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LTE 국내 상륙…와이브로 진영 `위기감`

R&D센터 배경ㆍ규모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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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Long Term Evolution) 대표기업인 에릭슨의 국내 R&D(연구개발) 센터설립이 국내 와이브로 진영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TE는 와이브로와 함께 유력한 4G이동통신 기술표준으로 와이브로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이 회사의 국내투자를 통한 시장진입이 우리정부의 와이브로 육성전략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KT 이석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일정에 맞춰 스웨덴을 방문, 11일 현지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과 국내 R&D센터 설립 및 에코시스템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이나 지원규모는 이날 스웨덴 현지에서 공개될 예정인데, 향후 최대 2조원대에 달하는 인적, 물적지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은 IT 테스트베드 환경이 잘 갖춰진 국내에 차세대 이동통신 연구개발을 위한 R&D센터를 설립하고, 4G 이동통신 기술인 LTE 연구개발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R&D센터에는 에릭슨 뿐만 아니라 중소 통신장비를 비롯해 국내 관련업체들도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에릭슨은 기존 GSM 시장 뿐만 아니라 WCDMA 기반의 3G(3세대) 이동통신 장비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다. 특히 노키아 등과 함께 LTE 원천기술 업체로 분류되면서 삼성전자, 인텔 등을 중심으로 한 와이브로 진영의 강력한 경쟁기업으로 분류돼 왔었다. 따라서 에릭슨의 국내 진출은 적지나 마찬가지인 한국시장 한가운데에서 LTE R&D센터를 가동하는 구도다.

당장 와이브로 관련업계는 부정적인 평가들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와이브로 관련기업 뿐만 아니라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LTE 대표기업인 에릭슨의 국내 R&D센터 설립을 단순한 외자유치나 공동 연구개발 사업 정도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 와이브로 진영의 입장이다. 와이브로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지만 에릭슨의 R&D센터 설립 배경, 규모 파악에 나서며 바짝 긴장하고 있고, 중소 장비개발업체들도 정부의 정책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와이브로 중계기 업체 대표는 "정부가 난데없이 에릭슨의 LTE 카드를 수용한 배경에 납득이 안 간다"면서 "에릭슨이 와이브로 원천기술 국가인 국내에 LTE 센터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와이브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방통위도 표면적으로는 R&D센터 유치라는 점에 의미를 두면서도 내심 에릭슨의 LTE 후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방통위 일부 상임위원들은 "LTE 전선에 길을 내 주는 것 아니냐"며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힘들게 와이브로 신흥 시장을 공략해 가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LTE로 기우는 듯한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KT, SK텔레콤 등 통신 서비스업체들에도 LTE로 조기 전환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R&D센터 유치가 투자유치라는 측면 이외에 이동통신 기술의 큰 축인 와이브로와 LTE에서 국내업체들이 기술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업체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최고 수준의 테스트베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하고, 와이브로도 LTE와 경쟁을 통해 기술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릭슨이 국내 R&D센터에 국내 중소 통신장비업체나 와이브로 관련업체들까지 참여시킬 계획이란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했다.

와이브로와 LTE는 4G 표준으로 유력한 미래 이동통신 기술로, 와이브로가 IEEE의 무선 랜에서 진화한 기술인데 반해, LTE는 기존 이동통신인 GSM, WCDMA에서 진화한 기술이다. 삼성전자, 인텔 등이 이미 와이브로 상용화 기술을 내놓고 한국, 미국, 아시아권에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데 반해, 에릭슨, 노키아 등의 LTE 진영은 아직 상용화 기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경섭기자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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