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금융시장 불안하고… 실질금리 낮아지고…
만기 짧은 상품으로 투자처 자주 이동
6개월 미만 단기금융 수신고로 추정
작년 544조 규모… MMF 유입 증대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여기 저기로 떠도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죠. 최근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금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기 전까지는 단기부동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단기부동화의 정의와 요인, 현황 등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단기부동화(短期浮動化)란=단기부동화는 시중자금이 특정 금융자산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고 보다 유리한 투자기회를 찾아 수시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만기가 초단기인 상품으로 몰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기부동자금은 금융권 단기금융상품에 예치된 대기성 자금이나 실물경제의 성장에 필요한 통화량을 초과하는 과잉유동성이나 금융권 내에서만 머무르는 잉여자금 등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단기부동자금 규모는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금융권의 6개월 미만단기금융상품 수신고를 이용해 추정합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규모가 크게 달라지고 대기성 자금, 과잉유동성, 잉여 자금 등의 개념도 불분명해 사실상 객관적인 추정 기준을 정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대부분 연구기관들은 자료의 속보성 및 계산의 편이성 차원에서 금융권의 6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의 수신고를 이용해 부동자금규모를 추정하고 있죠.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6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 자금을 모두 단기부동자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단서를 달고 있습니다. 6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에 결제자금이나 준비자산 성격의 예금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세부적으로 수시입출식예금 중에는 소비나 투자 등을 위한 개인 및 기업의 결제성 자금이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관투자가의 예금 중에는 MMDA나 투신ㆍ금전신탁의 CD 보유 등은 부동자금이라기보다는 예비적 동기에 기인한 유동성 확보 차원의 준비자산의 성격을 갖고 있는 자금이라는 설명입니다.
◇단기부동화의 원인은=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일어납니다.
우선 경제여건 불확실성 증대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단기금융상품 선호 현상이 주요 요인입니다. 경제침체 심화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실업 및 부도 위험이 상승하면서 개인과 기업부문은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만기가 짧은 단기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죠.
통화공급 확대로 시중 유동성은 풍부해진 반면 실물경제 위축으로 과잉유동성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시중 자금이 상당부분 금융기관의 단기상품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구조조정 및 경기부양 등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실질금리가 낮아진 것도 요인입니다. 장기저축 유인이 크게 약화되면서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것이죠
성장률 둔화 및 경기불황에 따른 기업의 보수적인 경영과 투자수요 감소는 민간부문의 장기자금 수요와 공급을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밖에 비과세ㆍ세금우대 금융상품 감소 등으로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크게 약화되고 부동산시장 과열로 부동산관련 가계대출과 부동산투자를 위한 대기성자금이 급증하면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더욱 증폭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단기부동화의 현황=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되면서 금융기관마다 단기금융상품 위주의 시중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말 주요 금융기관들의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약 544조원으로 지난 2000년 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중 총 금융수신 중 6개월 미만의 단기수신의 비중은 지난 2000년 말 35.0%에서 2008년 말 41.5%까지 크게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시중자금은 MMF로 대거 유입됐습니다. 지난해 투신권의 수탁고 증가분 63조6000억원 중 무려 75.5%인 42조1000억원이 MMF로 유입됐습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현재 보유주체별로는 금융기관이 전체 총 단기부동자금의 58%, 개인과 기업은 각각 24%, 18%의 비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융권별로는 예금 등 안정적인 자산을 판매하는 은행권이 전체 단기금융상품의 7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펀드나 주식 등을 판매하는 투신ㆍ종금ㆍ증권사는 각각 21%, 4%, 2%를 차지해 역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기업의 단기부동자금은 178% 증가한 반면 가계 및 금융기관의 증가는 각각 105%,118% 증가에 그쳤습니다. 기업의 내부 유보금이 계속 불어나면서 단기부동자금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입니다. 같은 기간 주체별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비중의 경우 기업부문은 15%에서 18%로 확대됐고 가계부문은 26%에서 24%, 금융기관 부문은 59%에서 58%로 축소됐습니다.
