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경영진 구속 등 이어 '충격'… 비리근절 대책 시급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강력한 내부비리 척결에 나선 KT가 숨고르기에 나섰다.
KT는 의정부지검의 7일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부정과 부패가 발견되면 엄단하겠다는 비리척결의 의지는 여전하지만, 앞으로는 형사고발과 같은 강력한 수단보다는 비리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적 보완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같은 변화는 이석채 KT회장이 취임 일성을 밝힌 `클린 KT'에 중간평가와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누구나 인정하는 깨끗한 KT를 만들겠다는 `클린 KT' 프로젝트는 현직검사 출신의 정성복 윤리경영실장(사장)이 KT에 부임하면서부터다. 정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3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KT조직을 위에서 아래로 훑으며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윤리경영실은 그 결과 협력업체로부터 상시적으로 금품 등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전현직 임직원 5명을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회사의 이미지 추락에 대한 내외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벌백계를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검찰의 수사결과 부패의 고리와 규모는 예상보다 컸다. 이 고발건을 수사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김성은 부장)는 지난 7일 배임수재 혐의로 전 KT 수도권서부본부 A(54) 국장 등 KT 전현직 임직원 14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낸 협력사 대표 등 178명을 적발, 이 가운데 7명을 구속 기소하고 4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국장은 2004년 12월부터 2006년 7월까지 협력업체로부터 공사편의 제공, 하자 묵인 등의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50) 본부장은 2004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부하 직원들에게 8000여만원을 상납 받았으며 다른 직원들도 23개 협력업체들로부터 모두 18억원을 받았다.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KT 안팎에서는 기업의 치부를 스스로 들추어내는 것은 힘들지만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직원들의 사기차원에서 이제는 공개적인 진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T의 한 직원은 "형사고발과 이를 통한 검찰수사 결과가 일벌백계 차원에서 클린KT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회사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져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KT도 이런 직원들의 반응을 수렴하고 있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 이후 본사와 지방 영업본부, 자회사 및 계열사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부 분위기를 반영해 앞으로 회사가 직접 형사고발을 하는 강수를 두는 것은 자제하고 구조적으로 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T는 최근 구매비리 근절을 위해 최저입찰가를 폐지하고 일물복수가로 전환하는 등 구매제도 쇄신에 나서고 있다.
KT의 한 협력사 사장은 "KT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마다 늘상 있던 자정노력이라 협력업체 모두가 반신반의했다"며 "예전에 비해 강도가 세진 것은 사실이지만 3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 KT에 대한 쇄신은 지속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응열기자 uykim@
KT는 의정부지검의 7일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부정과 부패가 발견되면 엄단하겠다는 비리척결의 의지는 여전하지만, 앞으로는 형사고발과 같은 강력한 수단보다는 비리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적 보완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같은 변화는 이석채 KT회장이 취임 일성을 밝힌 `클린 KT'에 중간평가와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누구나 인정하는 깨끗한 KT를 만들겠다는 `클린 KT' 프로젝트는 현직검사 출신의 정성복 윤리경영실장(사장)이 KT에 부임하면서부터다. 정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3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KT조직을 위에서 아래로 훑으며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윤리경영실은 그 결과 협력업체로부터 상시적으로 금품 등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전현직 임직원 5명을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회사의 이미지 추락에 대한 내외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벌백계를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검찰의 수사결과 부패의 고리와 규모는 예상보다 컸다. 이 고발건을 수사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김성은 부장)는 지난 7일 배임수재 혐의로 전 KT 수도권서부본부 A(54) 국장 등 KT 전현직 임직원 14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낸 협력사 대표 등 178명을 적발, 이 가운데 7명을 구속 기소하고 4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국장은 2004년 12월부터 2006년 7월까지 협력업체로부터 공사편의 제공, 하자 묵인 등의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50) 본부장은 2004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부하 직원들에게 8000여만원을 상납 받았으며 다른 직원들도 23개 협력업체들로부터 모두 18억원을 받았다.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KT 안팎에서는 기업의 치부를 스스로 들추어내는 것은 힘들지만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직원들의 사기차원에서 이제는 공개적인 진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T의 한 직원은 "형사고발과 이를 통한 검찰수사 결과가 일벌백계 차원에서 클린KT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회사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져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KT도 이런 직원들의 반응을 수렴하고 있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 이후 본사와 지방 영업본부, 자회사 및 계열사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부 분위기를 반영해 앞으로 회사가 직접 형사고발을 하는 강수를 두는 것은 자제하고 구조적으로 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T는 최근 구매비리 근절을 위해 최저입찰가를 폐지하고 일물복수가로 전환하는 등 구매제도 쇄신에 나서고 있다.
KT의 한 협력사 사장은 "KT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마다 늘상 있던 자정노력이라 협력업체 모두가 반신반의했다"며 "예전에 비해 강도가 세진 것은 사실이지만 3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 KT에 대한 쇄신은 지속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