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일방축소… 세무조사 면제 약속 뒤집고 조사 강행
태양전지 사업을 하고 있는 A사 대표는 요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가 위축되면서 한 때 없어 팔지 못했던 태양전지를 팔 곳이 만만치 않아졌다. 게다가 가격도 작년 상반기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마진을 남기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이 마저 값싼 중국산 제품에 밀려 찾는 바이어도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태양광발전 보조금 예산부족을 이유로 갑자기 지원금을 연도별로 한정해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면서 내수마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지난해 공격적 사업확장을 위해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더 짓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중이지만 설비 구매를 위한 추가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아 수억원의 추징금까지 받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 태양광, 풍력 등 그린에너지 기업에 대해 3년간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정기 세무조사원들이 들이닥쳤다.
A사 대표는 "정부가 녹색성장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해놓고선 시장을 죽이고, 지원은 커녕 채찍만 가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태양광 산업계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태양광산업을 구성하는 폴리실리콘, 잉곳과 웨이퍼, 태양전지와 모듈, 발전시스템, 시공, 발전 등 각 분야의 기업들마다 정부에 쓴소리를 하지 않는 곳이 없다.
정부의 태양광산업 육성과 관련한 정책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기업들이 투자하기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 한도용량을 없애고 무한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뒤 불과 4개월만인 4월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최대 30% 인하하는 동시에 지급 한도용량을 500㎿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해 태양광발전소 용량이 300㎿로 급증해 보조금 예산부담이 커지자 1년 뒤인 올 4월엔 2009년 50㎿, 2010년 70㎿, 2011년 80㎿ 등 3년간 연도별 지급 한도용량을 신설하고 2012년엔 보조금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국내 태양광 내수 시장에 대한 `사형선고'와 다를 바 없다고 관련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변경에 당장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준비해왔던 중소 민간 기업들이 대정부 항의와 피해구제를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3년전부터 영월에 50㎿의 대형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준비해왔던 사업자와 영월주민 비상대책위, 전국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은 정부의 고시변경으로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명박 대통령께 보내는 고발장'을 통해 지식경제부 이윤호 장관 해임과 이 대통령의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발전소에 태양전지, 태양광모듈, 발전시스템 등 기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자들도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매출이 절반이나 줄었는데, 정부의 이번 조치로 내수마저 사라져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외국계 태양광 기업 임원은 "작년 한국정부의 태양광산업 육성정책 청사진을 믿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옮겼는데 후회막급"이라며 "정부가 기업에 투자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예측 가능한 일관된 정책을 꾸준히 펼쳐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또 MB 정부가 녹색기업 육성차원에서 지난해 관련 기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를 3년간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했으나, 이것이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다른 잣대를 들이대 세무조사를 규정대로 실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태양광과 풍력기기 사업을 하고 있는 B사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이미 2007년 정부인증을 받아 국세청 세무조사 면제 대상인데도, 지난 5월 정기세무조사를 한달간 받았고, 10억원 가량 추징금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회사의 주력 업종분류 코드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구분된 기업이 세무조사 대상 면제 사유에 해당하고, 여러 사업 가운데 일부 매출만 신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하는 기업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순수하게 신재생에너지 사업만 하는 기업에 세무조사 면제혜택을 주고 있다는 설명인데,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그린에너지 기업들은 대부분 기존 다른 사업 외에 신사업으로 이제 막 시작한 곳들이란 점에서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10년 이내에 세계 태양광산업이 반도체 시장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인데, 정부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책보다는 원전 육성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안보만 담보된다면 가격과 환경성 측면에서 원자력처럼 좋은 에너지원은 없다"면서 "사실 신재생에너지는 단가가 높아 보조금을 줘야 하는데, 우리가 보급위주로 나갔다가는 재정 측면에서 큰 주름이 오고, 국내 산업기반을 키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직접 주기보다는 전기료에 얹든지,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한다든지 간접 방식으로 큰 방향을 잡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승룡기자 srkim@
여기에 최근 정부가 태양광발전 보조금 예산부족을 이유로 갑자기 지원금을 연도별로 한정해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면서 내수마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지난해 공격적 사업확장을 위해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더 짓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중이지만 설비 구매를 위한 추가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아 수억원의 추징금까지 받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 태양광, 풍력 등 그린에너지 기업에 대해 3년간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정기 세무조사원들이 들이닥쳤다.
A사 대표는 "정부가 녹색성장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해놓고선 시장을 죽이고, 지원은 커녕 채찍만 가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태양광 산업계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태양광산업을 구성하는 폴리실리콘, 잉곳과 웨이퍼, 태양전지와 모듈, 발전시스템, 시공, 발전 등 각 분야의 기업들마다 정부에 쓴소리를 하지 않는 곳이 없다.
정부의 태양광산업 육성과 관련한 정책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기업들이 투자하기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 한도용량을 없애고 무한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뒤 불과 4개월만인 4월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최대 30% 인하하는 동시에 지급 한도용량을 500㎿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해 태양광발전소 용량이 300㎿로 급증해 보조금 예산부담이 커지자 1년 뒤인 올 4월엔 2009년 50㎿, 2010년 70㎿, 2011년 80㎿ 등 3년간 연도별 지급 한도용량을 신설하고 2012년엔 보조금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국내 태양광 내수 시장에 대한 `사형선고'와 다를 바 없다고 관련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변경에 당장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준비해왔던 중소 민간 기업들이 대정부 항의와 피해구제를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3년전부터 영월에 50㎿의 대형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준비해왔던 사업자와 영월주민 비상대책위, 전국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은 정부의 고시변경으로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명박 대통령께 보내는 고발장'을 통해 지식경제부 이윤호 장관 해임과 이 대통령의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발전소에 태양전지, 태양광모듈, 발전시스템 등 기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자들도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매출이 절반이나 줄었는데, 정부의 이번 조치로 내수마저 사라져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외국계 태양광 기업 임원은 "작년 한국정부의 태양광산업 육성정책 청사진을 믿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옮겼는데 후회막급"이라며 "정부가 기업에 투자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예측 가능한 일관된 정책을 꾸준히 펼쳐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또 MB 정부가 녹색기업 육성차원에서 지난해 관련 기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를 3년간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했으나, 이것이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다른 잣대를 들이대 세무조사를 규정대로 실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태양광과 풍력기기 사업을 하고 있는 B사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이미 2007년 정부인증을 받아 국세청 세무조사 면제 대상인데도, 지난 5월 정기세무조사를 한달간 받았고, 10억원 가량 추징금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회사의 주력 업종분류 코드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구분된 기업이 세무조사 대상 면제 사유에 해당하고, 여러 사업 가운데 일부 매출만 신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하는 기업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순수하게 신재생에너지 사업만 하는 기업에 세무조사 면제혜택을 주고 있다는 설명인데,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그린에너지 기업들은 대부분 기존 다른 사업 외에 신사업으로 이제 막 시작한 곳들이란 점에서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10년 이내에 세계 태양광산업이 반도체 시장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인데, 정부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책보다는 원전 육성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안보만 담보된다면 가격과 환경성 측면에서 원자력처럼 좋은 에너지원은 없다"면서 "사실 신재생에너지는 단가가 높아 보조금을 줘야 하는데, 우리가 보급위주로 나갔다가는 재정 측면에서 큰 주름이 오고, 국내 산업기반을 키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직접 주기보다는 전기료에 얹든지,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한다든지 간접 방식으로 큰 방향을 잡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승룡기자 sr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