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와 개별계약 전환후 경쟁심화 '빈익빈'
수신료보다 지나친 광고의존 각종 부작용 양산
업계 내부서 가이드라인 만들어 적정분배 고민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재허가 심사에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수신료 25%를 지급하는지 여부를 재허가 조건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는 PP 수신료를 정상화해 방송 프로그램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PP 수신료는 광고와 함께 유료방송 시장 구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PP 수신료란 유료방송에서 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방송 프로그램 공급 대가로 PP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무료서비스인 지상파방송 시장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PP 수신료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시청자들로부터 받는 수신료의 일정부분을 PP에게 지급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수신료 매출(흔히 방송매출이라고도 부릅니다)이 많으면 많을 수록 PP에게 돌아갈 몫도 커지게 됩니다. 반면, 수신료 매출이 감소하면 PP들도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PP 수신료 비중 낮아=우리나라의 경우 케이블방송사들이 시청자들로부터 받는 월평균수신료매출(ARPU)이 6000원선으로 선진국에 비해 매우 작은 규모입니다. 그만큼 PP들도 SO로부터 받는 프로그램 공급 대가도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PP들의 공급과잉이다 보니 프로그램 공급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곳도 많습니다.
PP들은 수신료 매출로 경영이 어려워 광고 매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국내 PP 매출 구조는 광고와 수신료 매출이 8대2로 광고 의존률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광고 의존도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우선, SO와 PP간 불공정 거래가 끊이질 않습니다. 광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PP 수신료를 포기하더라도 더 많은 SO에 송출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광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을 사다 재방송하는 PP들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높은 비용을 들여 자체 제작하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받은 지상파프로그램을 구매해 송출하는 편이 나은 것이죠. 또, 자체제작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시청률을 의식해 선정적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지나친 광고 의존률은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려 케이블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그 결과 수신료 인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료방송 시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PP 수신료를 정상화시켜 PP들이 광고 의존률을 낮추고 경영 상황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서두름으로써, 자연스럽게 SO의 수신료 수준을 현재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단체계약에서 개별계약으로 변천=그렇다면 PP 수신료는 그동안 어떻게 결정됐을까요? 케이블방송 초창기에는 현재와 같이 SO와 PP가 개별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 계약 형태였습니다. 1995년 케이블방송이 개국하면서 정부는 적정 수신료 배분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SO의 수신료 중 32.5%를 PP에게, 또 15%를 전송사업자(NO)에게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당시에는 PP가 허가제였기 때문에 95년 3월 개국 당시 PP수는 20여개에 불과했고 케이블방송 월 수신료는 1만5000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PP 수신료는 SO와 PP간의 문제가 아니라 32.5%를 PP간에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이슈였습니다. 또, PP는 매월 25%의 신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하고 1일 동일 프로그램을 4회 이상 반복 송출해서는 안됐으며 시급별 20%의 광고 시간을 SO에 배분해야 하는 의무를 지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SO-PP간 단체 계약은 2001년 방송법 개정으로 PP 허가제가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SO-PP간 개별 계약 형태로 자연스럽게 변화됐습니다. PP 등록제로 PP의 수가 크게 늘면서 단체 계약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SO와 PP간 가격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우려된다며 단체계약의 시정을 요구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단체 계약이 개별 계약으로 전환되면서 PP간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SO가 수용할 수 있는 채널은 한정돼 있는데 비해 PP의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경쟁으로 PP들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 됐고 이는 케이블 가입자 증가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PP가 양산되면서 이른바 SO로부터 `간택'을 받기 위해 속칭 `론칭비' 등 각종 부조리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채널에 비해 PP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케이블방송 초기의 PP 수신료 32.5%는 금세 10%대로 낮아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옛 방송위원회는 디지털케이블의 경우 수신료 매출의 30%를 PP에게 지급하고 아날로그케이블의 경우에도 단계적으로 30%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새로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재허가 조건에 25%의 수신료 지급을 재허가 조건에 포함시킴으로써 과거 방송위원회의 권고보다는 규제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PP 수신료 배분 기준 다시 `주목'=그러나 PP 수신료 25% 지급 의무화에도 맹점이 있습니다. 바로 25%의 수신료를 어떻게 배분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09년 현재 케이블방송 시장은 95년 케이블방송 개국 때와는 시장이 많이 변했습니다. SO와 PP간의 이합집산 결과 MPP(복수 PP)와 MSP(복수SO+복수PP)라는 것이 생겨난 것이죠. 따라서 수신료를 이들 힘있는 MPP나 MSP가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차피 SO 입장에서는 25%라는 총액을 어떻게 배분하든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케이블방송 업계 내부에서 수신료 배분의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PP협의회와 SO협의회는 PP 수신료 적정 분배 원칙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PP 수신료 배분 기준이 이슈로 등장하면서 과거 SO-PP간 단체 계약시 정해졌던 32.5%에 대한 PP 수신료 배분 기준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95년 케이블방송 개국 당시에는 금액의 80%를 18개의 PP가 균등 배분했고 20%를 방송 시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나눠가졌습니다.
이후에는 균등배분 비율이 30%로 줄었고 98년에는 방송 시간 이외에도 시청률이란 기준이 새로 등장했습니다. 2000년에는 30%를 균등배분하고 나머지 70%에 대해서는 방송시간 30%, 시청률 30%에 SO의 의견 10%를 참고해 PP별로 차등 배분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2001년에는 마케팅기여도, 시청자선호도, 본방비율, AI지수(시청자의 프로그램 평가) 등의 요소가 첨가됐습니다.
