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콘텐츠와 관광산업 연계의 중요성

최영호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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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6-0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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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산책] 콘텐츠와 관광산업 연계의 중요성
과거 3대가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 시절 여름밤에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옛날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이 들곤 하였다. 햇님 달님 이야기도 듣고 흥부와 놀부 이야기도 들었다. 과거부터 우리에게는 충분한 이야기 거리가 있었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래의 꿈을 키워왔다. 핵가족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는 TV와 게임, 인터넷 등의 등장으로 할머니ㆍ할아버지에게 살갑게 이야기를 듣던 풍경은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콘텐츠산업의 또 다른 기반이 된다. 영국의 경우 `스토리 창작 클럽'이 1만여 개나 이르는 등 창조산업의 근간을 이러한 이야기에 두고 있다. 물론 영국의 경우에는 과거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는 세익스피어가 있었고 음악의 경우 세계를 열광시킨 비틀즈가 있었다. 그러나 대처 수상시절 영국의 경제를 일으킬 산업은 `창조산업'이라 선언하고 스토리 창작에 집중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GDP의 10%에 육박하는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을 육성하였고 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스토리텔링 강국이 되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에서 파생된 관광분야까지 합치면 산업의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진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해리포터'이다. 어렵게 살아가던 조안 롤링은 7편의 해리포터 시리즈로 전 세계에 4억부 이상의 책을 판매하였고 캐릭터ㆍ영화 등 2차적 저작물의 라이선싱까지 포함하면 300조원 규모의 매출을 이루었다. 이는 한국이 지난 10년간 판매한 반도체 수출 총액 230조원 보다 더 많은 액수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야기가 있다. 기업에서는 현대 정주영 회장이 조선산업을 시작하면서 500원 짜리 지폐에 나온 거북선 이야기로 영국에서 차관도입을 성공시킨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최근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성공하면서 신주쿠에 한국 음식점이 증가하였고, 배용준은 한국 궁중음식점 체인 `고시레'를 만들기 위한 문화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고, 우리 고유의 막걸리도 일본에서 인기술로 판매되고 있다. 또 다른 드라마 `대장금'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한국 음식도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비빔밥 등이 웰빙 음식으로서 자리매김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만화 `식객'에 나온 곰탕집이 서울에서 유명한 음식점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이야기의 힘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대장금 이후 특별히 성공한 드라마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는 우리의 드라마가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의미보다는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이 부족했다는 의미이다. 이는 드라마 뿐 만이 아니라 영화 등 다른 콘텐츠 분야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성공의 핵심요소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한국에 온 `마블 애니메이션'사의 에릭 롤만 사장의 인터뷰를 보면 우리나라에는 스토리가 없다는 말을 하였다. 일본의 `드래곤볼'이나 `포켓몬스터'는 스토리가 있는데 한국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그림만 있고 스토리가 없다고 하였다.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말이고 우리나라도 이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4대강 유역 개발의 개발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여 사업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강은 국토공간의 일부로서 치수 등 기능적 기능 이외에도, 하천의 존재 자체가 국민의 삶 속에서 가지는 문화적 의미가 매우 크다. 즉, 하천은 다양한 친수활동을 통해 인간의 문화적 욕구를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훌륭한 문화자원이다. 또한 강은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연결하는 접점이자 역사공간이다. 강과 관련된 역사, 추억 등을 활용하여 현대적인 콘텐츠로 재창조가 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각 고장마다 역사와 전설, 민담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따라서 단순히 강 주변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방문하는 우리의 자손에게 우리의 찬란한 역사를 알게 하고 우리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리고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자. 이로 인해 한국을 방문하고 간 외국인들이 이러한 따뜻한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미소짓게 된다면 그들은 또 다시 한국을 방문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콘텐츠와 관광산업, 그리고 타산업과 연계되어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의 경우에는 도전스토리를 발굴하여 웹 사이트에 올리게 함으로써 국내1위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이야기를 통하여 모든 산업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우리나라의 자긍심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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