역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 영역에서 벗어난 사람은 소외되기 일쑤다.
방통위의 현재 최대 관심사는 종편사업자 선정에 있다. 방통위는 종편선정을 위한 TFT에 방통위 기획조정실장,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방송정책국장, 통신정책국장, 이용자보호국장 등 5명의 실국장을 포함시켰다. 방통위 전체가 종편선정에 몰두한 셈이다.
지금 관심을 받지 못한다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모든 실국이 특정 사안에 시선을 집중하는 동안, 방통위의 한쪽 날개는 마비지경이다.
설립 1년 8개월. 방통위는 합의제 위원회의 한계 속에 다시 독임제 행정부처의 필요성을 요구받고 있다. 여전히 방통위 조직의 위상과 정체성은 혼란스럽다.
특히 의사결정권자의 `관심사'는 조직의 큰 방향을 결정함으로써 궁극적인 미래가 된다. 따라서 수장의 관심사는 합리적이고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한 순간 잘못된 관심사는 조직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과 통신의 양 날개를 단 규제와 진흥기구다. 또, 융합서비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산업 규모를 확장하는 임무도 맡는다. 그런데 발족한지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 방통위가 방송의 날개로만 날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사실 출범 이후 방통위가 내 놓은 정책들을 보면 미디어분야 편중현상이 심하다. 특정방송사 사장교체 관련 에너지 소모를 제외하더라도,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IPTV 활성화에 목청을 높였고 미디어법 통과를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젠 종합편성채널사업자 선정, 보도PP사업자 선정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직접 개입한 정책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1월 현재 가까스로 실시간 가입자 100만을 넘긴 IPTV는 사업자에겐 빛 좋은 개살구다. 사업자들은 ARPU 밝히기를 꺼릴 정도다. 정부가 연말까지 정책적으로 내 건 200만 가입자 달성을 위해 유료방송 IPTV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에 끼워주는 무료방송처럼 돼버렸다. 뉴미디어 등장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이 건강해지지 못하고 더 혼탁해졌다는 지적이다.
통신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정책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고민을 거듭했다며 내 놓은 와이브로 활성화정책은 특별한 게 없고, 신규시장 돌파구로 생각되던 무선인터넷도 `개방의 한계`에 부닥쳐 뚜렷한 변화가 안 보인다. 관심을 끌고 있는 800/900MHz 주파수 할당도 자칫 내년으로 넘어갈 태세다. 12월에 처리해야할 시급한 방송통신관련 법안과 예산안, 국회의 정치적 변수 등을 생각하면 주파수 할당 공고가 연내에 나올 것인지는 미지수다.
요즘 통신업계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위원회가 된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말을 자주 듣는다. 통신정책의 부재를 꼬집은 것인데, 이들은 "오히려 그래서 더 좋다"고까지 말한다. 긴장하지 않고, 신경을 좀 덜 써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해바라기식 위원장 관심사 쫓기 속에 방통위에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의 방송통신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적 손실이다. 방통위 조직 출범이후 정보통신부조직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절대인력도 문제지만, 남은 인력마저도 대부분 방송영역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 영역에서 벗어난 사람은 소외되기 일쑤다.
방통위의 현재 최대 관심사는 종편사업자 선정에 있다. 방통위는 종편선정을 위한 TFT에 방통위 기획조정실장,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방송정책국장, 통신정책국장, 이용자보호국장 등 5명의 실국장을 포함시켰다. 방통위 전체가 종편선정에 몰두한 셈이다.
지금 관심을 받지 못한다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모든 실국이 특정 사안에 시선을 집중하는 동안, 방통위의 한쪽 날개는 마비지경이다.
설립 1년 8개월. 방통위는 합의제 위원회의 한계 속에 다시 독임제 행정부처의 필요성을 요구받고 있다. 여전히 방통위 조직의 위상과 정체성은 혼란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