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원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장
1995년에 나온 영화 `쇼생크 탈출'은 스티븐 킹의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이 원작이다. `포레스트 검프'에 밀려 아카데미상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팀 로빈스와 모건 프리먼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촉망받던 은행간부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하루아침에 인간말종들에 둘러싸여 짐승보다 못한 생활을 이어가다 합법적으로 빼돌린 교도소장의 검은 돈을 챙겨 남태평양에서 새로운 꿈을 펼친다는 휴먼드라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앤디는 교도소에 도서관을 꾸미기 위해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주 정부에 편지를 한 통씩 쓴다. 편지를 그만 보내라는 답장을 받은 그는 실망하기는 커녕 반응을 보였다며 편지를 두 통으로 늘린다. 마침내 주 정부는 백기를 들고 지원금을 준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편지가 해낸 것이다. 하지만, 만약 앤디가 이메일(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개념도 존재하지도 않았지만)로 주 정부에 매주 편지를 썼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담당자는 편지를 스팸메일로 분류해 열어보지도 않고 삭제했을 것이 뻔하다.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편지는 쓰면 쓸수록 이로움이 많다. 일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엔도 슈사쿠는 편지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적의 도구라고 말했다. 손으로 종이 위에 한 자 한 자 적은 글은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글을 쓴 사람의 진심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아픔을 겪고 있거나, 고통받고 있는 이가 한 통의 편지로 힘과 용기를 얻었다는 얘기를 심심치않게 듣는 것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또 편지쓰기는 창의력과 문장력을 키워준다. 요즘 사람들은 문장에 굉장히 약하다. 성인 10명 중 4명은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책맹(冊盲)이다.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속독해버리고 손으로 무엇을 쓰기보다는 대부분 말로 해결한다. 어린 아이들조차도 전혀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문자메시지로 날리기 일쑤다. 그러고는 시험이 닥쳐서는 논술이니 작문이니 하며 문장력을 기르려고 야단법석을 떤다. 편지는 상대방에게 내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줄의 문장을 쓰는 데도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들고, 좀 더 신선하고 좋은 표현을 찾기 위해 애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향상된다.
편지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도 돈독하게 만들어준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부모에게도, 친구에게도, 심지어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마음을 표현하는데 애를 먹는다. 그럴 때 편지 한 통은 감동을 주는 전령사다. 부모에게는 효도, 친구에게는 우정, 연인에게는 사랑의 표시로 편지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거래를 앞두고 말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잘 쓴 편지를 한 통 보낸다면 받는 사람은 명료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글을 곱씹어 볼 수 있다. 한 번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원하는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이렇게 성사된 거래는 웬만해서는 깨지지 않는다.
자기를 영원히 기억하게 만드는 데도 편지쓰기가 좋다. 편지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나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람의 머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영원히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편지를 받은 사람은 그것을 받는 순간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고, 편지를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린다.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고 낭만도 되살려 준다. 40대 이상은 누구나 한 번쯤 편지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나 연인,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 속에는 애틋함이 숨쉰다. 한 자 한 자 소중하게 읽어 내려가던, 또 써내려가던 편지 속에는 낭만이 살아있다.
1995년에 나온 영화 `쇼생크 탈출'은 스티븐 킹의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이 원작이다. `포레스트 검프'에 밀려 아카데미상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팀 로빈스와 모건 프리먼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촉망받던 은행간부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하루아침에 인간말종들에 둘러싸여 짐승보다 못한 생활을 이어가다 합법적으로 빼돌린 교도소장의 검은 돈을 챙겨 남태평양에서 새로운 꿈을 펼친다는 휴먼드라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앤디는 교도소에 도서관을 꾸미기 위해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주 정부에 편지를 한 통씩 쓴다. 편지를 그만 보내라는 답장을 받은 그는 실망하기는 커녕 반응을 보였다며 편지를 두 통으로 늘린다. 마침내 주 정부는 백기를 들고 지원금을 준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편지가 해낸 것이다. 하지만, 만약 앤디가 이메일(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개념도 존재하지도 않았지만)로 주 정부에 매주 편지를 썼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담당자는 편지를 스팸메일로 분류해 열어보지도 않고 삭제했을 것이 뻔하다.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편지는 쓰면 쓸수록 이로움이 많다. 일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엔도 슈사쿠는 편지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적의 도구라고 말했다. 손으로 종이 위에 한 자 한 자 적은 글은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글을 쓴 사람의 진심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아픔을 겪고 있거나, 고통받고 있는 이가 한 통의 편지로 힘과 용기를 얻었다는 얘기를 심심치않게 듣는 것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또 편지쓰기는 창의력과 문장력을 키워준다. 요즘 사람들은 문장에 굉장히 약하다. 성인 10명 중 4명은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책맹(冊盲)이다.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속독해버리고 손으로 무엇을 쓰기보다는 대부분 말로 해결한다. 어린 아이들조차도 전혀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문자메시지로 날리기 일쑤다. 그러고는 시험이 닥쳐서는 논술이니 작문이니 하며 문장력을 기르려고 야단법석을 떤다. 편지는 상대방에게 내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줄의 문장을 쓰는 데도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들고, 좀 더 신선하고 좋은 표현을 찾기 위해 애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향상된다.
편지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도 돈독하게 만들어준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부모에게도, 친구에게도, 심지어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마음을 표현하는데 애를 먹는다. 그럴 때 편지 한 통은 감동을 주는 전령사다. 부모에게는 효도, 친구에게는 우정, 연인에게는 사랑의 표시로 편지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거래를 앞두고 말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잘 쓴 편지를 한 통 보낸다면 받는 사람은 명료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글을 곱씹어 볼 수 있다. 한 번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원하는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이렇게 성사된 거래는 웬만해서는 깨지지 않는다.
자기를 영원히 기억하게 만드는 데도 편지쓰기가 좋다. 편지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나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람의 머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영원히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편지를 받은 사람은 그것을 받는 순간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고, 편지를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린다.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고 낭만도 되살려 준다. 40대 이상은 누구나 한 번쯤 편지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나 연인,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 속에는 애틋함이 숨쉰다. 한 자 한 자 소중하게 읽어 내려가던, 또 써내려가던 편지 속에는 낭만이 살아있다.
