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왜 `안드로이드` 인가

황병선 LGCNS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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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7-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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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만든 휴대폰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세계에서 전년대비 900%의 성장률을 보일 거라는 예측이 시장조사기관 SA에 의해 지난 5월에 발표된 바 있다.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첫 휴대폰은 미국 T모바일을 통해 지난 10월 출시 이후 100만대가 판매됐고,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세계 시장에서 하반기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폰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KT는 2009 벤처어워드라는 공모전에서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부문을 발표했고 이를 통해 조만간 KT가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만들었지만오픈 소스로 모든 내용을 공개했기 때문에 그 수정과 재배포는 자유롭다. 이는 국내 제조사나 통신사가 기존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와는 달리 좀 더 각사의 차별화를 할 수 있으면서도 개발자 커뮤니티는 통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탑재 의무화가 폐지된 기존 국내 모바일 플랫폼인 위피(WIPI)는 국내 초기 무선 인터넷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은 성공적이었지만 스마트폰에서나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까지 국내 휴대폰 기반의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에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첫째, 비현실적인 요금제도와 둘째, 기존 휴대폰 소프트웨어의 한계 셋째, 콘텐츠 개발자가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는 유통채널이 없었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다행이 최근 SKT와 KT가 요금제와 콘텐츠 유통채널에 대해서는 보다 발전적인 정책을 계획한다고 하니 여기서는 소프트웨어만을 살펴보려 한다.

국내의 기존 휴대폰 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와 그 위에서 동작했던 위피 플랫폼 모두 성능상의 한계로 보다 다양한 콘텐츠나 서비스를 개발하기에 한계가 있었고 그 결과로 시장은 성장하지 못했다. 국내 무선 인터넷 시장은 최근 3년 동안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혁신적인 운영체제를 탑재한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은 출시 2년 만에 세계 시장에서 이익률 2등을 차지하고 세계 4500만명의 고객을 하나의 콘텐츠 시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앱스토어라는 유통 채널 서비스 1년 만에 10억 번의 콘텐츠 다운로드와 6만개의 콘텐츠 출시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아이폰의 혁신적인 운영체제와 개발도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통신 사업자들도 국내 무선 인터넷 시장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아이디어 넘치는 중소업체들을 육성시키기 위해 보다 혁신적인 운영체제가 탑재된 휴대폰 제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KT가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폰이 국내의 모든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어떤 운영체제가 개발자에게 빠르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제품 자체가 미래 지향적인 수준이어야 하며 둘째, 콘텐츠를 만들 개발도구가 훌륭하고 저렴해야 하며 셋째, 운영체제 개발사가 개발자들에게 장기적인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운영체제가 제조사나 통신사에게 선정되기 위해서는 제조사나 통신사가 각자의 특화된 기능을 추가하기가 용이해야 하며, 개발비 부담이 적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로열티 부담이 없는 것이 좋다.

세계 모든 통신사는 아이폰을 도입하면서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T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폰을 도입하는 것이고 KT의 향후 4스크린 전략(PC, 휴대폰, 인터넷 전화, IPTV)을 고려할 때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안드로이드용 콘텐츠는 자바라는 언어 기반인데 이는 기존에 국내에서 위피 자바와 호환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 개발자들이 쉽게 개발 환경을 배울 수 있고, 중소 기업에서 기존 직원을 저렴하게 재교육시킬 수 있다. 또 리눅스 기반으로 미래 지향적인 성능의 운영체제이며, 개발도구도 오픈 소스 기반으로 모두 무료이다. 핵심 개발회사가 세계적으로 개발자에게 선망의 대상인 구글이다. 일반인은 구글을 몰라도 개발자라면 모두 구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편이다.

따라서 국내 통신사나 제조사는 오픈 소스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휴대폰과 TV, 인터넷 전화 등을 개발하고 출시한다면 각자 차별화 요소를 쉽게 추가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전세계적으로 미래의 전쟁터가 될 4스크린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나 서비스 개발에 대한 경험을 국내의 중소기업과 함께 국내 통신사의 유통 채널을 통해 우선 시장성을 검증하고 그들과 함께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소한 IT분야에서 만큼은 국제적인 경쟁력이 우리가 모든 기술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야만 나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술을 사용하여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검증하고 이를 국제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좋은 접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한 기술의 하나로 안드로이드를 구글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