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프로게이머 출신 공인회계사 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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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시절 배운 끈기ㆍ집중력 도움됐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외부의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이 전문 직업인이냐는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한창 공부에 매진할 어린 나이에 게임에 빠져 있으니 미래에 대한 보장이 생기겠느냐는 의문도 많다. 특히 최근 들어 프로게이머 출신이 게임 아이템을 불법적으로 팔다가 적발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프로게이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정적인 시선을 떨쳐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e스포츠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2001년 한빛소프트 스타리그에서 임요환, 박용욱과 자웅을 겨뤘던 한 프로게이머가 학업에 매진한 끝에 지난 9월 공인 회계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정완수씨다.

정완수는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막 생겨날 때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지금은 공식전이라 할 수 있는 대회가 한정되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우후죽순으로 대회가 열렸고 몇 개만 좋은 성적을 내면 프로게이머 자격증을 주는 시기였다.

"1998년 부모님을 졸라 MC스퀘어라는 기계를 사달라고 했어요.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광고를 해서 유행하던 아이템이었죠. 그걸 잃어버리면서 게임과 인연을 맺었죠."

부모님 몰래 복구하고 싶은 마음에 그는 동네에서 소규모로 열리는 대회에 출전했고 1위를 차지했다. 재능이 있다고 주위 사람들이 추천했고 큰 규모의 대회에서 상위 입상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1년 한빛소프트 스타리그 16강에서 임요환, 박용욱과 한조를 이뤄 방송 무대까지 섰다.

"전직 프로게이머라고 하면 사람들이 몰라요. 하지만 임요환의 스타리그 첫승 제물이라고 하면 가끔 알아보죠. 지금도 가끔 새벽 시간에 임요환의 특집이 나올 때면 제 얼굴도 나오곤 합니다."


한빛소프트 스타리그 16강에서 탈락한 뒤 충격을 받은 정완수는 불투명한 미래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 두려웠다. 당시만 하더라도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직업이 될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프로게이머라는 일에는 자부심을 가졌었지만 사회의 시선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고졸이라는 딱지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줬고 미래를 생각했을 때 더욱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죠."

정완수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모은 돈을 모두 학업에 투자했다. 경기도 광주의 기숙 학원에 들어가면서 프로게이머의 길을 포기했다. 2002년 월드컵이 열릴 때에도 기숙사에서 한 발도 나가지 않을 정도로 독하게 공부한 그는 한양대학교 경영학부에 진학했다.

"정말 미친 듯이 공부했어요. 게임을 할 때에는 밤을 새도 전혀 졸립지 않았는데 책만 펼치면 잠이 와 정말 힘들었어요. 제2의 인생을 선택했으니 포기할 수 없었죠."

군복무를 마친 뒤 공인 회계사를 준비한 그는 2년반만에 결실을 얻었다. 합격의 이유로 프로게이머 시절에 배운 끈기와 집중력을 든 정완수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도전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훗날 다른 분야에 뛰어들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디지털뉴스부
제공=www.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