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미디어위 종료직후 6월국회 처리"
6월 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자문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운영중이나, 100일의 활동 종료 시한을 한달 남짓 남겨둔 현재 상황은 지난 2월 모습에서 한발도 진전되지 못한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당초 합의에 따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는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을 상정해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인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여론 수렴 절차가 부족하다며 맞서고 있다.
12일 민주당 MB언론악법저지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없이는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 상정은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미디어법 상정에 앞서 여론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며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실력행사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민주당측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미디어발전국민위에서 이 달 중 여론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월 국회 개원 직후 상임위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법안에 국민의 의견을 담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반드시 여론조사라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여론조사는 맹점이나 허구성이 있기 때문에 여론수렴 방법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론조사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나 의원은 이어 "미디어위의 활동이 끝나면 표결처리 한다고 합의했다"며 "여론수렴의 절차라는 논리로 여론조사가 없으면 물리력으로 저지한다는 것은 합의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오스트리아를 방문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미디어 관련법은 여야가 이미 약속한 대로 처리돼야 한다"며 "어떤 이유로도 법안처리를 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거나 미뤄서는 안 된다"며 6월 국회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9일 미국 순방 중에 "미디어 빅뱅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미디어 법안이 그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미디어법 처리를 측면 지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서비스선진화를 위한 민관합동 회의에서 올해 12월까지 종합편성PP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방통위가 6월 국회에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기정 사실화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권과 언론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6월 미디어법 처리 강행에 맞서 장외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다른 야당과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미디어법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시민사회단체들은 6월 대규모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종기자 mind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