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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럼] 중기 인력난과 병역특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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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2-1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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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호 코리아와이즈넛 대표


대졸 이상 고학력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중소 및 벤처기업은 여전히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준비자 수가 지난해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것은 취업 준비생의 관심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한국 전체고용의 약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인력양성 및 채용장려금 제도, 재직자 재교육 지원제도, 외국인 연수생 제도, 산업기능요원 및 전문연구요원제도(병역특례제도) 등의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중소기업은 최소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소수의 고급인력 확보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 해외에 연구소를 설립하거나 외국인력을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소수나마 국내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거의 유일한 정부 지원제도는 병역특례제도를 활용한 인력채용이다. 병역특례제도는 군 소요 인원 충원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병역자원의 일부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활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실제로 병역특례 인력들은 중소기업의 우수 연구요원, 산업인력 확보란 해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일정기간 중소기업의 핵심인재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병역특례자도 일반직원 수준의 연봉과 근무여건을 제공받으면서 병역의무에 대한 특례를 받을 수 있어 선호한다.

그런데 이러한 병역특례제도가 일부의 문제로 인해 오히려 중소기업에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사례가 있어 시급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 제도는 의무 근무기간 중 일정 기간(1년 6개월)이 경과하면 다른 회사로 전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1년 여 동안 교육훈련 과정을 거쳐 실질적으로 업무에서 성과를 보일 시기인 2년차 병역특례 인력들에게 동일 분야 대기업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전직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비용을 투입해 어렵게 양성한 인력을 대기업에 무상으로 제공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주요 연구인력의 전직은 기술 유출과 함께 회사에 따라서는 연구개발이 중단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병역특례제도에는 기업의 핵심 연구과제가 중단되거나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그리고 동일분야로 전직하면서 핵심 기술 유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전직을 제한하고 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병역특례 인력의 전직을 막을 경우 대기업의 입사가 결정된 이들의 불만과 이로 인해 조직문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해 육성하는 체계나 경제적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인재육성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에서 힘들여 양성한 병역특례 인력마저 빼가는 것은 대기업들이 외치고 있는 `상생주의'와도 배치되고,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 저버리는 일이다. 연구기술인력 유출로 인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자칫 중소기업의 존폐와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산업체의 병역특례제도는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에만 배정돼야만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중소기업의 고급인력난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 또 병역특례로 입사한 직원은 의무근무기간까지는 당초 입사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의무근무기간 중 전직은 회사의 부도나 부당한 대우 등 예외적인 사유가 발생할 때 병무청이 심의해 허용하는 것으로 하고 대기업으로의 전직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불가피하게 병역특례기간 중 이직자를 대기업 등에서 채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이전 회사에서 지급한 연봉 등 인력양성비용을 이적료로 부담토록 해야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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