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법안심의 재개… MVNOㆍ미디어렙 등 법안처리 촉각
방송통신 정책기조를 뒤흔들 중요 법안 처리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법안심의를 시작으로 다시 재개된다. 전기통신사업법, 전파법, 방송법 등 중요 방송통신 정책법안의 9월 정기국회 처리 여부에 따라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기조도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 소관인 국회 문방위는 지난 18일 세입세출 결산심의를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9월 정기국회 일정에 돌입한데 이어 22일, 24일, 28일에 걸쳐 중요 방송통신 관련 법안들을 심의 처리할 방침이다. 이번에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방송통신 법률안 중에는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제도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비롯해 전파법, 방송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디지털전환 특별법 등 대략 30여건에 달한다.
법안처리 대기중인 이 법안들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국회에 제출됐지만, 미디어관련법 문제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방치된 실정이다. 특히 이들 법안 중에는 제4의 이동통신사업자 출현이 가능한 MVNO(전기통신사업법), 주파수경매제(전파법), 민영 미디어 렙 도입(방송법) 등 방송통신 정책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중요 법안들이어서, 법안 개정내용은 물론 처리일정과 관련해서도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당정협의를 거쳐 이들 안건중에 8개 이상의 핵심 법안만이라도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문방위는 우선 22일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지난 4월 상정된 법안중에 문화부 및 문화재청 관련법안 20개, 방통위 관련법안 19개 등에 대한 대체토론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논의될 19개 방송통신 법안중에는 가전사를 비롯해 디지털TV 제조업체들의 디지털전환 비용 지원을 의무화하는 디지털전환 특별법 개정안(천정배의원안)과 개인 정보보호 규제 등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등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특히 디지털전환 비용을 가전사들이 일부 부담하게 하는 디지털전환 특별법은 여야간, 또는 개별 의원별로 입장차이가 커 논의과정에서 난상토론이 예상된다.
본격적인 법안심사소위가 가동되는 24일에는 설비제공 대가규제를 비롯해 이동통신 부가서비스 등을 규제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정병국의원안)과 방송법 등 총 9개의 안건이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이날 문방위에서는 민영 미디어 렙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한성교의원안)이 공론화될 가능성이 커 9월 정기국회 법안처리 과정에서 최대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영 미디어 렙 도입과 관련, 이미 벌써부터 여야간 뚜렷한 입장차이를 나타내고 있고 지상파방송, 케이블TV, 지방방송사업자, 종교방송 등 방송사업자들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견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방통위, 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전기통신사업법, 전파법, 방송통신기본법 등은 25일과 28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다시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이들 법안들은 MVNO, 주파수경매제, 방송통신발전기금 신설 등 방송통신 현안 등을 담고 있는 핵심 법안으로, 상임위원별로 큰 이견차이가 없으면서도 미디어법에 가로막혀 그동안 법안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MVNO 도입법안(전기통신사업법)의 경우, 한나라당과 민생법안으로 우선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이고 나머지 법안들도 정책적으로 시급성을 다투는 법안들로, 추석 이전에 처리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법안처리 일정이 추석 이후로 지연될 경우, 국정감사, 예산국회 일정에 밀려 자칫 내년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문방위가 민영 미디어 렙 등 민감한 방송법 뇌관을 다시 건드릴 경우, 핵심 정책법안 처리가 또 다시 후순위를 밀리거나 문방위가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회 문방위 관계자는 "민영미디어 렙 법안이 9월 정기국회의 최대 `폭풍의 핵'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비교적 이견이 없는 정책법안들을 우선 처리하고 방송법 등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법안들을 나중에 다루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경섭기자 kscho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