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포털` 운영권 치열한 공방

IPTV 수익 새 쟁점… 지상파 주도권속 불씨는 남아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이달 초 SBS와 MBC는 KT에 IPTV내 주문형비디오(VOD) 송출 중단을 경고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유는 KT가 올해 들어 VOD 제공에 대한 대가를 정산하지 않은 데다 당초 지상파가 운영하기로 약속했던 TV포털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이에 KT는 부랴부랴 지난 12일 밀렸던 VOD 대가를 정산했다. 하지만 MBC와 SBS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MBC 관계자는 "VOD 정산은 부차적인 것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TV포털"라며 "원래 합의했던 대로 TV포털 운영권을 지상파가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밀고 당기기가 이어지다 17, 18일 MBC와 SBS가 잇따라 VOD 업데이트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제가 커지자 KT가 지상파방송사에 TV포털 운영을 맡기기로 하면서 MBC와는 협상을 타결해 20일부터 업데이트를 재개했고, SBS와는 이견을 좁힌 상태다.

TV포털이 대체 뭐길래 지상파방송사가 VOD 송출 중단이란 강경 카드를 내놓았을까? 그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방송의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지상파방송사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SBS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지상파방송이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상당수 시청자들이 유료방송에 가입했다"며 "한국도 조만간 이러한 사태를 맞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지털방송 시대에 지상파 직접 수신 시청자보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늘어나게 되면 장기적으로 지상파의 광고 매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디지털방송이란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실시간 방송 이외의 것'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VOD다. KBS 관계자는 "케이블, IPTV 등의 플랫폼에 VOD를 공급하는 것은 지상파방송사들 입장에서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며 "VOD를 통해 실시간 시청자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상파방송사들은 VOD를 공급하면서 최대한 많은 반대급부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VOD 프로그램만을 공급해서는 시청률 감소와 이에 따른 광고 매출 하락을 보상하기란 힘들다.

그래서 지상파방송 사업자들이 찾은 답이 `TV포털'이다. TV포털을 통해 단순히 VOD만 공급할 것이 아니라 포털에 광고를 유치하거나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해 추가적인 매출을 올리자는 전략이다.

지상파방송 3사가 지난해 IPTV에 실시간 재송신을 전격적으로 합의해 준 것도 사실은 TV포털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IPTV에 콘텐츠만 제공하는 단순한 CP(콘텐츠 프로바이더)에 머물지 않고 주도적으로 IPTV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와 MBC는 지난해 말 지상파 재전송 협약을 맺으며 TV포털 운영에 대해 합의했으며 SBS도 2007년부터 일찌감치 포털 운영에 대한 협약을 맺어 놓은 상태였다. KBS와 KT는 아직 TV포털에 대한 협약을 맺지 않았다.

반대로 KT 입장에서는 지난해 지상파방송사와 협상 과정에서 실시간 방송 재송신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TV포털의 중요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IPTV의 차별성이라고 하는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TV포털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물품을 구매한다던가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미방영 에피소드'를 본다든지 하는 행위는 실제로는 `포털'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KT가 뒤늦게 이같은 TV포털의 중요성을 인식해 `재논의'를 주장했지만 지상파방송사들이 수용할 리 만무했던 것이다. 게다가 MBC와 SBS는 TV포털에 대한 상당부분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SBS는 "지난해 7월 TV포털 개발을 끝내고 KT에 기존 VOD를 포털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으나 계속 미뤄왔다"고 말했다. MBC도 "TV포털 서비스 개발을 상당부분 진행한 상태"라고 말했다. KBS도 향후 IPTV내에 TV포털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희종기자 mindle@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