강희종기자 mindle@
업계 내부서 가이드라인 만들어 적정분배 고민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재허가 심사에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수신료 25%를 지급하는지 여부를 재허가 조건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는 PP 수신료를 정상화해 방송 프로그램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PP 수신료는 광고와 함께 유료방송 시장 구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PP 수신료란 유료방송에서 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방송 프로그램 공급 대가로 PP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무료서비스인 지상파방송 시장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PP 수신료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시청자들로부터 받는 수신료의 일정부분을 PP에게 지급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수신료 매출(흔히 방송매출이라고도 부릅니다)이 많으면 많을 수록 PP에게 돌아갈 몫도 커지게 됩니다. 반면, 수신료 매출이 감소하면 PP들도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PP 수신료 비중 낮아=우리나라의 경우 케이블방송사들이 시청자들로부터 받는 월평균수신료매출(ARPU)이 6000원선으로 선진국에 비해 매우 작은 규모입니다. 그만큼 PP들도 SO로부터 받는 프로그램 공급 대가도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PP들의 공급과잉이다 보니 프로그램 공급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곳도 많습니다.
PP들은 수신료 매출로 경영이 어려워 광고 매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국내 PP 매출 구조는 광고와 수신료 매출이 8대2로 광고 의존률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광고 의존도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우선, SO와 PP간 불공정 거래가 끊이질 않습니다. 광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PP 수신료를 포기하더라도 더 많은 SO에 송출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광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을 사다 재방송하는 PP들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높은 비용을 들여 자체 제작하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받은 지상파프로그램을 구매해 송출하는 편이 나은 것이죠. 또, 자체제작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시청률을 의식해 선정적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지나친 광고 의존률은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려 케이블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그 결과 수신료 인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료방송 시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PP 수신료를 정상화시켜 PP들이 광고 의존률을 낮추고 경영 상황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서두름으로써, 자연스럽게 SO의 수신료 수준을 현재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단체계약에서 개별계약으로 변천=그렇다면 PP 수신료는 그동안 어떻게 결정됐을까요? 케이블방송 초창기에는 현재와 같이 SO와 PP가 개별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 계약 형태였습니다. 1995년 케이블방송이 개국하면서 정부는 적정 수신료 배분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SO의 수신료 중 32.5%를 PP에게, 또 15%를 전송사업자(NO)에게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당시에는 PP가 허가제였기 때문에 95년 3월 개국 당시 PP수는 20여개에 불과했고 케이블방송 월 수신료는 1만5000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PP 수신료는 SO와 PP간의 문제가 아니라 32.5%를 PP간에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이슈였습니다. 또, PP는 매월 25%의 신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하고 1일 동일 프로그램을 4회 이상 반복 송출해서는 안됐으며 시급별 20%의 광고 시간을 SO에 배분해야 하는 의무를 지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SO-PP간 단체 계약은 2001년 방송법 개정으로 PP 허가제가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SO-PP간 개별 계약 형태로 자연스럽게 변화됐습니다. PP 등록제로 PP의 수가 크게 늘면서 단체 계약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SO와 PP간 가격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우려된다며 단체계약의 시정을 요구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단체 계약이 개별 계약으로 전환되면서 PP간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SO가 수용할 수 있는 채널은 한정돼 있는데 비해 PP의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경쟁으로 PP들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 됐고 이는 케이블 가입자 증가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PP가 양산되면서 이른바 SO로부터 `간택'을 받기 위해 속칭 `론칭비' 등 각종 부조리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채널에 비해 PP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케이블방송 초기의 PP 수신료 32.5%는 금세 10%대로 낮아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옛 방송위원회는 디지털케이블의 경우 수신료 매출의 30%를 PP에게 지급하고 아날로그케이블의 경우에도 단계적으로 30%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새로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재허가 조건에 25%의 수신료 지급을 재허가 조건에 포함시킴으로써 과거 방송위원회의 권고보다는 규제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PP 수신료 배분 기준 다시 `주목'=그러나 PP 수신료 25% 지급 의무화에도 맹점이 있습니다. 바로 25%의 수신료를 어떻게 배분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09년 현재 케이블방송 시장은 95년 케이블방송 개국 때와는 시장이 많이 변했습니다. SO와 PP간의 이합집산 결과 MPP(복수 PP)와 MSP(복수SO+복수PP)라는 것이 생겨난 것이죠. 따라서 수신료를 이들 힘있는 MPP나 MSP가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차피 SO 입장에서는 25%라는 총액을 어떻게 배분하든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케이블방송 업계 내부에서 수신료 배분의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PP협의회와 SO협의회는 PP 수신료 적정 분배 원칙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PP 수신료 배분 기준이 이슈로 등장하면서 과거 SO-PP간 단체 계약시 정해졌던 32.5%에 대한 PP 수신료 배분 기준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95년 케이블방송 개국 당시에는 금액의 80%를 18개의 PP가 균등 배분했고 20%를 방송 시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나눠가졌습니다.
이후에는 균등배분 비율이 30%로 줄었고 98년에는 방송 시간 이외에도 시청률이란 기준이 새로 등장했습니다. 2000년에는 30%를 균등배분하고 나머지 70%에 대해서는 방송시간 30%, 시청률 30%에 SO의 의견 10%를 참고해 PP별로 차등 배분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2001년에는 마케팅기여도, 시청자선호도, 본방비율, AI지수(시청자의 프로그램 평가) 등의 요소가 첨가됐습니다.
강희종기자 mind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