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굴뚝 사라진 그자리에 도시형 비지니스파크
10년새 입주기업수 14배 증가
작년 아파트형 공장 13개 추가
낮은 지가ㆍ세제혜택ㆍ접근성
ITㆍ중소벤처기업 랜드마크로
10년새 입주기업수 14배 증가
작년 아파트형 공장 13개 추가
낮은 지가ㆍ세제혜택ㆍ접근성
ITㆍ중소벤처기업 랜드마크로
■ IT기업 `뉴 프론티어` 디지털 구로
한국 제 1호 공단인 구로단지가 도시형 비즈니스 파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와 쾌적한 근무환경을 구비한 비즈니스형 공장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굴뚝으로 상징되던 공단이 첨단 테크노 빌딩 숲으로 변신중이다.
지난 10년사이 구로단지에 입주한 기업수는 무려 14배가 증가했다. 구로단지는 1964년 한국수출산업단지로 지정된 후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개정됐다. 이후 구로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밸리, 구로산업단지 등으로 불리고 있다.
◇제조업 기반에서 중소ㆍ벤처의 산실로=구로단지의 가장 큰 변화는 굴뚝이 곳곳이 드러선 제조업 생산기지를 벗어나 중소ㆍ벤처기업의 산실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력업종 또한 제조업에서 비제조업으로 대체되고, 제조업도 전기전자 등 IT관련 제조업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2002년 이 후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디자인, 콘텐츠 등 IT업체들이 대거 유입되고, 지식서비스 관련 기업이 대폭 증가하면서 그야말로 `벤처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구로는 공업단지 고도화 작업을 통해 변신한 산업단지의 벤치마킹 모델로도 손색이 없다.
노후화된 도시 내 공업단지를 재개발해 저렴하고 쾌적한 비즈니스 환경 공간을 공급, 해외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할 정도다.
이에 발맞춰 첨단 업종도 빠르게 유입돼 노동집약적 비즈니스모델에서 기업을 보육하는 `훈련소'로도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변신의 역사=구로단지는 수출진흥을 기치로 내건 국내 최초의 공업단지로 출발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했던 탓에 1960년대 한국경제는 노동집약적 제품 수출 위주의 경제발전을 수립했다. 1964년 수출공업단지개발조성법을 제정한 후 현 구로 3동 지역에 43만㎡의 1단지를 준공하고 이후 1973년 198만㎡로 확장했다.
재일교포 수출업체 유치를 통해 선진기술과 해외시장에 대한 노하우 축적(재일교포기업 18개사, 국내기업 11개사, 외국기업 2개사 입주)을 목적으로 섬유, 가발, 봉제 등 경공업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 속에서도 구로공단은 국가 수출의 10%를 점유할 정도로 중요한 수출 거점이었다.
그러나 이 후 구로공단의 주력산업은 점차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1970년대 후반 가발산업 등의 쇠퇴로 전기, 전자 업종이 공단 수출 2위를 점유하게 된다.
1985년에는 전기, 전자 분야가 공단 수출 1위 업종으로 부상했지만 그 이듬해에 구로단지는 큰 위기를 맞았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구로단지 내 기업 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특히 노사갈등 및 3D업종 기피현상이 맞물리며 1990년대 이후에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대우, 한일합섬, 진도, 세계물산 등 공단 내 중견기업들이 잇달아 도산했고, 해외 다국적 기업들도 철수했다. 국내 기업들은 공장 폐쇄와 해외이전의 방식으로 위기탈출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역부족이었다. 구로공단이 쇠퇴하면서 수출 또한 곤두박질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구로단지의 부활=정부는 구로공단의 회생을 위해 1997년 `구로단지 첨단화 계획'을 수립, R&D 위주의 새로운 구로단지 재편에 들어갔다.
첨단정보와 지식산업 등 4개 업종을 중심으로 재편계획을 수립해 공단 내 업종 유치를 고도기술 분야 48.7%까지 끌어올렸다.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명칭을 바꾸면서 구로공단은 일대 변혁기를 맞이한다.
