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무게 측정 과정서 물질의 성질 파악
기체상태 이온으로 바꿔 분석… 신약ㆍ고분자소재 개발 등에 활용
기체상태 이온으로 바꿔 분석… 신약ㆍ고분자소재 개발 등에 활용
난치병 치료 신약이나 새로운 고분자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가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생활주변의 각종 물질을 계속해서 잘게 잘라나가다 보면 마지막에는 분자 단위의 물질이 남게 됩니다. 물론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는 원자이지만, 그 물질이 갖고 있는 색깔이나 무게, 냄새, 감촉 등 고유의 성질이 그대로 남겨져 있는 최소 단위는 바로 분자입니다.
신약이나 각종 신소재 개발을 위해 각종 물질 분석에 사용되는 장치가 바로 질량분석기(Mass Spectrometer)입니다. 질량분석기는 물질의 최소 단위인 분자의 무게(질량)를 측정하는 분석장비입니다. 하지만 그 목적은 단순히 저울처럼 무게만 재는 것이 아닙니다. 질량 측정을 통해 그 분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알아내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저울처럼 무게를 재는 것만으로 그 물질의 성질을 알아낸다는 것이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체중계에 올라섰을 때 체중이 60㎏으로 나온 결과만을 보고 누구인지, 또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분자 단위에서는 질량이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질량분석기의 원리=일반적으로 물질에는 여러 가지의 분자들이 포함돼 있으며, 고체나 액체 상태에서는 각각의 분자가 떨어져 있지 않지만 기체상태에서는 분자 단위로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질량분석기는 분석하려는 물질(시료)에 양(+) 전하나 음(-) 전하를 부여해 기체상태의 이온으로 바꿔 그 질량을 측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수소 분자의 질량을 알고 있고 측정하려는 분자의 무게가 수소와 같다면 측정하려는 분자가 바로 수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 이온을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으로 통과시키면 분자의 무게에 따라 이동속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즉 무게가 가벼운 분자는 빠르게 이동하는 반면 무거운 분자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이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무게 순으로 분자들을 줄을 세워놓은 뒤 이온의 개수를 세어보면 측정하려는 물질 속에 어떤 분자가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즉 무게 측정만으로 분자의 종류와 양을 알아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질량분석기의 역사와 종류=질량분석기는 1912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J J 톰슨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후 톰슨의 연구팀은 물리학과 화학분야에서 총 7개의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질량분석 기술은 분석하려는 시료를 분자 이온으로 만드는 `이온화 방법'과 이를 이용해 측정을 하는 분석기술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온화 방법은 전기적 열전자를 이용하는 전자 이온화, 시료와 반응기체를 함께 넣어 이들간 화학반응을 이용하는 화학이온화, 고속원자 폭격법 등이 있습니다.
이온화 기법을 이용하는 질량분석기의 종류는 사중극자(Quadrupole) 질량분석기, 자기섹터 질량분석기, 비행시간 질량분석기 등이 있습니다. 사중극자 질량분석기는 신약개발 같은 약물 정량분석에 많이 사용되며, 비행시간 질량분석기는 측정감도가 매우 뛰어납니다. 분자영상질량분석기는 생체조직에 포함된 분자들의 분포를 각각 다른 색상으로 한 장의 사진 위에 모두 그려주는 것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질량분석기들이 있는데, 특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 `15T FT-ICR MS'(Fourier Transform Ion Cyclotron Resonance Mass Spectrometer)를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이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는 초전도 자석 내에서 이온의 회전 주파수를 측정해 분자무게를 측정하는 장비로, 가장 가벼운 분자인 수소분자의 100만분 1의 무게 차이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초정밀 장비입니다.
◇질량분석기의 용도=질량분석기의 용도는 신약개발에서 독성물질 분석, 새로운 고분자 소재 개발, 법의학 등 매우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항암제인 택솔은 나무줄기에서 추출된 물질로,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이 물질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를 통해 신약으로 개발됐습니다. 세계적인 독성 오염물질인 다이옥신이 대기중이나 토양, 하천, 각종 동식물의 체내에 어느 정도 축적돼 어떤 악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내는 것도 질량분석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법의학에도 사용됩니다. 과학수사 드라마인 `CSI:과학수사대' 시리즈에 소개되는 법적 증거물의 대부분은 질량분석기가 있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현장에서 찾아낸 증거물이 작은 유리나 페인트 조각이었다면 이에 대한 질량분석을 통해 유리의 색과 굴절률, 페인트의 구성성분 등을 찾아내 가해차량을 찾아내게 됩니다.
