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KT, 글로벌플레이어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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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3-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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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시장의 50%를 점유하고 매출이 20조원에 육박하는 통합KT의 출현은 통신 방송 융합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 확실하다. 성장 정체를 겪어온 KT로서는 통합의 호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추가 성장이냐 추락이냐는 국면을 맞을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새로 등장한 선도기업이 융합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적 서비스모델을 만들어 가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IT강국의 지위가 유지되느냐 마느냐가 판가름나게 된다. 그만큼 통합KT의 등장은 국내 방통 융합시장뿐 아니라 전체 IT시장에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T와 KTF의 통합인가를 놓고 조율에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KT 통합을 반대하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 진영의 우려를 씻으면서도 통합의 효과가 발휘되도록 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통합 반대 진영이 내세우는 유선 독점의 이통시장 전이에 대해서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의 제도개선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찾았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전주, 관로, 가입자망 등 필수설비의 분리 또는 동등한 수준의 접근권 주장에 대해서는 일단 제3자 관리 수준의 독립 운영을 보장한다는 점을 못박고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밖에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 이행과 IPTV, 4세대 이통 등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인가 조건으로 달았다.

통합KT는 2011년 매출 20조7000억원을 달성하고 앞으로 5년간 합병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를 5조원까지 창출한다는 의욕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KT에게 당면한 과제는 필수설비 접근권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경쟁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방통위가 반통합 진영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가 결정을 내린 것은 시장에서의 이전투구가 아니라 성숙한 선도사업자로서 통합의 혜택을 시장과 나누기를 바라서이다.

통합 KT가 자기들에 유리한 점을 이용해 이통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매달릴 경우 이는 보조금 경쟁을 촉발해 전체 통신 시장의 이전투구로 이어진다. 이는 통합에 따른 절감 비용으로 요금을 인하하는 수준을 넘어 출혈경쟁을 부추겨 소모적 마케팅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단기적으로 보면 값싼 서비스상품이 등장해 소비자에게 이익일 것 같지만, 통신사들의 인프라와 R&D투자를 소진하게 돼 궁극적으로는 보다 품질 좋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 결국 약탈적 가격인하 경쟁은 장기적으로는 상품 가격을 오히려 상승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KT는 인가 신청에서도 밝혔듯이 합리적 경쟁 구도를 이끌어갈 책임이 있다.

통합KT는 새로운 서비스개발과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 이통시장은 가입자 빼가기에 몰두한 나머지 과대한 마케팅비용으로 인해 성장을 위한 투자가 미흡했다. 가령 다양한 융합서비스에서 우리나라는 유럽과 일본에 한창 뒤떨어져 있다. 모바일인터넷 플랫폼은 3G서비스와 와이브로가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충분한 인프라를 갖췄으나 콘텐츠 시장은 걸음마 수준이다.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모바일인터넷을 이용한 데이터이용 매출 비중은 전체의 32%이나 우리는 17.4%에 그치고 있다. 이통사들이 인터넷 접속경로를 독과점하며 외부 사업자와의 경쟁을 배제함으로써 서비스모델 개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빈약한 콘텐츠도 원인이다. 콘텐츠 개발 주도권을 이통사들이 쥐고 있기 때문에 외부 콘텐츠개발자들의 창의적인 콘텐츠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보니 세계 모바일 콘텐츠시장은 2007년 36.%에 이어 지난해 30.5%의 높은 성장을 한 데 비해, 국내 모바일 콘텐츠시장은 1조원 규모에서 맴돌고 있다.

통합KT의 전도가 결코 밝지만은 않다. 출발이 늦은 IPTV는 국내 경쟁자들을 추격하기 바쁘다. 유선시장의 인터넷전화로의 순조로운 이행은 살얼음판이다. 와이브로는 비즈니스모델 창출의 길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글로벌 통신시장은 제휴와 합병으로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합KT가 협소한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무대로 뛰어야 할 이유다. KT는 통신기업에서 글로벌 IT융합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BT를 벤치마크해 융합서비스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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