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유니콤, 내달 판매… 공급가 크게 낮춰 한국과 대조
중국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아이폰 시판에 나선다. 특히 중국은 막대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아이폰 공급가를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져, 사업자들간 경쟁 속에서 애플의 굴욕적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분위기인 국내 상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14일 차이나비즈니스뉴스(CBN)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 내 아이폰 독점 공급업체로 거론되는 차이나유니콤은 애플로부터 아이폰 500만대를 구입, 내달부터 현지 시판에 들어간다.
차이나유니콤 고위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에 대한 세부 사항이 결정됐고, 9월께 차이나유니콤의 대리점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추가조건은 미정이나 일단 3G 아이폰 8GB 모델은 2400위안(43만원), 16GB는 4800위안(87만원)에 팔리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차이나유니콤은 애플에 500만대의 아이폰 구입대금으로 대당 293달러(2000위안), 총 14억6000만달러(100억위안)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CBN이 보도한 바 있다.
대당 293달러라는 가격은 파격적 구매조건으로, 업계에서는 애플과 차이나유니콤간 협상이 반년이상 지지부진하자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우호적 조건을 이끌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
이는 3G 이통 라이선스 발급이후 선후발 업체간 균형발전을 꾀하려는 중국당국의 정책적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아이폰을 통해 가입자당판매수익(ARPU)가 높은 헤비유저를 확보해 차이나유니콤을 선발 차이나모바일과 경쟁시키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앞서 애플은 1세대 아이폰 공급시, AT&T에 독점권을 주되 데이터 수익의 일부를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데이터 수익분배에 대한 사업자들의 저항이 거세자 2세대 아이폰 출시이후에는 이통사에 대당 보조금을 요구하는 형태로 전환했다. 이통사들은 통상 대당 400달러 전후의 보조금을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재 AT&T 기준 각각 2년약정 기준 99달러인 3G 아이폰 판매가를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도 중국은 200달러 이상을 저렴하게 공급받은 셈이다. 물론 수익분배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조건이다.
윤정호 로아그룹 선임연구원은 "2세대 아이폰 출시이후 애플이 시장점유율 확대전략에 나섰고 중국의 막대한 시장 규모를 감안해 결국 자존심을 접고 절충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애플 역시 이번 거래를 통해 대당 1000에서 1100위안(18~20만원) 정도의 마진을 남겨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이같은 중국의 협상결과는 당장 아이폰 도입이 임박한 국내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와 SK텔레콤의 협상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어느 쪽으로 공급되더라도 보조금 지급 등에서 애플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국부유출이나 굴욕협상이라는 비판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도입을 전후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훈기자 hoon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