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클라우드 컴퓨팅의 사회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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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4-0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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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환 KT 부사장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로 유명한 로마의 길은 아피우스(Appius)가 만든 `아피아 가도(Via Appia)'를 지칭한다. 아피아 가도는 중국의 만리장성보다 30배나 긴 15만km에 달했고 군사, 상업적 목적으로 쓰였다. 로마에는 길이가 18km나 되는 아피아 수로도 건설되었는데 물이 썩지 않게 흐르도록 설계되어, 1200년 로마 역사에서 대규모 전염병 기록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러한 로마의 사회간접자본은 지성, 체력, 기술력 및 경제력에서 각각 켈트족, 게르만족, 에트루리아인과 카르타고인에 뒤떨어진 로마인들이 1000년 넘게 거대 문명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기술에서는 일본에, 자본력과 생산력은 미국에, 그리고 인구 및 자원은 인도나 중국에 뒤쳐진 상황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로마의 가도나 수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갖추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을 디지털 사회간접자본으로 활용하여 국가산업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하여야 하는데, 그 활용방안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들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복잡한 컴퓨팅 능력을 각 단말에 두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연결된 네트워크상에 모아두고, 컴퓨팅 서비스가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여 서비스를 이용하고, 이용한 만큼 돈을 지불하는 유틸리티 방식이다. 이는 2006년 구글에서 주도적으로 시작하여 현재 아마존, 세일즈포스닷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참여로 향후 전 세계 시장으로의 확대가 예상되는 차세대 트렌드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활성화되면 사회적으로 어떤 현상이 생길까? 개인 관점에서 보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만 연결되면 단말에 상관없이 원하는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엄청난 자유를 느낄 것이다. 비싼 컴퓨터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져 합리적인 소비를 정착시키게 될 것이다. 또한, 청소년 유해매체라는 인터넷 역기능이나 PC분실에 대해 더 이상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소호(SOHO)나 벤처기업에게는 창업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 사업 초기에 컴퓨팅에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져 신생기업이 작은 비용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해 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서는 IT에 대한 투자, 설치, 운영, 유지보수의 부담이 없어져 제품 및 서비스에 소용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필요한 IT관련 비즈니스의 민첩성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는 그린 IT의 바람직한 접근방식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개별로 운영되던 컴퓨팅 시스템들이 클라우드로 통합 운영되면 그 사용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전력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은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사용을 편리하게 하기 때문에 원격근무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는 곧 사무공간과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며, 또 이를 활용하는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로 연결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우리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IT 사회간접자본으로 활용하여 국가적 발전을 촉진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개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초기단계에 있는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자칫 잘못하면 외국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이 주도하는 그들만을 위한 잔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산업이 그들의 잔치가 되지 않고 국가적인 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산업계, 학계, 연구계 모두가 힘을 합쳐 국내 방향을 조율하고, 기술수준을 향상시키며, 어느 나라보다 빨리 성공모델을 만들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지금은 이를 위한 발 빠른 행동을 하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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