대기업의 R&D 및 시제품 생산시설로 또한 지식산업과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기업의 정보교류의 장으로 체질개선하는데 성공을 거둔다. 특히 2002년 이후 테헤란벨리와 서울 근교에 산재해 있던 벤처기업들이 구로단지로 대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구로단지의 성공 배경에는 수도권 규제완화 등으로 벤처기업들의 비즈니스에 부합하는 다양한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저렴한 아파트형 공장을 대량 공급한 것이 가장 큰 효과를 거뒀고, 교통접근성, 기업 집적화에 따른 네트워크 효과 창출 등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1996년 수도권 공장 총량제 대상에서 아파트형 공장을 제외시키고, 민간사업자에 대한 규제완화로 아파트형 공장은 그야말로 대규모 공급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구로단지에는 지난해에만 13개의 아파트형 공장이 추가 공급되며 80여개가 넘는 공장이 밀집해 있다.
또한 제조업 외에도 지식산업 및 정보통신산업 기업들의 입주가 허용되며, 중소기업의 입지난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낮은 지가, 세제혜택 등 정부의 지원이 맞물리며 입주비용은 저렴하지만 근무환경은 양호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기업 집적에 따른 효과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발생시켰다.
원자재, 부품 공급처 및 제품 판매처 등 거래업체와의 거리 축소로 물류비용이 대폭 감소됐으며, 입주 기업들은 사무실과 연구소, 시제품 생산, 조립, 검사공정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이른바 토털 생산체제 시스템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향후 구로단지는 또다른 발전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구로단지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단지 내 기업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재창출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기업간 네트워크의 활성화와 지역ㆍ기업간 상호협력, 또 이를 통해 기업의 스핀오프 등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의류, 패션 위주의 단지 내 판매유통시설을 구로단지의 주력품목인 전기전자, 소프트웨어 등으로 확대해 시장과의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구로단지의 성공사례를 공업지역 도시 모델로 재확산하고, 구로단지 또한 독자생존 보다는 중소벤처 집적지의 이점을 살려 한국의 `도시재생형 첨단산업 비즈니스 모델'로 다른 국가에 역수출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
한국 제 1호 공단인 구로단지가 도시형 비즈니스 파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와 쾌적한 근무환경을 구비한 비즈니스형 공장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굴뚝으로 상징되던 공단이 첨단 테크노 빌딩 숲으로 변신중이다.
지난 10년사이 구로단지에 입주한 기업수는 무려 14배가 증가했다. 구로단지는 1964년 한국수출산업단지로 지정된 후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개정됐다. 이후 구로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밸리, 구로산업단지 등으로 불리고 있다.
◇제조업 기반에서 중소ㆍ벤처의 산실로=구로단지의 가장 큰 변화는 굴뚝이 곳곳이 드러선 제조업 생산기지를 벗어나 중소ㆍ벤처기업의 산실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력업종 또한 제조업에서 비제조업으로 대체되고, 제조업도 전기전자 등 IT관련 제조업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2002년 이 후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디자인, 콘텐츠 등 IT업체들이 대거 유입되고, 지식서비스 관련 기업이 대폭 증가하면서 그야말로 `벤처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구로는 공업단지 고도화 작업을 통해 변신한 산업단지의 벤치마킹 모델로도 손색이 없다.
노후화된 도시 내 공업단지를 재개발해 저렴하고 쾌적한 비즈니스 환경 공간을 공급, 해외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할 정도다.
이에 발맞춰 첨단 업종도 빠르게 유입돼 노동집약적 비즈니스모델에서 기업을 보육하는 `훈련소'로도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변신의 역사=구로단지는 수출진흥을 기치로 내건 국내 최초의 공업단지로 출발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했던 탓에 1960년대 한국경제는 노동집약적 제품 수출 위주의 경제발전을 수립했다. 1964년 수출공업단지개발조성법을 제정한 후 현 구로 3동 지역에 43만㎡의 1단지를 준공하고 이후 1973년 198만㎡로 확장했다.
