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3G 로밍 고시안` 나오나

현행 사업법 구속력 없어 사업자간 협상 한계…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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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와이브로 활성화 비책의 하나로 꺼내든 와이브로와 3세대(G) 이동통신 망간 로밍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로밍기준 고시안'을 제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로밍은 신규사업자가 대가를 지불하고 기지국 등 무선통신시설을 기존 사업자로부터 빌려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신규사업자에게는 커버리지 약점을 보완해 조속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방편이지만, 기존 망보유 사업자들은 기득권을 양보해야하는 양면성을 지녔다.

현행법에는 로밍에 대한 법적 근거는 있지만, 로밍의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 등을 담은 구속력있는 법 규정은 없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수년동안 지루하게 벌였던 800MHz 로밍 다툼이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한 것도 첨예한 이해관계를 강제 조정할 구속력 있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와이브로와 3G망간 로밍이 허용되도 800MHz 로밍 때와 같은 논란이 우려된다며, 실효성있는 로밍 고시안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33조의7(무선통신시설의 공동이용)에는 △사업자간 자율 협상을 통한 로밍(1항) △방통위의 로밍제공 사업자 지정을 통한 로밍(2항)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로밍 제공사업자 지정, 로밍의 범위ㆍ조건ㆍ절차ㆍ방법ㆍ대가산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고시를 통해 지정토록 했으며, 아직 관련 고시는 없다. 한마디로 선언적 의미의 로밍 허용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는 없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 있는 로밍 고시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한 로밍을 사업자 협상만으로 실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더구나 이종망(와이브로-3G)을 보유한 선후발사업자간의 로밍은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초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합병시 공정위가 공정경쟁 환경 조성 차원에서 800MHz 로밍 허용이란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방통위가 사업자간 협상이 우선이란 기존 입장을 확인하면서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며 "로밍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관련 고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밍 고시안 제정에 대한 방통위의 입장은 불투명하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아직은 거기(로밍고시안 제정)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와이브로 신규사업자의 등장 등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로밍고시안 제정에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로밍 허용이 KT와 SK텔레콤 등 기존 3G사업자를 자극할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통망에 투자하지 않은 업체들이 와이브로 활성화란 명분을 이용해 `무임승차'한다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3G망은 KT와 SK텔레콤의 주력 이통망으로, 이를 로밍해 주는 것은 일정부분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고, 투자 의욕도 꺾을 가능성이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만약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를 위해 3G와의 로밍을 허용할 경우 음성 트래픽은 이통망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이통사 입장에서 이는 허용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로밍은 신규 사업자의 시장진입 초기에 서비스 안정성을 위한 것으로, 로밍의 지역과 기간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로밍 요청사업자에게도 망투자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해외 추세란 입장을 밝혔다.

김응열기자 u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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