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원천기술 표준특허가 산업경쟁력"
DMB, 세계 첫 상용화에도 로열티 수입 10% 불과
와이브로, 기획부터 해외진출 고려 특허확보 성공
DMB, 세계 첫 상용화에도 로열티 수입 10% 불과
와이브로, 기획부터 해외진출 고려 특허확보 성공
표준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이나 중소 기업 가릴 것 없이 특허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특허괴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주도면밀한 특허괴물들의 공격에 이렇다하게 손도 써 보지 못하고 당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다국적 기업 필립스가 국내 DMB 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소 DMB 업체들이 큰 혼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 정부차원에서도 악의적인 특허괴물에 대항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지식재산을 관리하는 전문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이렇듯 갈수록 심화, 복잡해지고 있는 특허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표준화, 특허권 경쟁은 일개 기업을 떠나서 개별 국가의 기술경쟁력을 상징하는 필수요건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표준화 채택 여부에 따라 강력한 특허권을 보장하고 있는 방송통신 업계에서 기술표준화 선점은 곧 특허권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는 곧 시장지배력으로 이어지면서 그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가고 있습니다. 최근기술표준화-특허권을 결합한 표준특허라는 개념이 등장한 배경에는 이처럼 세계 주요기업들이 표준화와 특허권을 연계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표준화와 특허권을 결합하는 표준특허권 경쟁에서 우리의 현주소를 살펴보죠. 특히, 국내 기업들이 주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DMB(이동형디지털멀티미어방송)와 와이브로 부문에서 국내 업체들의 특허권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지 살펴보죠. 국내 DMB 및 와이브로 업체들의 표준특허 경쟁력은 국내 방송통신 업계의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들 두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용화의 꽃을 피웠다는 점에서, 그리고 국내 업체들이 주요 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 출발점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상용화 이후에 특허부문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DMB는 디지털라디오 전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 오디오,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하는 디지털방송서비스입니다. 유럽에서 오디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는 기술을 국내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서비스로 발전시킨 개념으로 국내는 물론 유럽, 중동, 남미 일부 국가에서 이동형 방송 기술방식으로 채택하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DMB 업체들은 한발 앞서 있는 상용화 기술력과 함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중심으로 일찌감치 표준화 작업을 진행한 덕분에, 기술표준화 부문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DMB 관련 특허문제가 정작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연구기관 및 기업체의 특허권 확보비율은 기대수준에 크게 미흡합니다. 특허청이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DMB 업체들의 특허는 115건으로 전체 394건의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실제 특허권 수입과 직결되는 로열티 수입건은 전체의 10%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가 유럽의 디지털오디오 기술을 멀티미디어 방송개념의 DMB로 승화시키고 상용화에서도 한발 앞서 가고 있지만, 정작 핵심 특허 기술의 대부분을 유럽업체들이 차지하다 보니, 특허 점유율뿐만 아니라 로열티 수입의 80% 이상을 유럽 업체들이 독차지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와이브로의 사례를 살펴보죠. 와이브로는 고속의 이동중에도 최대 10Mbps급의 초고속 모바일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삼성전자, ETRI(전자통신연구원), KT 등 국내 주요 기업 및 연구기관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 업체들의 기술은 지난 2005년 IEEE 802.16e(모바일 와이맥스) 표준으로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는 장비 및 단말기 판매가 이외에도 와이브로 특허기술 수입의 22% 이상을 추가로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4G(4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와이브로와 LTE(롱텀 에볼루션)가 경쟁하고 있는 구도에서도, 국내 와이브로 원천기술 업체들은 국내에서 해외 업체들에 특허료를 징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와이브로의 성공모델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원천기술 확보에 역점을 둔 결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정부 연구기관과 제조업체, 사업자 등이 와이브로 기술개발과 표준화, 상용화, 해외진출 지원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고려한 덕분에 얻은 결실인 것입니다.
DMB와 와이브로에서 살펴보았듯이, 사전에 표준화와 특허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프로젝트와 그렇지 않고 상용화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간에 간극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른 산업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송통신 시장, 그 중에서도 통신부문의 산업경쟁력은 표준화와 특허경쟁력에서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와이브로 활성화를 두고 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들은 당장 대규모의 투자가 부담스럽고, 정부는 또 정부대로 시장활성화를 위해 업체들을 다그치는 모양새입니다. 정부와 사업자들이 각각 어떤 결정을 내리든, 국내 토종 기업들이 특허료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와이브로를 좀더 잘되게 하기 위한 것이었으면 합니다.
