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휴대폰 충전단자 표준화

[알아봅시다] 휴대폰 충전단자 표준화
조성훈 기자   hoon21@dt.co.kr |   입력: 2009-09-03 20:56
세계 범용충전기로 비용절감ㆍ편의 향상
GSMA '마이크로 USB' 방식 표준규격 개발 합의
국내선 2007년부터 '20핀' 통일… 전환기 혼란 예상
지난 2월 중순 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연합체인 GSMA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7개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들과 함께 범용 충전기 표준규격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제조사와 보다폰, AT&T, T모바일, 오렌지 등 이동통신사들도 참여했습니다.

전 세계 통신관련 기업들이 이처럼 충전기 표준화에 나선 것은 제조사들이 제각각 충전기를 개발함에 따라 비용낭비가 큰데다 비호환 충전기 생산과 폐기에 필요한 온실가스를 줄이고 소비자들의 편의성 및 소비전력 효율도 높이려는 복합적인 배경이 자리합니다. GSMA는 당시 노키아가 제안한 마이크로USB 방식이 전력소비면에서 일반 충전기보다 절반수준이며 범용충전기로 5만 1000여톤의 불필요한 충전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같은 충전기 표준화시도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선두주자입니다. GSMA도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24핀 충격 규격이 합의돼 처음으로 휴대폰 충전단자가 표준화된바 있습니다. 이 표준은 2005년까지는 잘 지켜져 왔지만 2006년부터는 각 사가 독자표준을 내놓으면서 다시 제조사별로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이른바 변환젠더라고하는 충전단자를 기존 24핀 충전기에 끼워 쓰도록 했습니다. 충전단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충전기까지 바꾸면 비용낭비가 심하고 휴대폰 판매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충전기는 기존 것을 쓰도록한 것입니다.

제조사가 독자표준 충전단자를 내놓게된 것은 휴대폰의 슬림화 추세와 무관치않습니다. 멀티미디어화로 기능이 복잡해졌지만 얇고 가벼운 휴대폰을 선호하다보니 충전단자의 공간마저도 줄일 필요성이 생긴 겁니다. 24핀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데다 법적 강제성이 없는 권고안이다 보니 삼성전자는 20핀, LG전자는 18핀, 팬택은 14핀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휴대폰 교체가 잦고 젠더 분실시 구하기 어렵고 비싸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표준충전단자가 등장했습니다. 2007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휴대폰 제조사 및 이통사와 합의한 20핀 단자가 그것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표준 20핀 단자를 채택한 휴대폰이 나오고 있습니다. 20핀단자는 기존 24핀보다 두께나 폭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또 충전과 이어폰 연결, 데이터 교환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문제는 20핀이 등장한지 불과 1년여 지난 시점에 다시 GSMA가 글로벌 충전단자 표준화를 추진하면서 불거졌습니다. 20핀이 아직 완전히 시장에 안착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충전단자가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비용부담을 안길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마이크로 USB로의 전환에 부정적 인식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거부하기도 곤란한 상황입니다.

글로벌시대에 표준 트렌드에서 우리가 고립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사들도 마이크로 USB로 표준화시 내수 및 수출모델 통합과 부품단가 인하를 통한 비용절감, 핀(PIN) 축소로 인한 물리적 효율성 및 회로 단순화 등 이점을 거론하며 조기 전환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차피 지난 6월 유럽연합(EU) 집행위 합의에 따라 유럽시장용 모델의 경우 내년부터 고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마이크로USB를 채택해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고심하는 것은 마이크로USB 단자를 채택시 소비자들의 혼란과 함께 기존에 보급된 4000만대이상의 충전기를 완전 교체해야하기 때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동안 제조사들이 젠더를 3000~5000원까지 판매하며 폭리를 취해왔다는 비판과 맞물려 단자와 충전기 교체를 또 다른 단말기 가격인상 요인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는 산업계의 요구에 앞서 이용자의 실질적 편익을 우선 고려해 절충점을 찾는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 휴대폰 충전단자 표준화는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입니다.

조성훈기자 hoon21@dt.co.kr

DT Main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