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벤처기업 해외 특허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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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3-0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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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광장] 벤처기업 해외 특허전략
함승철 오디즌 대표


우리나라는 IT강국으로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IT기기들이 소비되고, 생산된다.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 이러한 역동적인 모습은 IT기술의 시연장이자 다국적기업들이 매력적인 테스트마켓으로 활용하는 이유가 된다.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IT완제품 역시 높은 해외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출 주력상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IT 기반기술 분야에 관한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 해외에 로열티를 내야하는 입장으로 국내에서 만든 모든 IT제품에는 해외 로열티가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기초기술 특히, 기반기술의 분야에 있어서 성과가 미진하다. 유럽의 경우, 기술 로열티로만 운영되는 기업이 많으며, 기술관리 또한 철저해 실제 유럽연합이 직접 특허를 보호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그 예로 유럽의 전시회에서 몇몇 업체가 라이선스 계약없이 제품을 출시했다가 그 모든 제품을 압수당하고 쫓겨나기도 했으며 이는 국제적 망신으로 기술업계에서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곤 한다.

온라인 음악서비스분야의 경우, MP3에 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MP3에 관한 기반기술은 해외기술로, 국내 유명 온라인 음악서비스사업자가 국내 서비스로 해외진출을 구상한다면 해외진출 시 생길 수 있는 분쟁의 소지를 반드시 해결하고 진출해야 한다. 특허소송에 의해 징벌적 벌금 등 막대한 손해를 입고, 해외사업뿐 만 아니라 국내사업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회사는 뮤직2.0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위하여, ISO/IEC의 멀티미디어분과인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 동화상 전문가그룹)회의에 ETRI(전자통신연구원)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MPEG회의는 차세대기술을 논의하고 표준을 정하는 자리이지만 그 내면을 살펴보면 `특허전쟁터'라 할 수 있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모여 서로의 기술을 시연하고, 표준으로 채택되기 위해 로비를 하며 업체간 협상을 진행한다. 실제 회의장보다는 회의장 바깥의 로비에서 더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IT 기술은 이런 국제표준에서 협상의 위치조차도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ETRI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기업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특정분야에서는 강한 협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특히, 영상ㆍ통신ㆍ오디오 분야에서 수많은 표준화분과가 있음에도 아시아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를 대상으로 한 사업구상에 있는 누구든 특허전략과 표준화전략을 사업초기부터 수립하고 진행해야 한다. 해외의 투자사들이 아시아 기업 중,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를 꺼려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수많은 도전에 대한 방어능력에 우리나라 기업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해외에는 이미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특허가 있으며, 특허관련 권리에 대한 이슈는 회피가 불가능하다. 매우 장기간에 걸쳐 강한 도전에 직접적으로 대면해야 하고 만약 대응에 실패한다면 막대한 손해를 입고,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특허전략은 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기반으로써, 이제는 사업의 신뢰성 확보와 확장성, 경쟁에 대한 방어와 공격에 대한 대응 등 다양한 사업적 측면에서 경영진이 직접 전방위로 이해하고 추진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경영진은 특허전략에 대한 경험이 없으며 이를 가르치는 기관조차 없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로 기술전략 경험을 고려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추진하는데 많은 난관에 부딪친다.

하지만 ETRI 등 관련 정부기관들이 특허전략활동을 직간접으로 지원하고 있으니 이 기관들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특허전략활동에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내 벤처기업이 해외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업구상 초기부터 해외사업을 고려해 특허전략을 수립하며 개발한 기술의 투명성을 확보, 예상되는 분쟁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을 가져야 한다. 이런 특허전략은 많은 해외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하게 만드는 묘책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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