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ㆍ출원 특허 40여건 등 핵심 원천기술 확보
세계 최고 '추론엔진' 개발 성공 상용화 앞당겨
세계 최고 '추론엔진' 개발 성공 상용화 앞당겨
■ '시맨틱 웹' 기술연구 KISTI 선봉에 서다
#사례 1. 부쩍 추워진 날씨에 감기 기운이 있자 김현수(가명) 과장은 퇴근을 서두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김 과장은 자신의 에이전트(Personal Agent, 가상의 개인비서)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에이전트는 GPS를 통해 현재 김 과장의 위치를 파악한 후 집안의 가전 제어 에이전트에게 김 과장의 위치정보와 도착 예정시각을 전달해 준다. 정보를 받은 가전 제어 에이전트는 기상청 에이전트를 통해 외부의 기온을 파악한 뒤 보일러를 작동시켜 집안의 온도를 조절하기 시작한다.
김 과장의 휴식 스타일을 이미 학습하고 파악한 상태여서 시간대별, 집안 내 위치별로 최적화된 온도 조절을 수행한다. 집에 도착한 김 과장은 에이전트의 도움 덕분에 온기가 감도는 환경에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사례 2. 이철용(가명)씨는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아내와 `유럽 자유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예전 같으면 유럽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유럽 자유여행'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단순히 검색어를 포함하는 문서들만 얻을 수 있을 뿐 자신에게 적합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시맨틱 웹 기술이 검색분야에 도입되면서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씨는 `유럽에 20일간 자유여행을 하고 싶은데, 비용은 300만원 내로 맞춰주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반드시 포함시킨 관련 정보를 찾아 줘'라는 식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 에이전트에 요청했다. 그러자 상호운용적 콘텐츠들이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정확히 맞는 정보를 제공해 줘 의도한 대로 유럽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웹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차세대 웹의 핵심 기반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시맨틱 웹(Semantic Web)'이 구현해 줄 세상을 그려본 미래의 모습이다.
시맨틱 웹은 WWW(월드와이드웹)을 창시한 팀 버너스 리가 사용자와 콘텐츠가 제어 가능하지 않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기술이다. 이처럼 시맨틱 웹은 웹에서 정보와 서비스의 의미가 정확히 정의되고 이를 인간과 기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웹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컴퓨터가 정보자원의 뜻을 이해하고 논리적 추론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사람만이 읽고 해석하기 편리하게 설계돼 있는 현재의 웹을 진화시켜 컴퓨터와 사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언어로 표현해 기계들끼리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능형 웹인 셈이다.
예를 들어,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면 기계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주인공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시맨틱 웹인 것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기계가 인식 가능한 상호운용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기 위한 표준들의 특정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식별체계ㆍ온톨로지ㆍ추론의 결합체=시맨틱 웹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는 애매성을 허용하지 않게 하는 글로벌 식별체계 기술인 URI(Uniform Resource Identifier)로, 이는 현재 문서 위주의 웹을 데이터 웹으로 분해하고 데이터 내 모든 개체들에 식별자를 부여함으로써 사용자가 의미하는 정보만을 정확히 골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웹에서는 `이선희'라는 이름으로 검색할 경우 가수 `이선희'와 관련된 문서와 골프선수 `이선희'와 관련된 문서들을 모두 구별 없이 검색된다. 이는 현재의 웹이 개체간의 정확한 식별 뿐만 아니라 개체 인식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이식성과 연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데이터의 웹을 체계적으로 모델링하는 온톨로지 기술이다. 이 기술은 A라는 저자가 B라는 책을 저술한 경우, `A-저술관계-B'와 같이 관계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만일 B라는 책이 C라는 저자의 저서에 인용이 됐다고 가정하면 `B-인용관계-C'와 같이 이전 데이터와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연속적 표현이 가능하다.
셋째로 온톨로지에 모델링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지식을 골라내고 이를 새로운 관계로 만드는 추론(Reasoning, 인간의 두뇌 역할)기술이다. 이 기술은 B라는 공통 요소를 이용해 `A-인용관계-C'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고 더 나아가 저자와 저자들을 묶는 소셜 네트워크도 쉽게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이 기술을 정치분야에 적용하면 정치인들간의 인맥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구축할 수 있으며, 특허ㆍ논문분야에 적용하면 유망 기술 트렌드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진다.