최경섭기자 kschoi@
최근 국내에서는 다국적 기업 필립스가 국내 DMB 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소 DMB 업체들이 큰 혼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 정부차원에서도 악의적인 특허괴물에 대항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지식재산을 관리하는 전문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이렇듯 갈수록 심화, 복잡해지고 있는 특허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표준화, 특허권 경쟁은 일개 기업을 떠나서 개별 국가의 기술경쟁력을 상징하는 필수요건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표준화 채택 여부에 따라 강력한 특허권을 보장하고 있는 방송통신 업계에서 기술표준화 선점은 곧 특허권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는 곧 시장지배력으로 이어지면서 그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가고 있습니다. 최근기술표준화-특허권을 결합한 표준특허라는 개념이 등장한 배경에는 이처럼 세계 주요기업들이 표준화와 특허권을 연계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표준화와 특허권을 결합하는 표준특허권 경쟁에서 우리의 현주소를 살펴보죠. 특히, 국내 기업들이 주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DMB(이동형디지털멀티미어방송)와 와이브로 부문에서 국내 업체들의 특허권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지 살펴보죠. 국내 DMB 및 와이브로 업체들의 표준특허 경쟁력은 국내 방송통신 업계의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들 두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용화의 꽃을 피웠다는 점에서, 그리고 국내 업체들이 주요 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 출발점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상용화 이후에 특허부문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DMB는 디지털라디오 전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 오디오,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하는 디지털방송서비스입니다. 유럽에서 오디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는 기술을 국내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서비스로 발전시킨 개념으로 국내는 물론 유럽, 중동, 남미 일부 국가에서 이동형 방송 기술방식으로 채택하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DMB 업체들은 한발 앞서 있는 상용화 기술력과 함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중심으로 일찌감치 표준화 작업을 진행한 덕분에, 기술표준화 부문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DMB 관련 특허문제가 정작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연구기관 및 기업체의 특허권 확보비율은 기대수준에 크게 미흡합니다. 특허청이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DMB 업체들의 특허는 115건으로 전체 394건의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실제 특허권 수입과 직결되는 로열티 수입건은 전체의 10%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가 유럽의 디지털오디오 기술을 멀티미디어 방송개념의 DMB로 승화시키고 상용화에서도 한발 앞서 가고 있지만, 정작 핵심 특허 기술의 대부분을 유럽업체들이 차지하다 보니, 특허 점유율뿐만 아니라 로열티 수입의 80% 이상을 유럽 업체들이 독차지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와이브로의 사례를 살펴보죠. 와이브로는 고속의 이동중에도 최대 10Mbps급의 초고속 모바일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삼성전자, ETRI(전자통신연구원), KT 등 국내 주요 기업 및 연구기관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 업체들의 기술은 지난 2005년 IEEE 802.16e(모바일 와이맥스) 표준으로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는 장비 및 단말기 판매가 이외에도 와이브로 특허기술 수입의 22% 이상을 추가로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4G(4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와이브로와 LTE(롱텀 에볼루션)가 경쟁하고 있는 구도에서도, 국내 와이브로 원천기술 업체들은 국내에서 해외 업체들에 특허료를 징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와이브로의 성공모델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원천기술 확보에 역점을 둔 결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정부 연구기관과 제조업체, 사업자 등이 와이브로 기술개발과 표준화, 상용화, 해외진출 지원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고려한 덕분에 얻은 결실인 것입니다.
DMB와 와이브로에서 살펴보았듯이, 사전에 표준화와 특허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프로젝트와 그렇지 않고 상용화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간에 간극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른 산업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송통신 시장, 그 중에서도 통신부문의 산업경쟁력은 표준화와 특허경쟁력에서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와이브로 활성화를 두고 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들은 당장 대규모의 투자가 부담스럽고, 정부는 또 정부대로 시장활성화를 위해 업체들을 다그치는 모양새입니다. 정부와 사업자들이 각각 어떤 결정을 내리든, 국내 토종 기업들이 특허료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와이브로를 좀더 잘되게 하기 위한 것이었으면 합니다.
최경섭기자 kscho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