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최고의 순간'을 고객에게
'Hello' 철자 뒤집어 '역발상'철학 담아
미래 경영ㆍ소통 경영ㆍ사회적 기업 추구
최고의사결정기구도 'Olleh경영회의'로
최근 인기를 끄는 TV광고가 있다. 나뭇꾼이 쇠도끼를 연못에 던지자 산신령이 금도끼 세자루를 들고 나타난다. 나무꾼은 `와우~'를 외친다. 나뭇꾼이 다시 쇠도끼를 연못에 던지자 이번엔 늘씬한 선녀 3명이 금도끼를 한자루씩 들고 자태를 뽐낸다. 이어지는 나뭇꾼의 감탄사 `올레~'
이 광고는 KT가 제2창업을 선언하며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선언한 `올레'(olleh) 경영의 홍보 CF다. 올레는 말 그대로 최고의 감탄사다. 고객들이 올레라는 감탄사를 외치도록 최고의 순간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는 국내 통신산업 발전에 기여해왔음에도 지금까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았다. 3만8000여명 거대조직 속에 감춰진 부패와 비리, 변화를 꺼리는 수구적인 기업문화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는 KT그룹 수장들이 잇단 비위혐의로 낙마하면서 창업이래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이석채 KT회장이 취임하고 KT-KTF합병을 추진하면서는 KT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KT가 제2 창업의 새로운 이정표로 내건 올레 경영의 이모저모를 짚어본다.
◇올레 경영〓지난 7월9일 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KT그룹부서장 127명은 KT분당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를 연다. 합병KT 제2의 창업을 선도할 새로운 경영방향인 `Olleh 경영' 발표를 앞두고서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27명의 부서장들은 외부의 요구를 따라가는 수동적 경영방향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 나가는 KT 경영의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석채 회장은 이 자리에서 "통합 KT의 새로운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오늘 발표하는 올레 경영"이라며 "과거 100년 역사를 써온 KT가 미래 100년의 역사를 계속해서 써나가기 위해서는 올레 경영의 강력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레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영어 `Hello'를 역으로 쓴 것으로 역발상 경영을 강조한다. 또 미래가 온다는 `올來'는 새로운 미래가치 경영을 표방하고 있으며, 제주도 방언으로 좋은 길 의미의 올레를 통해서는 고객과의 소통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환호와 탄성을 나타내는 감탄사 올레는 고객과 협력사들이 KT와 만날 때 감동을 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KT는 올레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목표도 정했다. 기업가치 극대화(Outstanding Performance), 국가적 차원에서 IT산업 리딩(Leading IT), 임직원간의 자유로운 소통 문화(Liberal Culture),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Esteemed Company), 고객 만족(Happy Customer)이 그것이다.
KT는 또 올레 경영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전사 최고의사결정기구인 TMT 회의를 `올레 경영회의'로 명칭을 변경하고, 10대 전략과제별로 해당 임원을 책임자(챔피온)로 지정해 과제의 추진실적과 이슈에 대해 올레 경영회의에 보고하며 이를 평가할 계획이다.
◇올레경영의 버팀목 윤리경영〓"KT와 사업하면 망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불필요한 관행과 비리 때문에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고 제품도 망가졌다고 하더라.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지켜봐 달라"
이 말은 이석채 KT회장이 지난 6월 250여명의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참석한 상생방안 발표에서 한 자아비판이자 다짐이다. 이 회장은 취임이후 이런 식으로 KT의 치부를 들어내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치부가 드러나야 고칠 수 있다는 독한 의지가 담겨있다. 이 회장이 취임이후 비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현직 검사 출신의 윤리경영실장을 영입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현직검사 출신의 정성복 윤리경영실장(사장)이 KT에 부임하면서부터 쇄신은 본격화된다. 누구나 인정하는 깨끗한 KT를 만들겠다는 `클린 KT'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정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3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KT조직을 위에서 아래로 훑으며, 적발된 비리에 대해서는 형사고발이란 초강수를 던지기도 했다.
한 때 이런 윤리경영실의 행보에 대해 `KT공화국의 검찰청'이란 내부 비판도 있었지만, 윤리경영실의 조사결과는 이런 비판을 무색케 했다. 윤리경영실은 상시적으로 협렵업체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임원 5명을 형사고발 했고, 이 고발건을 수사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 7월7일 배임수재 혐의로 전 KT 수도권서부본부 A(54) 국장 등 KT 전현직 임직원 14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낸 협력사 대표 등 178명을 적발, 이 가운데 7명을 구속 기소하고 4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KT 안팎에서는 기업의 치부를 스스로 들추어내는 것은 힘들지만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직원들의 사기차원에서 이제는 공개적인 진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 이후 본사와 지방 영업본부, 자회사 및 계열사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부 분위기를 반영해 앞으로 회사가 직접 형사고발을 하는 강수를 두는 것은 자제하고 구조적으로 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채 회장은 누구〓이 회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1969년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농림수산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을 거쳐 1996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내는 등 요직을 섭렵한 최고의 엘리트 관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은 공직자 시절 `청년장교'로 불리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과감성과 추진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정통부 장관 시절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도왔다는 혐의로 기소되면서 불우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후에 무죄 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하긴 했지만, 이 때문에 10년간의 야인생활을 하기도 했다.
