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
`한국하면 떠오르는 것?' 얼마 전 한 방송사가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치'가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아름답다'와 `경제발전'이, 4위는 `전통과 문화'가 꼽혔다. 한국인 스스로 뽑은 이미지라면 대단치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언어권이 다른 104개국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라니 놀랍다. `김치'나 `경제발전'은 쉽게 이해가 가지만, `전통과 문화'를 이국땅 사람들이 떠올렸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 중 빼놓을 수 없는 정신이 바로 예(禮)이다. 이미 2300년 전 공자의 7대손 공빈이 고대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 쓴 `동이열전'에서 우리나라를 `동쪽에 있는 예의 바른 군자의 나라'라고 소개했다. 동서양의 무역로였던 실크로드에서도 우리 선조인 고려 상인들은 `동방의 예의를 중시하는 나라의 사람들'로 통했다.
이미지에 이어 `한국에 대한 느낌' 평가에서는 `IT 강국이다'가 4.38점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국가이다' 4.34점, `선진국이다' 4.30점을 누르고 최고점을 받았다. 열 가구에 아홉 가구는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고 국민의 95%가 이동전화를 휴대한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에서 볼 때 가히 IT 유토피아라 할 만하다.
동방예의지국으로 소개되는 나라, IT 강국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나라. 그러나, 외국에서 바라본 한국의 대표상 두 가지가 우리가 가장 자랑할만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왜 어우러지지 않을까?
IT 강국 우리나라의 사이버 세계를 들여다보면 동방예의지국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익명성'이라는 그늘 뒤에 숨어 서로를 헐뜯고, 근거 없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킨다. 사이트 곳곳에 숨겨놓은 악성코드는 밟으면 터지는 지뢰밭이고, 불법스팸으로 가득 찬 메일함은 제목만으로도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좀비가 돼, 다른 사이트를 공격하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용 정신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에서부터, 어렵고 힘든 일들을 대가나 사례 없이 서로 돕고 챙겨주는 두레와 품앗이, 지금까지도 떡이며 김치며, 작은 것 하나도 서로서로 나누려는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까지 서양의 문화 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더불어 사는 삶과 정신'이 우리 역사 속에는 배어 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만큼은 우리가 어릴적 보고, 듣고, 배웠던 역사 속 예절들이 동심 속에 갇혀버린 지 오래고, 동방예의지국은 교과서 속의 추억으로만 남아버렸다.
전통과 문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야 쌓아지는 것이다. 요즘은 어린이의 고사리 같은 손에도 휴대폰이 하나씩 들려있지만 불과 25년 전 만해도 우리나라의 유선 전화기 한 대 값이 집 한 채 가격과 맞먹었다. 25년 간 IT 강국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했듯이, 디지털 예의지국이란 칭호를 듣는 것 또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우수한 IT인프라를 건설적으로 활용해, 인터넷 세상이 깨끗하고 편안한 공간, 생산적인 공간, `예'가 지켜지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이버 세상은 더 이상 가상 세계가 아니다. 우리가 이 세계를 실존으로 받아들이고, 선조들이 쌓은 동방의 예의를 하나씩 실천해 나갈 때 진정한 IT 강국, 디지털 예의지국을 이룰 수 있다.
19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쓴 `동방의 등불'에서 묘사된 코리아가 디지털 예의지국으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한다.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 중 빼놓을 수 없는 정신이 바로 예(禮)이다. 이미 2300년 전 공자의 7대손 공빈이 고대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 쓴 `동이열전'에서 우리나라를 `동쪽에 있는 예의 바른 군자의 나라'라고 소개했다. 동서양의 무역로였던 실크로드에서도 우리 선조인 고려 상인들은 `동방의 예의를 중시하는 나라의 사람들'로 통했다.
이미지에 이어 `한국에 대한 느낌' 평가에서는 `IT 강국이다'가 4.38점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국가이다' 4.34점, `선진국이다' 4.30점을 누르고 최고점을 받았다. 열 가구에 아홉 가구는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고 국민의 95%가 이동전화를 휴대한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에서 볼 때 가히 IT 유토피아라 할 만하다.
동방예의지국으로 소개되는 나라, IT 강국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나라. 그러나, 외국에서 바라본 한국의 대표상 두 가지가 우리가 가장 자랑할만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왜 어우러지지 않을까?
IT 강국 우리나라의 사이버 세계를 들여다보면 동방예의지국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익명성'이라는 그늘 뒤에 숨어 서로를 헐뜯고, 근거 없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킨다. 사이트 곳곳에 숨겨놓은 악성코드는 밟으면 터지는 지뢰밭이고, 불법스팸으로 가득 찬 메일함은 제목만으로도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좀비가 돼, 다른 사이트를 공격하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용 정신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에서부터, 어렵고 힘든 일들을 대가나 사례 없이 서로 돕고 챙겨주는 두레와 품앗이, 지금까지도 떡이며 김치며, 작은 것 하나도 서로서로 나누려는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까지 서양의 문화 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더불어 사는 삶과 정신'이 우리 역사 속에는 배어 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만큼은 우리가 어릴적 보고, 듣고, 배웠던 역사 속 예절들이 동심 속에 갇혀버린 지 오래고, 동방예의지국은 교과서 속의 추억으로만 남아버렸다.
전통과 문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야 쌓아지는 것이다. 요즘은 어린이의 고사리 같은 손에도 휴대폰이 하나씩 들려있지만 불과 25년 전 만해도 우리나라의 유선 전화기 한 대 값이 집 한 채 가격과 맞먹었다. 25년 간 IT 강국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했듯이, 디지털 예의지국이란 칭호를 듣는 것 또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우수한 IT인프라를 건설적으로 활용해, 인터넷 세상이 깨끗하고 편안한 공간, 생산적인 공간, `예'가 지켜지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이버 세상은 더 이상 가상 세계가 아니다. 우리가 이 세계를 실존으로 받아들이고, 선조들이 쌓은 동방의 예의를 하나씩 실천해 나갈 때 진정한 IT 강국, 디지털 예의지국을 이룰 수 있다.
19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쓴 `동방의 등불'에서 묘사된 코리아가 디지털 예의지국으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한다.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