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600만 시대 열린다

통신비 줄이고 품질은 높이고∼ 대중화 앞당겼다

서비스 큰폭 개선… 내년 상반기 1000만 예상
유무선 결합 'FMC' 기술경쟁 가속화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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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전화 600만 시대

인터넷전화 가입자 600만 시대가 열린다.

현재 2100만에 달하는 일반유선전화(PSTN) 가입자의 30%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이같은 추세라면 인터넷전화는 내년 상반기 중 1000만 가입자를 넘어 유선전화 시장에서 PSTN과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화 대중화 시대를 맞아 그 동안의 성장과정과 통신시장에 미칠 파장, 그리고 남아있는 과제를 짚어본다.

◇인터넷전화, 미약한 시작=인터넷을 통한 음성통화는 1995년 보컬텍(Vocaltec)사가 PC to PC 방식의 인터넷전화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도 2000년 1월 새롬기술이 `다이얼패드'라는 이름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했다. 그러나 서비스 품질 저하, 법제도의 미비, 착신 번호 부재,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등의 한계를 드러내며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이후 정부는 통신망이 IP기반으로 진화함에 따라 인터넷전화가 기존의 PSTN 전화를 대체할 차세대 서비스라는 인식 하에 인터넷전화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인터넷전화를 기간통신 역무로 정의해 규제 대상 서비스로 편입했고, 070 식별번호를 부여해 착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최저 품질기준을 마련함으로써 품질 보장 장치도 마련했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으로 통화품질 향상, 이용자 편의성 등이 확보되면서 인터넷전화는 2002년부터 새로운 유형의 통신서비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해온 기존 시내전화 사업자들이 매출 잠식을 우려해 서비스 제공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시장은 답보상태에 있었다.

◇LG데이콤 인터넷전화 파란=2007년 6월 LG데이콤이 국내 최초로 가정 고객 대상 인터넷 전화 상품을 내놓은 게 대중화의 신호탄이다.

LG데이콤은 기존 집전화 대비 획기적으로 저렴한 요금으로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로 100년을 이어온 PSTN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전화 고유 식별번호인 070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있었지만 가입자간 무료통화 등 인터넷전화의 장점에 대한 적극적 홍보로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2008년 10월 시행된 시내전화-인터넷전화간 번호이동제는 인터넷전화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070으로의 번호변경에 대한 부담감을 없앰으로써 기존 집전화의 대체재로 자리매김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LG데이콤의 선전에 자극받은 KT, SK브로드밴드 역시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파이자체가 커졌다.

지난해말 248만명이던 국내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올들어 사업자들의 열띤 마케팅과 가입자 유치전, 번호이동 제도개선 등에 힘입어 10월말 현재 589만명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는 이달 중 600만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가입자 600만은 PSTN과 인터넷전화를 합한 유선전화 전체 가입자 2600만의 23%를 차지하는 수치다. 2000년 국내 첫 선을 보인 뒤 250만 가입자를 확보하기까지 꼬박 8년이 걸렸던 인터넷전화는 올 들어 10개월만에 350만 가입자를 추가했다. 지난 2007년 말 61만명이던 것에 비춰보면 2년만에 가입자 규모가 무려 10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선두주자인 LG데이콤의 myLG070이 지속적 마케팅 드라이브가 주효하면서 지난 3일 가입자 200만을 돌파했고 KT와 SK브로드밴드도 10월 말 기준으로 각각 140만, 99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힘을 보탠 결과다. 연말께로 예상했던 600만 가입자가 조기 달성됨에 따라, 내년 중 1000만 가입자 돌파도 내다보게 됐다.

같은 기간 PSTN 집전화는 가입자가 급감하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유선전화 가입자는 2055만으로, 한달 사이 약 20만명이 줄었다. 특히 지난 9월 10일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가 간소화되면서 이탈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어, 가입자 2000만 선을 지키는 것도 위태롭다. KT의 경우 집전화가입자는 1855만명으로 줄었는데, 9월 한 달만 19만명이 빠져나갔다.

◇통신시장 `경쟁촉발자'역할=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 시장에서 경쟁 촉발자로서 통신요금 인하와 서비스 질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LG데이콤을 필두로 한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070 가입자 간 무료통화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초유의 음성 무료통화 시대를 열었고, 시내외 통화료가 동일한 전국 동일요금, 1분 당 50원 수준의 국제전화 요금으로 기존 유선 집전화시장에 요금혁명을 몰고 왔다.

기존 집전화 사업자들 또한 가입자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요금제를 출시했다. 집전화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KT가 대표적으로 통화당 무제한 요금제, 전국단일요금제 등 다양한 월정액 요금 상품을 내놓으며 집전화 수성에 나섰다.

인터넷전화는 데이터서비스를 통한 정보 단말로서의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 실제 KT가 VoIP의 대안으로 내놓은 `SoIP'(Service over IP)는 뉴스와 날씨, 증권, 금융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 기기로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LG데이콤의 무선콘텐츠서비스인 `아이허브'역시 와이파이 단말기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신종플루 거점병원이나 거주지 주변 지역광고 등 생활밀착형 정보를 비용부담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는 유무선 융합서비스의 중심축으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근 이동통신과 인터넷전화간 결합으로 주목받는 유무선통합(FMC)서비스가 대표적이다. FMC는 휴대전화 단말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동전화 서비스로 인식될 수도 있으나 핵심은 무선랜 기반의 인터넷전화에 있다. KT가 FMC서비스를 내놓고 합병을 앞둔 LG통신그룹도 가세하는 등 기업시장에서 시작된 FMC는 조만간 가정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MC는 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고정형 인터넷전화와 충돌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FMC와 인터넷전화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놓고 고심중이다.

아직 일반전화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통화품질을 개선하는 것도 인터넷전화의 숙제로 꼽힌다. 인터넷전화 가입자의 상당수가 보안에 취약한 무선 공유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해킹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상존한다. 특히 아직까지도 미흡한 부가서비스나 데이터서비스를 통한 수익모델 창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인터넷전화로 수익이 급감할 통신사업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불가결하다는 지적이다.

조성훈기자 hoon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