재일교포 수출업체 유치를 통해 선진기술과 해외시장에 대한 노하우 축적(재일교포기업 18개사, 국내기업 11개사, 외국기업 2개사 입주)을 목적으로 섬유, 가발, 봉제 등 경공업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 속에서도 구로공단은 국가 수출의 10%를 점유할 정도로 중요한 수출 거점이었다.
그러나 이 후 구로공단의 주력산업은 점차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1970년대 후반 가발산업 등의 쇠퇴로 전기, 전자 업종이 공단 수출 2위를 점유하게 된다.
1985년에는 전기, 전자 분야가 공단 수출 1위 업종으로 부상했지만 그 이듬해에 구로단지는 큰 위기를 맞았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구로단지 내 기업 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특히 노사갈등 및 3D업종 기피현상이 맞물리며 1990년대 이후에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대우, 한일합섬, 진도, 세계물산 등 공단 내 중견기업들이 잇달아 도산했고, 해외 다국적 기업들도 철수했다. 국내 기업들은 공장 폐쇄와 해외이전의 방식으로 위기탈출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역부족이었다. 구로공단이 쇠퇴하면서 수출 또한 곤두박질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구로단지의 부활=정부는 구로공단의 회생을 위해 1997년 `구로단지 첨단화 계획'을 수립, R&D 위주의 새로운 구로단지 재편에 들어갔다.
첨단정보와 지식산업 등 4개 업종을 중심으로 재편계획을 수립해 공단 내 업종 유치를 고도기술 분야 48.7%까지 끌어올렸다.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명칭을 바꾸면서 구로공단은 일대 변혁기를 맞이한다.
대기업의 R&D 및 시제품 생산시설로 또한 지식산업과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기업의 정보교류의 장으로 체질개선하는데 성공을 거둔다. 특히 2002년 이후 테헤란벨리와 서울 근교에 산재해 있던 벤처기업들이 구로단지로 대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구로단지의 성공 배경에는 수도권 규제완화 등으로 벤처기업들의 비즈니스에 부합하는 다양한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저렴한 아파트형 공장을 대량 공급한 것이 가장 큰 효과를 거뒀고, 교통접근성, 기업 집적화에 따른 네트워크 효과 창출 등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1996년 수도권 공장 총량제 대상에서 아파트형 공장을 제외시키고, 민간사업자에 대한 규제완화로 아파트형 공장은 그야말로 대규모 공급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구로단지에는 지난해에만 13개의 아파트형 공장이 추가 공급되며 80여개가 넘는 공장이 밀집해 있다.
또한 제조업 외에도 지식산업 및 정보통신산업 기업들의 입주가 허용되며, 중소기업의 입지난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낮은 지가, 세제혜택 등 정부의 지원이 맞물리며 입주비용은 저렴하지만 근무환경은 양호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기업 집적에 따른 효과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발생시켰다.
원자재, 부품 공급처 및 제품 판매처 등 거래업체와의 거리 축소로 물류비용이 대폭 감소됐으며, 입주 기업들은 사무실과 연구소, 시제품 생산, 조립, 검사공정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이른바 토털 생산체제 시스템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향후 구로단지는 또다른 발전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구로단지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단지 내 기업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재창출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기업간 네트워크의 활성화와 지역ㆍ기업간 상호협력, 또 이를 통해 기업의 스핀오프 등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의류, 패션 위주의 단지 내 판매유통시설을 구로단지의 주력품목인 전기전자, 소프트웨어 등으로 확대해 시장과의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구로단지의 성공사례를 공업지역 도시 모델로 재확산하고, 구로단지 또한 독자생존 보다는 중소벤처 집적지의 이점을 살려 한국의 `도시재생형 첨단산업 비즈니스 모델'로 다른 국가에 역수출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