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로봇산업 청사진과 반성의 목소리

  •  
  • 입력: 2009-04-29 21:01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고경철 선문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정부의 로봇산업 청사진과 반성의 목소리 - 고경철 선문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로봇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청사진이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제시됐다. 최근 심의, 확정한 `제1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 골자를 살펴보면, 2013년에 4조원 규모의 내수시장과 10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해 세계시장의 13.3%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5년간 1만3800명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로봇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육성정책의 의지를 발표하던 날, 로봇 관련주는 상승은 커녕 폭락하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로봇산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4년 전으로 가보자.

참여정부 출범 초기이던 2004년 12월 13일. 당시 오명 과학기술부 총리 주재로 제19차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최근 발표된 1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과 마찬가지로 로봇을 앞으로 국민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수출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로봇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로봇산업 비전과 발전전략, 실천계획을 심의 확정한 바 있다. 그리고 당시 목표는 2013년 세계시장 15% 점유, 지능형 로봇생산 30조원 달성, 수출 200억 달러, 고용효과 10만명 달성 등이 주요 골자를 이뤘다.

불과 4년만에 수출목표는 20분의 1, 국내시장과 고용효과는 7분의 1수준으로 줄어 든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커다란 로봇 목표 수정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민의 혈세를 쓰는 정부 R&D 정책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로봇 R&D 정책은 옛 정보통신부가 추진한 네트워크 로봇(URC)을 기반으로 한 `IT 839정책'과 지능형 로봇을 기반으로 한 성장동력 산업으로 대표되었다. 그리고 당시 정통부는 로봇 프로젝트매니저(PM)를 중심으로 한 국민로봇사업단, 옛 산업자원부는 지능형 로봇사업단을 중심으로 5000억여원의 국가적 R&D예산을 투입하며,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R&D 사업과 신시장 창출을 위한 시범사업을 집중적으로 전개했다.

시간이 흘러 2008년말 현재 국내 로봇시장은 93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물론 참여정부 출범초기 2300억원의 시장규모에 비해 5년간 4배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 것만 보면 로봇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당시 정책적 기반이 된 발전전략 목표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장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자동차 제조용 로봇 등 기존 산업용 로봇시장의 성장세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정보도우미 로봇 등 서비스 로봇의 신시장 창출효과는 참담할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산업에 비해 정부지원을 적극적으로 받고 있는 로봇산업은 축구 경기로 치면, 전반전이 이제 막 끝나고, 후반전에 돌입한 형국이다. 후반전을 치를 총감독에 해당하는 지경부의 로봇 프로그램디렉터(PD)가 아직 선정되지 않고 있다. 전반전의 실패가 이전 정부가 과욕을 부린 무모한 계획 때문인지, 아니면 실천단계에서 결정적 정책 실기에 기인하는 것인지, 원인 분석이나 대책도 찾을 수 없다. 앞으로 후반전을 이끌어 갈 로봇PD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국민에게 무시당할 정도로 빛이 바래버린 새로운 로봇산업육성 청사진만이라도 제대로 실천해 국가 로봇 R&D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길 기대한다. 분명 로봇산업은 기술의 파급효과 측면이나, 전산업에 뿌리내리는 융합화 흐름에 비추어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미래 국가 경제를 떠받칠 수 있는 튼튼한 성장동력 산업이라고 지금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로봇 관련 산학연관의 열정을 지닌 로봇인들이 듣기엔 매우 귀따가운 비판 의견이지만, 그 중 한 사람이기도 한 필자는 반성과 함께 이 글을 적어본다.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