KT호의 선장으로 다시 돌아온 그는 컴백하자마자 진가를 발휘한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본사 인력 3000명을 현장으로 내려보냈다. 취임 6일 만에 KTF와의 합병을 결정, 4개월여 만에 통합KT를 출범시키는 등 추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이후 최근 몇 개월의 변화가 민영화 7년 동안의 변화보다 더 크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김응열ㆍ조성훈기자 uykim@ㆍhoon21@
미래 경영ㆍ소통 경영ㆍ사회적 기업 추구
최고의사결정기구도 'Olleh경영회의'로
최근 인기를 끄는 TV광고가 있다. 나뭇꾼이 쇠도끼를 연못에 던지자 산신령이 금도끼 세자루를 들고 나타난다. 나무꾼은 `와우~'를 외친다. 나뭇꾼이 다시 쇠도끼를 연못에 던지자 이번엔 늘씬한 선녀 3명이 금도끼를 한자루씩 들고 자태를 뽐낸다. 이어지는 나뭇꾼의 감탄사 `올레~'
이 광고는 KT가 제2창업을 선언하며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선언한 `올레'(olleh) 경영의 홍보 CF다. 올레는 말 그대로 최고의 감탄사다. 고객들이 올레라는 감탄사를 외치도록 최고의 순간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는 국내 통신산업 발전에 기여해왔음에도 지금까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았다. 3만8000여명 거대조직 속에 감춰진 부패와 비리, 변화를 꺼리는 수구적인 기업문화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는 KT그룹 수장들이 잇단 비위혐의로 낙마하면서 창업이래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이석채 KT회장이 취임하고 KT-KTF합병을 추진하면서는 KT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KT가 제2 창업의 새로운 이정표로 내건 올레 경영의 이모저모를 짚어본다.
◇올레 경영〓지난 7월9일 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KT그룹부서장 127명은 KT분당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를 연다. 합병KT 제2의 창업을 선도할 새로운 경영방향인 `Olleh 경영' 발표를 앞두고서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27명의 부서장들은 외부의 요구를 따라가는 수동적 경영방향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 나가는 KT 경영의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석채 회장은 이 자리에서 "통합 KT의 새로운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오늘 발표하는 올레 경영"이라며 "과거 100년 역사를 써온 KT가 미래 100년의 역사를 계속해서 써나가기 위해서는 올레 경영의 강력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레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영어 `Hello'를 역으로 쓴 것으로 역발상 경영을 강조한다. 또 미래가 온다는 `올來'는 새로운 미래가치 경영을 표방하고 있으며, 제주도 방언으로 좋은 길 의미의 올레를 통해서는 고객과의 소통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환호와 탄성을 나타내는 감탄사 올레는 고객과 협력사들이 KT와 만날 때 감동을 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KT는 올레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목표도 정했다. 기업가치 극대화(Outstanding Performance), 국가적 차원에서 IT산업 리딩(Leading IT), 임직원간의 자유로운 소통 문화(Liberal Culture),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Esteemed Company), 고객 만족(Happy Customer)이 그것이다.
KT는 또 올레 경영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전사 최고의사결정기구인 TMT 회의를 `올레 경영회의'로 명칭을 변경하고, 10대 전략과제별로 해당 임원을 책임자(챔피온)로 지정해 과제의 추진실적과 이슈에 대해 올레 경영회의에 보고하며 이를 평가할 계획이다.
◇올레경영의 버팀목 윤리경영〓"KT와 사업하면 망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불필요한 관행과 비리 때문에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고 제품도 망가졌다고 하더라.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지켜봐 달라"
이 말은 이석채 KT회장이 지난 6월 250여명의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참석한 상생방안 발표에서 한 자아비판이자 다짐이다. 이 회장은 취임이후 이런 식으로 KT의 치부를 들어내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치부가 드러나야 고칠 수 있다는 독한 의지가 담겨있다. 이 회장이 취임이후 비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현직 검사 출신의 윤리경영실장을 영입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현직검사 출신의 정성복 윤리경영실장(사장)이 KT에 부임하면서부터 쇄신은 본격화된다. 누구나 인정하는 깨끗한 KT를 만들겠다는 `클린 KT'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정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3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KT조직을 위에서 아래로 훑으며, 적발된 비리에 대해서는 형사고발이란 초강수를 던지기도 했다.
한 때 이런 윤리경영실의 행보에 대해 `KT공화국의 검찰청'이란 내부 비판도 있었지만, 윤리경영실의 조사결과는 이런 비판을 무색케 했다. 윤리경영실은 상시적으로 협렵업체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임원 5명을 형사고발 했고, 이 고발건을 수사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 7월7일 배임수재 혐의로 전 KT 수도권서부본부 A(54) 국장 등 KT 전현직 임직원 14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낸 협력사 대표 등 178명을 적발, 이 가운데 7명을 구속 기소하고 4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KT 안팎에서는 기업의 치부를 스스로 들추어내는 것은 힘들지만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직원들의 사기차원에서 이제는 공개적인 진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 이후 본사와 지방 영업본부, 자회사 및 계열사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부 분위기를 반영해 앞으로 회사가 직접 형사고발을 하는 강수를 두는 것은 자제하고 구조적으로 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채 회장은 누구〓이 회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1969년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농림수산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을 거쳐 1996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내는 등 요직을 섭렵한 최고의 엘리트 관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은 공직자 시절 `청년장교'로 불리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과감성과 추진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정통부 장관 시절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도왔다는 혐의로 기소되면서 불우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후에 무죄 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하긴 했지만, 이 때문에 10년간의 야인생활을 하기도 했다.
KT호의 선장으로 다시 돌아온 그는 컴백하자마자 진가를 발휘한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본사 인력 3000명을 현장으로 내려보냈다. 취임 6일 만에 KTF와의 합병을 결정, 4개월여 만에 통합KT를 출범시키는 등 추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이후 최근 몇 개월의 변화가 민영화 7년 동안의 변화보다 더 크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김응열ㆍ조성훈기자 uykim@ㆍhoon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