결국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상호운용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시맨틱 웹은 URI에 기반을 둔 식별체계를 제시하고 경직된 데이터 포맷인 DB 스키마 대신 로직과 온톨로지를 이용해 변경확장이 용이한 서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해 주는 동시에 추론을 통해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웹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의 플랫폼'을 실현시킬 수 있게 해준다.
◇시맨틱 웹 기술을 주도하는 KISTI=국내 시맨틱 웹 기술을 주도하는 연구기관은 바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박영서)이다. KISTI는 지난 2005년 지능형 시맨틱 웹 서비스 플랫폼인 `온토플레임(OntoFrame)'를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시맨틱 웹 연구에 착수했다. 현재 시맨틱 웹 관련 등록 및 출원 특허수가 40여 건을 넘는 등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한국학술진흥재단(현재 한국연구재단)과 기술표준원, 법무부의 정보 서비스 고도화에 실제 적용함으로써 시맨틱 웹 기술의 효용성을 입증해 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시맨틱 웹 기술 분야 중 우리나라가 특히 취약한 추론엔진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온토리즈너(OntoReasoner) 3.0'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시맨틱 웹 기술의 상용화를 한층 앞당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시맨틱 웹 기술의 상용화는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추론엔진의 성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온토텍스트(Ontotext)사의 빅아울림(BigOWLIM)과 프란츠(Franz)사의 알레그로그래프(AllegroGraph)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용 추론엔진으로 주목받고 있었으며, 국내에서도 몇 해 전부터 KISTI와 ETRI, 숭실대 등 일부 기관들에서 추론엔진을 개발해 왔으나 세계적 수준의 추론엔진과는 기술적 격차가 상당히 컸다.
이번에 개발된 OntoReasoner 3.0은 객관적인 성능 평가를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면서 인정받고 있는 벤치마킹 데이터 집합인 LUBM(8000)을 사용했다. 이 LUBM(8000)은 시맨틱 웹 기술의 상용화를 가늠할 수 있는 10억 개가 넘는 RDF 트리플(시맨틱 지식표현 단위)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이용해 성능을 측정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며 아직 국내에서 이 데이터 집합을 처리할 수 있는 추론엔진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KISTI 정한민 박사는 "이번 추론엔진 개발을 계기로 2010년 최대 3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맨틱 웹 관련 시장규모를 기준으로 추론엔진 시장의 수입대체 효과가 최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사례 1. 부쩍 추워진 날씨에 감기 기운이 있자 김현수(가명) 과장은 퇴근을 서두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김 과장은 자신의 에이전트(Personal Agent, 가상의 개인비서)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에이전트는 GPS를 통해 현재 김 과장의 위치를 파악한 후 집안의 가전 제어 에이전트에게 김 과장의 위치정보와 도착 예정시각을 전달해 준다. 정보를 받은 가전 제어 에이전트는 기상청 에이전트를 통해 외부의 기온을 파악한 뒤 보일러를 작동시켜 집안의 온도를 조절하기 시작한다.
김 과장의 휴식 스타일을 이미 학습하고 파악한 상태여서 시간대별, 집안 내 위치별로 최적화된 온도 조절을 수행한다. 집에 도착한 김 과장은 에이전트의 도움 덕분에 온기가 감도는 환경에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사례 2. 이철용(가명)씨는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아내와 `유럽 자유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예전 같으면 유럽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유럽 자유여행'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단순히 검색어를 포함하는 문서들만 얻을 수 있을 뿐 자신에게 적합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시맨틱 웹 기술이 검색분야에 도입되면서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씨는 `유럽에 20일간 자유여행을 하고 싶은데, 비용은 300만원 내로 맞춰주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반드시 포함시킨 관련 정보를 찾아 줘'라는 식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 에이전트에 요청했다. 그러자 상호운용적 콘텐츠들이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정확히 맞는 정보를 제공해 줘 의도한 대로 유럽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웹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차세대 웹의 핵심 기반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시맨틱 웹(Semantic Web)'이 구현해 줄 세상을 그려본 미래의 모습이다.
시맨틱 웹은 WWW(월드와이드웹)을 창시한 팀 버너스 리가 사용자와 콘텐츠가 제어 가능하지 않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기술이다. 이처럼 시맨틱 웹은 웹에서 정보와 서비스의 의미가 정확히 정의되고 이를 인간과 기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웹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컴퓨터가 정보자원의 뜻을 이해하고 논리적 추론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사람만이 읽고 해석하기 편리하게 설계돼 있는 현재의 웹을 진화시켜 컴퓨터와 사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언어로 표현해 기계들끼리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능형 웹인 셈이다.
