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기술투자는 미래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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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2-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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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ARM코리아 대표


지난해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여전히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초유라는 이번 경기 침체에 대해 많은 기업들이 지난 해 말부터 지출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반면,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이런 경기 침체 속에도 오히려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업계 영향력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몇몇 기업들은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거나 합병하여 기술 강화와 동시에 덩치를 키우기도 하고 있고, 몇몇 기업들은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여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기도 하고 있다.

전자의 사례는 최근 ARM이 모바일에서 풀HD와 같은 고화질 영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그래픽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영상 IP(지적재산) 전문업체를 인수한 사례나, 퀄컴의 ATi 모바일 부문 인수 및 CSR의 GPS칩 전문업체 인수와 같은 사례들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후자에 속하는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었다. 레노버나 델, 에이서, 아수스, 도시바 등 많은 PC업체들이 스마트폰을 선보였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IDC의 자료에 의하면, 세계 PC시장은 출하량 기준으로 지난 해 3억대 가량으로, 2007년 대비 10% 가량 성장을 하였으나 이는 넷북이라는 저가 미니 노트북의 성장으로 인한 것이며, 매출 규모는 오히려 이런 저가 제품의 집중으로 2008년에 비해 2009년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휴대폰시장의 경우는 IDC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이미 11억 8000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이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스마트폰은 2007년 대비 무려 22.5% 성장을 함으로써 휴대폰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기존의 PC 사업자들이 이렇게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출하는 배경에는 PC시장의 정체도 있지만, 향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 모바일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생각되는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에 대한 기대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PC의 성능을 부가함으로써 한층 진화한 인터넷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인 MID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PC용 프로세서 제조사인 인텔이 ARM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영역인 모바일 시장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시장조사기관인 ABI 리서치에 의하면, 2010년경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가 약 4억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PC시장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이며, 앞으로 PC보다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개인업무를 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SW 업체들이 ARM과 협력하여 모바일용 OS나 웹브라우저,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다들 지금은 위기상황이라며 지출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하면서 조용히 이 위기가 넘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위기'의 영어단어인 `crisis'의 어원이 본래 `분리하다'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Krinein'이며, 회복과 죽음의 분기점이 되는 병세의 변화를 가리키는 의학용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위기를 위험으로만 여기기보다는, 이를 극복하여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오히려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험을 극복하고 기회로 바꾸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앞선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아닐까 한다. ARM은 이미 차세대 모바일 시장을 위한 32㎚ 공정의 모바일용 프로세서를 이번 MWC에서 선보였으며, 이런 적극적인 기술 투자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인수합병을 통해서든, 비즈니스 영역의 확대이든,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이든 지금 당장이 아니라 향후 몇 년 뒤를 바라보고 부단한 투자를 하는 기업만이 이런 위기 상황을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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