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 업무 크게 강화… "현실성 없는 정책 양산" 지적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보호 업무를 크게 강화하고 있어 방통위를 중심으로 정보보호 정책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방통위가 역할 확대를 효과나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무리하게 쏟아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방통위는 지난 17일 `정보보호 전략회의'에서 15만개인 모니터링 대상을 내년에 180만개 전 사이트로 확대하고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정보보호책임자(CISO) 지정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달 초에는 좀비PC의 인터넷 이용 일부 차단, 백신 프로그램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악성 프로그램 확산 방지 등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추진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에 첨단장비와 시설을 구축하고 40여명의 인력을 300여명으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기획재정부와 예산마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는 국가정보원이 사이버 위기 대응총괄을, 민간부문을 방통위가 맡는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방통위가 최근 정보보호 강화 방침을 잇따라 발표하자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만간 방통위가 실질적인 정보보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의 정보보호 정책은 민간이 정보보호를 강화하도록 의무화하고 각 기관과 기업에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해 방통위의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통위의 급격한 권한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방통위가 정보보호 분야에 대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악성 프로그램 확산 방지법에는 ISP가 좀비PC 확인과 관리를 위해 이용약관 동의 형식으로 고객 PC에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경우 수백만명의 PC에 특정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데,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악성코드 감염 PC 치료를 위한 사이버 보건소 설치 역시 보안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지정하고 정보보호 투자계획의 이사회 보고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정작 대상자인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내용을 들은바 없다는 반응이거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방통위가 그런 것을 한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IT기업에만 적용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정보보호 분야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은 좋지만 의욕만을 앞세우기보다 먼저 업계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일 수 있는 정책을 쏟아내기 보다는 정보보호 인프라 강화, 전문 인력 양성, 정보보안 인식 제고 등에 근본적인 정보보호 환경의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방통위는 지난 17일 `정보보호 전략회의'에서 15만개인 모니터링 대상을 내년에 180만개 전 사이트로 확대하고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정보보호책임자(CISO) 지정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달 초에는 좀비PC의 인터넷 이용 일부 차단, 백신 프로그램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악성 프로그램 확산 방지 등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추진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에 첨단장비와 시설을 구축하고 40여명의 인력을 300여명으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기획재정부와 예산마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는 국가정보원이 사이버 위기 대응총괄을, 민간부문을 방통위가 맡는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방통위가 최근 정보보호 강화 방침을 잇따라 발표하자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만간 방통위가 실질적인 정보보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의 정보보호 정책은 민간이 정보보호를 강화하도록 의무화하고 각 기관과 기업에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해 방통위의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통위의 급격한 권한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방통위가 정보보호 분야에 대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악성 프로그램 확산 방지법에는 ISP가 좀비PC 확인과 관리를 위해 이용약관 동의 형식으로 고객 PC에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경우 수백만명의 PC에 특정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데,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악성코드 감염 PC 치료를 위한 사이버 보건소 설치 역시 보안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지정하고 정보보호 투자계획의 이사회 보고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정작 대상자인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내용을 들은바 없다는 반응이거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방통위가 그런 것을 한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IT기업에만 적용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정보보호 분야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은 좋지만 의욕만을 앞세우기보다 먼저 업계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일 수 있는 정책을 쏟아내기 보다는 정보보호 인프라 강화, 전문 인력 양성, 정보보안 인식 제고 등에 근본적인 정보보호 환경의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