예를 들어,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면 기계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주인공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시맨틱 웹인 것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기계가 인식 가능한 상호운용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기 위한 표준들의 특정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식별체계ㆍ온톨로지ㆍ추론의 결합체=시맨틱 웹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는 애매성을 허용하지 않게 하는 글로벌 식별체계 기술인 URI(Uniform Resource Identifier)로, 이는 현재 문서 위주의 웹을 데이터 웹으로 분해하고 데이터 내 모든 개체들에 식별자를 부여함으로써 사용자가 의미하는 정보만을 정확히 골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웹에서는 `이선희'라는 이름으로 검색할 경우 가수 `이선희'와 관련된 문서와 골프선수 `이선희'와 관련된 문서들을 모두 구별 없이 검색된다. 이는 현재의 웹이 개체간의 정확한 식별 뿐만 아니라 개체 인식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이식성과 연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데이터의 웹을 체계적으로 모델링하는 온톨로지 기술이다. 이 기술은 A라는 저자가 B라는 책을 저술한 경우, `A-저술관계-B'와 같이 관계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만일 B라는 책이 C라는 저자의 저서에 인용이 됐다고 가정하면 `B-인용관계-C'와 같이 이전 데이터와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연속적 표현이 가능하다.
셋째로 온톨로지에 모델링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지식을 골라내고 이를 새로운 관계로 만드는 추론(Reasoning, 인간의 두뇌 역할)기술이다. 이 기술은 B라는 공통 요소를 이용해 `A-인용관계-C'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고 더 나아가 저자와 저자들을 묶는 소셜 네트워크도 쉽게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이 기술을 정치분야에 적용하면 정치인들간의 인맥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구축할 수 있으며, 특허ㆍ논문분야에 적용하면 유망 기술 트렌드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진다.
결국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상호운용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시맨틱 웹은 URI에 기반을 둔 식별체계를 제시하고 경직된 데이터 포맷인 DB 스키마 대신 로직과 온톨로지를 이용해 변경확장이 용이한 서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해 주는 동시에 추론을 통해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웹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의 플랫폼'을 실현시킬 수 있게 해준다.
◇시맨틱 웹 기술을 주도하는 KISTI=국내 시맨틱 웹 기술을 주도하는 연구기관은 바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박영서)이다. KISTI는 지난 2005년 지능형 시맨틱 웹 서비스 플랫폼인 `온토플레임(OntoFrame)'를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시맨틱 웹 연구에 착수했다. 현재 시맨틱 웹 관련 등록 및 출원 특허수가 40여 건을 넘는 등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한국학술진흥재단(현재 한국연구재단)과 기술표준원, 법무부의 정보 서비스 고도화에 실제 적용함으로써 시맨틱 웹 기술의 효용성을 입증해 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시맨틱 웹 기술 분야 중 우리나라가 특히 취약한 추론엔진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온토리즈너(OntoReasoner) 3.0'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시맨틱 웹 기술의 상용화를 한층 앞당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시맨틱 웹 기술의 상용화는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추론엔진의 성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온토텍스트(Ontotext)사의 빅아울림(BigOWLIM)과 프란츠(Franz)사의 알레그로그래프(AllegroGraph)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용 추론엔진으로 주목받고 있었으며, 국내에서도 몇 해 전부터 KISTI와 ETRI, 숭실대 등 일부 기관들에서 추론엔진을 개발해 왔으나 세계적 수준의 추론엔진과는 기술적 격차가 상당히 컸다.
이번에 개발된 OntoReasoner 3.0은 객관적인 성능 평가를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면서 인정받고 있는 벤치마킹 데이터 집합인 LUBM(8000)을 사용했다. 이 LUBM(8000)은 시맨틱 웹 기술의 상용화를 가늠할 수 있는 10억 개가 넘는 RDF 트리플(시맨틱 지식표현 단위)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이용해 성능을 측정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며 아직 국내에서 이 데이터 집합을 처리할 수 있는 추론엔진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KISTI 정한민 박사는 "이번 추론엔진 개발을 계기로 2010년 최대 3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맨틱 웹 관련 시장규모를 기준으로 추론엔진 시장의 수입대체 효과가 최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