만기 짧은 상품으로 투자처 자주 이동
6개월 미만 단기금융 수신고로 추정
작년 544조 규모… MMF 유입 증대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여기 저기로 떠도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죠. 최근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금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기 전까지는 단기부동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단기부동화의 정의와 요인, 현황 등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단기부동화(短期浮動化)란=단기부동화는 시중자금이 특정 금융자산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고 보다 유리한 투자기회를 찾아 수시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만기가 초단기인 상품으로 몰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기부동자금은 금융권 단기금융상품에 예치된 대기성 자금이나 실물경제의 성장에 필요한 통화량을 초과하는 과잉유동성이나 금융권 내에서만 머무르는 잉여자금 등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단기부동자금 규모는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금융권의 6개월 미만단기금융상품 수신고를 이용해 추정합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규모가 크게 달라지고 대기성 자금, 과잉유동성, 잉여 자금 등의 개념도 불분명해 사실상 객관적인 추정 기준을 정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대부분 연구기관들은 자료의 속보성 및 계산의 편이성 차원에서 금융권의 6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의 수신고를 이용해 부동자금규모를 추정하고 있죠.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6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 자금을 모두 단기부동자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단서를 달고 있습니다. 6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에 결제자금이나 준비자산 성격의 예금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세부적으로 수시입출식예금 중에는 소비나 투자 등을 위한 개인 및 기업의 결제성 자금이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관투자가의 예금 중에는 MMDA나 투신ㆍ금전신탁의 CD 보유 등은 부동자금이라기보다는 예비적 동기에 기인한 유동성 확보 차원의 준비자산의 성격을 갖고 있는 자금이라는 설명입니다.
◇단기부동화의 원인은=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일어납니다.
우선 경제여건 불확실성 증대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단기금융상품 선호 현상이 주요 요인입니다. 경제침체 심화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실업 및 부도 위험이 상승하면서 개인과 기업부문은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만기가 짧은 단기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죠.
통화공급 확대로 시중 유동성은 풍부해진 반면 실물경제 위축으로 과잉유동성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시중 자금이 상당부분 금융기관의 단기상품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구조조정 및 경기부양 등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실질금리가 낮아진 것도 요인입니다. 장기저축 유인이 크게 약화되면서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것이죠
성장률 둔화 및 경기불황에 따른 기업의 보수적인 경영과 투자수요 감소는 민간부문의 장기자금 수요와 공급을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밖에 비과세ㆍ세금우대 금융상품 감소 등으로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크게 약화되고 부동산시장 과열로 부동산관련 가계대출과 부동산투자를 위한 대기성자금이 급증하면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더욱 증폭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단기부동화의 현황=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되면서 금융기관마다 단기금융상품 위주의 시중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말 주요 금융기관들의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약 544조원으로 지난 2000년 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중 총 금융수신 중 6개월 미만의 단기수신의 비중은 지난 2000년 말 35.0%에서 2008년 말 41.5%까지 크게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시중자금은 MMF로 대거 유입됐습니다. 지난해 투신권의 수탁고 증가분 63조6000억원 중 무려 75.5%인 42조1000억원이 MMF로 유입됐습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현재 보유주체별로는 금융기관이 전체 총 단기부동자금의 58%, 개인과 기업은 각각 24%, 18%의 비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융권별로는 예금 등 안정적인 자산을 판매하는 은행권이 전체 단기금융상품의 7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펀드나 주식 등을 판매하는 투신ㆍ종금ㆍ증권사는 각각 21%, 4%, 2%를 차지해 역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기업의 단기부동자금은 178% 증가한 반면 가계 및 금융기관의 증가는 각각 105%,118% 증가에 그쳤습니다. 기업의 내부 유보금이 계속 불어나면서 단기부동자금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입니다. 같은 기간 주체별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비중의 경우 기업부문은 15%에서 18%로 확대됐고 가계부문은 26%에서 24%, 금융기관 부문은 59%에서 58%로 축소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