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남극에서 선뵐 우리기술 `아라온`

이홍금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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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8-0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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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때, 세계의 극지 연구자들은 한국의 쇄빙선인 아라온호가 남극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 말론 케니컷 의장은 부산에서순수한 우리나라 기술로 건조되고 있는 국내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극지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거대한 얼음이 녹아 내리고 그 여파가 지구 곳곳에서 거대한 파장과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극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노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더불어 극지역 해로 확보나 영역, 그리고 자원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선진국간에 벌어지고 있는 소리없는 대립은 극지가 단지 과학적인 가치만을 가진 땅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케니컷 의장은 이같은 맥락에서 남극의 가치를 언급하면서 아라온호가 앞으로 극지에서 펼쳐나갈 활약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온호는 건조 완료가 임박하면서 극지연구 선진국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건조를 시작해 오는 9월 최종 모습을 드러내는 아라온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만드는 쇄빙연구선이다.

쇄빙선은 얼음의 지역인 남극에서 얼음을 자유롭게 깨고 헤치고 가면서 각종 연구와 운반을 하게 해주는 특수한 배다. 아라온은 최신 건조기술 적용과 극지연구를 위한 최첨단 장비 탑재 등으로 일찌감치 극지 연구를 이끌 차세대 쇄빙선으로 주목을 끌어왔다.

세계 극지전문가들은 극지 연구 전용으로서 첨단의 연구장비와 시설을 갖춘 대한민국의 아라온호의 가치를 그 어떤 쇄빙선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 케니컷 의장이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도 아라온호를 직접 보고 우리 연구진과 남극연구에 대한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아라온이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극지 연구 선진국 인사들의 방한 및 공동협력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극지연구소에서 열린 제 16차 극지과학 국제 심포지엄에는 세계 11개국에서 44명의 세계적인 석학을 비롯해 국내외 극지연구 전문가 140여명이 참가해 높은 열기를 보였다.

`국내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을 활용한 극지연구'(Polar Exploration with ARAON)를 주제로 열린 이 심포지엄에 참석한 세계적인 극지연구 전문가들은 향후 아라온호을 활용한 극지 국제공동연구에 대한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전 해와는 사뭇 다른 뜨거운 심포지엄의 열기를 통해 아라온의 위상과 그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 남극에 처음 진출한 후 올해로 21년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남극 진출의 역사가 짧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남극에 진출한 나라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쇄빙선이 없어서 열악한 조건에서 연구를 해왔음은 물론, 자체 운송수단이 없어서 남극에서 채취한 생물이나 토양 시료를 운반하는 중 제3국을 거치면서 검역을 이유로 압수돼 폐기된 경우도 셀 수 없는 정도였다.

우리나라 극지연구의 역사는 `고난과 설움'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아라온의 탄생과 함께 우리나라는 이제 자체적인 극지연구 계획 수립으로 보다 활발히 극지역을 누비며 탐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아라온을 통해 아직까지도 신비의 베일에 가려진 남극과 북극에 우뚝 설 대한민국 극지연구단의 모습을 보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라온은 단순한 배 한 척이 아닌, 미래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정립하는 초석이 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최종 완성을 향해 9부 능선을 넘은 아라온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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