질량분석기는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개발하는 과정에도 사용되는데, 새로 합성되는 고분자소재 분석을 통해 단순히 구성 성분뿐만 아니라 어떤 특성을 갖는지 알아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제공=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신약이나 각종 신소재 개발을 위해 각종 물질 분석에 사용되는 장치가 바로 질량분석기(Mass Spectrometer)입니다. 질량분석기는 물질의 최소 단위인 분자의 무게(질량)를 측정하는 분석장비입니다. 하지만 그 목적은 단순히 저울처럼 무게만 재는 것이 아닙니다. 질량 측정을 통해 그 분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알아내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저울처럼 무게를 재는 것만으로 그 물질의 성질을 알아낸다는 것이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체중계에 올라섰을 때 체중이 60㎏으로 나온 결과만을 보고 누구인지, 또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분자 단위에서는 질량이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질량분석기의 원리=일반적으로 물질에는 여러 가지의 분자들이 포함돼 있으며, 고체나 액체 상태에서는 각각의 분자가 떨어져 있지 않지만 기체상태에서는 분자 단위로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질량분석기는 분석하려는 물질(시료)에 양(+) 전하나 음(-) 전하를 부여해 기체상태의 이온으로 바꿔 그 질량을 측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수소 분자의 질량을 알고 있고 측정하려는 분자의 무게가 수소와 같다면 측정하려는 분자가 바로 수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 이온을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으로 통과시키면 분자의 무게에 따라 이동속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즉 무게가 가벼운 분자는 빠르게 이동하는 반면 무거운 분자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이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무게 순으로 분자들을 줄을 세워놓은 뒤 이온의 개수를 세어보면 측정하려는 물질 속에 어떤 분자가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즉 무게 측정만으로 분자의 종류와 양을 알아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질량분석기의 역사와 종류=질량분석기는 1912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J J 톰슨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후 톰슨의 연구팀은 물리학과 화학분야에서 총 7개의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질량분석 기술은 분석하려는 시료를 분자 이온으로 만드는 `이온화 방법'과 이를 이용해 측정을 하는 분석기술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온화 방법은 전기적 열전자를 이용하는 전자 이온화, 시료와 반응기체를 함께 넣어 이들간 화학반응을 이용하는 화학이온화, 고속원자 폭격법 등이 있습니다.
이온화 기법을 이용하는 질량분석기의 종류는 사중극자(Quadrupole) 질량분석기, 자기섹터 질량분석기, 비행시간 질량분석기 등이 있습니다. 사중극자 질량분석기는 신약개발 같은 약물 정량분석에 많이 사용되며, 비행시간 질량분석기는 측정감도가 매우 뛰어납니다. 분자영상질량분석기는 생체조직에 포함된 분자들의 분포를 각각 다른 색상으로 한 장의 사진 위에 모두 그려주는 것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질량분석기들이 있는데, 특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 `15T FT-ICR MS'(Fourier Transform Ion Cyclotron Resonance Mass Spectrometer)를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이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는 초전도 자석 내에서 이온의 회전 주파수를 측정해 분자무게를 측정하는 장비로, 가장 가벼운 분자인 수소분자의 100만분 1의 무게 차이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초정밀 장비입니다.
◇질량분석기의 용도=질량분석기의 용도는 신약개발에서 독성물질 분석, 새로운 고분자 소재 개발, 법의학 등 매우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항암제인 택솔은 나무줄기에서 추출된 물질로,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이 물질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를 통해 신약으로 개발됐습니다. 세계적인 독성 오염물질인 다이옥신이 대기중이나 토양, 하천, 각종 동식물의 체내에 어느 정도 축적돼 어떤 악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내는 것도 질량분석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법의학에도 사용됩니다. 과학수사 드라마인 `CSI:과학수사대' 시리즈에 소개되는 법적 증거물의 대부분은 질량분석기가 있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현장에서 찾아낸 증거물이 작은 유리나 페인트 조각이었다면 이에 대한 질량분석을 통해 유리의 색과 굴절률, 페인트의 구성성분 등을 찾아내 가해차량을 찾아내게 됩니다.
질량분석기는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개발하는 과정에도 사용되는데, 새로 합성되는 고분자소재 분석을 통해 단순히 구성 성분뿐만 아니라 어떤 특성을 갖는지 알아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제공=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