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MVNO 한지붕 다른생각`

SKT 망 임대 '난색'… SK C&C는 새 수익모델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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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MVNO(가상이동통신사업자)를 놓고 SK그룹의 두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 C&C간에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에너지 화학과 함께 그룹의 축인 통신사업을 책임진 계열사이며, SK C&C는 정보화의 첨병으로 불리는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맡고 있다.

두 회사간 묘한 기류는 MVNO에 대한 엇갈린 시각에 기인한다. SK텔레콤은 MVNO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지만, SK C&C는 새로운 수익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MVNO는 MNO(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망을 빌려 음성과 데이터 등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정부는 MVNO 도입을 위해 MVNO법안(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수년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다. 이 법안에는 망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를 지정토록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이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SK텔레콤은 이 법이 통과되면 좋든 싫든 희망하는 사업자에게 망을 빌려줘야한다. 하지만 경쟁의 원천인 망을 다른 사업자와 함께 사용한다는 것은 칼을 나눠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MVNO는 달가운 존재가 아니다. 더구나 이통사 망을 빌리는 대가가 너무 높지 않도록 정부가 규제까지 해야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

SK C&C는 이런 MVNO를 새로운 수익모델이 등장할 기회로 보고 있다. 관련해 SK C&C 인더스트리사업부문은 지난해 MVNE(Mobile Virtual Network Enabler)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한바 있다.

SK C&C의 MVNE 사업 검토는 그간 MVNO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진전이 없다가, 최근 카드사와 유통업체의 MVNO 검토 등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MVNE는 MVNO가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MNO와 MVNO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주는 일종의 창업 컨설턴트다. MVNO를 대신해 망임대 협의, 회선 가입 및 등록, 과금시스템 구축 및 운영, 물류관리 등의 업무를 해준다. KISDI에 따르면 미국은 MVNO의 잇따른 실패에도 불구하고 MVNE는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히타치제작소, 인포닉스 등이 MVNE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SK C&C는 MVNE에 대한 관심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법 통과 전까지는 MVNE사업계획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며 "다만 누구보다 (MVNE 비즈니스를)잘 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조심스런 반응은 MVNO법안의 향방을 예단키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룹내 형제 업체가 껄끄럽게 여기는 MVNO를 새로운 수익의 기회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응열기자 u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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